총체적 난국 겪는 새정치민주연합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비주류의 반발, 탈당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
선출직공직자평가위의 운명은, 현역은 ‘덜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문재인 대표의 지난 3일 기자회견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를 거절했다. 또한 문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이로 인해 비주류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더 이상 안 전 대표와 대립각을 보이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안도 수용을 했다. 문 대표가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모습이 과연 비주류에게 얼마나 통할지는 의문이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기자회견은 그야말로 명확했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거절했다. 아울러 비주류의 대표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지대로 당을 이끌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주류와 비주류가 나뉘어 계파 갈등을 계속 보인다면 당이 공멸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이 더 이상 혼란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표가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타협하지 않고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문 대표는 당 대표직 사퇴를 두려워한 적이 없다면서 두려운 것은 오직 혁신과 단합의 좌절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낡은 정치에 굴복하고 분열주의에 무너져 당원과 국민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 두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의 깃발을 갖고 단합의 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가 원하는 그림은 단합은 하되 혁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혁신안이 좌초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문 대표는 비주류가 자신에게 당 대표직에서 내려올 것을 권유한 것에 대해 혁신안을 좌초시키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현역 평가를 무력화시키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의 운명

때문에 문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라는 말에 대해 강하게 거부를 하면서 버티고 있다. 그는 지도급 인사들로부터 솔선수범하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안 전 대표와 문안박 공동지도체제가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나홀로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문안박 연대에 대한 희망의 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안 전 대표의 혁신안을 전면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주류는 환영의 목소리가 높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단결은 보배이고, 분열은 독배라면서 이제 독배를 내려놓고 단결과 화합이라는 민주 60년의 보배를 찾아야 한다면서 화합을 강조했다. 또한 잠깐만이라도 당 대표에게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열을 치우고 대오단결해서 하나된 모습을 보이는 순간 신뢰와 지지도 급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안벽 연대가 최선이었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혁신안 모두가 주장하는 혁신의 공통분모를 묶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최고위원 역시 전 당원을 결집시켜서 전당대회를 하지 1년이 지나지 않았다면서 재신임사건도 있었고, 중앙위원회를 열어서 추인을 해줬다면서 더 이상 당 대표를 흔들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분열을 하게 되면 미래는 암담하다면서 힘을 합쳐도 이길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 최소한 힘이라도 합쳐야 이기지 않겠냐라면서 간절히 호소했다.

비주류의 반발

하지만 비주류의 반발은 단호하다. 문 대표가 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두꺼운 외투를 안 전 대표에게 입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독선의 정치, 배제의 정치, 분열의 정치가 넘쳐나고 있다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과 당원의 뜻을 받드는 정치, 당내 민주주의로 난관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분열을 통합으로 만들 책임은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모두에게 있다면 두 사람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민생 민주주의 원리가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기자회견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불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표는 마이웨이를 결정했다. 인재영입위원장도 자신이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를 통해 현역 의원들을 물갈이하고, 인재영입위원장도 맡으면서 문재인 대표 사람들을 내년 총선에 대거 출마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 비주류의 시각이다. 때문에 탈당 등 극한 상황으로도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때문에 문 대표는 당의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한 노력도 보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의 도덕성 논란과 당무감사 거부를 한 것을 두고 해당행위라고 규정하면서 당무감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성엽 의원과 황주홍 의원이 당무감사를 거부했다. 당무감사가 결국 현역의원 물갈이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당무감사 거부는 사실상 해당행위라면서 당무감사원에게 철저한 당무감사를 지시했다. 당무감사를 거부한 것을 당무감사하게 되면 윤리심판원에 제소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윤리심판원에서는 징계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총선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의 돌파구

아들 로스쿨 시험과 관련해서 논란이 불거진 신기남 의원이나 책장사 논란에 휩싸인 노영민 의원 역시 당무감사원에서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당초 윤리심판원에서 해야 하지만 현재 윤리심판원이 와해된 상황이다. 때문에 윤리심판원 대신 당무감사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를 통해 기강을 확실하게 잡겠다는 것이 문 대표의 생각이다.

이와 더불어 당명 개정 역시 착수했다. 지난 4일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실행위원회 회의에서 당명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 대의원 1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당명 개정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약 73%의 찬성이 나왔다. 이를 근거로 최고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창당 60년 기념사업 추진위는 본격적인 당명 개정 작업에 착수하기로 한 것이다. 당명개정 사업은 창당60년 기념사업추진위 주관 사업으로 당 전략홍보본부에서 실무를 총괄하기로 했다. 당명개정은 철저하게 국민과 당원 중심으로 대대적인 참여를 보장하고 당명 개정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당의 가치와 비전을 반영한 좋은 당명을 제안받기 위해 국민공모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국민공모는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당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 실시한다. 이후 전문가 등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1차 당명 후보작을 선발하고 이를 대상으로 당원투표 및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최종안을 선택할 예정이다.

당명 개정은 사실상 당의 얼굴을 바꾸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안 전 대표가 추진했던 새정치연합과 舊 민주당이 합쳐진 정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이다. 즉, 당명은 그 정당의 성격을 그대로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명을 개정한다는 것은 과거의 모습을 지우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당명 개정 작업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문 대표는 자신만의 길을 가려고 하고 있다. 다만 비주류의 반발을 어떤 식으로 무마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됐다. 비주류는 계속적으로 반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의 활동 보고서를 내년 2월이 아닌 이번달 말에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비주류의 반발을 하루라도 빨리 봉합하기 위해서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의 활동 보고서를 미리 알리는 것이 좋을 듯 싶기 때문이다. 과연 평가 하위 20%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이 누구인지 미리 밝혀진다면 당내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이 될 것일 것이고, 탈당할 사람들은 탈당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다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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