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본코리아 김장우 총괄실장

   
 

2013년부터 가맹점 모집…매장수 전국 350개
커피전문점 최초 대용량 사이즈 커피 선봬

본사 마진 낮추면 충분히 착한 가격 가능
백종원 대표 인지도 때문에 부당한 요구도

커피는 기본에 충실, 디저트는 아이디어 담아
성장세 지속하는 길 ‘상생’…소규모 업체 고려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남다르다. 한국관세무역개발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 1명이 지난해 마신 커피는 평균 341잔에 달한다. 우리나라 성인이 하루에 커피 한 잔은 마시는 셈이다.

매일 마시는 커피인 만큼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저가 커피전문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커피전문점은 단연 ‘빽다방’이다.

2006년부터 저가시장을 선도해온 빽다방은 15cm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단돈 1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가 4100원인 것에 비해 무려 1/3 정도의 가격이다. ‘착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진 빽다방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집을 시작해 매장수만 벌써 전국에 350개다.

특히 외식업계의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라는 점에서도 인기가 더욱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저가커피 시장을 선두하고 있는 빽다방의 성공비결은 무엇인지 김장우 실장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 ‘빽다방’ 김장우 총괄실장 ⓒ투데이신문

Q. 요즘 저가 커피 시장의 성장과 맞물린 빽다방의 인기를 실감하시나.

그렇다. 많은 저가 커피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결과 빽다방 창업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늘어나 현재 운영 중인 가맹점만 350개, 창업 예정인 가맹점 수만 100개 정도다.

Q. 빽다방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빽다방은 커피전문점 중 가장 먼저 대용량 사이즈(600㎖)의 커피를 선보였다. 저가커피 시장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고가 프랜차이즈 커피의 레귤러 사이즈(335㎖)와 가격은 같지만 양이 훨씬 많다. 또한 맛 역시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위트 있는 메뉴, 파랑과 노랑의 선명한 대비로 꾸며진 귀여운 매장 외관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부담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점이 인기를 끌게 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Q.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같은 원두임에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원두를 납품하는 업체와 낮은 본사 마진을 갖추면 충분히 착한 가격으로 음료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본사 마진을 낮추는 건 회사 재량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하지만 원두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업체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오랜 시간에 걸쳐 조건이 맞는 원두 납품업체를 찾았고, 2010년에 들어서야 대용량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2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다. 또 물류팀, 구매팀의 인력을 더본코리아 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커피전문점을 포함한 외식업의 운영에 대한 팁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어 커피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Q. 사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원두의 질도 낮은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데.

저가 커피를 판다고 해서 로스팅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매장에 도착한 갓 볶은 원두는 매장 도착 후 최소 4~5일 안에 모두 소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래 보관할수록 원두에서 기름이 나와 커피 맛이 안 좋아지기 때문이다. 장사가 워낙 안 된다고 하면 쌓아놓겠지만 보통 원두가 매장 도착 후 2~3일 안에는 다 소진된다. 또한 커피 맛을 위해 원두를 상온 상태로 유지한다. 커피를 냉장보관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원두는 수분에 닿는 순간부터 산화되기 시작한다. 밀폐용기에 보관한다고 해도 내부와 외부 사이에 습기가 생길 수 있어 냉장보관은 하지 않는다.

또한 블렌딩할 때 들어가는 콜롬비아 수프리모가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 되도록 했다. 그래서 맛이 더 ‘고급져’졌다. 처음부터 마진을 많이 남기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한 적이 없으니 본사 마진을 줄이더라도 최대한 원두 수준을 끌어올려고 한다. 스타벅스보다 좋은 원두를 쓰는 것이 빽다방의 목표다.

   
 

Q. ‘박리다매’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렇다. 가격이 싸다보니 많이 팔아야 남는 건 맞다. 그런데 다른 프랜차이즈와 다른 점이 있다면 본사가 가져가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더 싼 가격에 커피를 제공할 수 있고 가맹점 역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빽다방이 인기가 많다고 해도 가맹점에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면 매장수가 이처럼 늘어날 이유가 없다.

Q. 빽다방의 주요 고객층은.

사실 주머니가 가벼운 사회 초년생, 샐러리맨을 주요 고객층으로 보고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그런데 믹스커피만 마시던 4, 50대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빽다방을 찾고 있다. 가격 뿐만 아니라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사라다빵, 원조냉커피, 불량쥬스 등의 메뉴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닌가 싶다.

Q. 앞서 말씀하신 ‘사라다빵, 불량쥬스’ 등 톡톡 튀는 메뉴로도 빽다방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메리카노, 원조냉커피, 바닐라 라떼 등 커피 종류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외의 메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으려 애쓴다. 메뉴개발팀을 운영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담긴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메뉴명에 대한 상표 등록이 쉽지 않아 타 업체가 빽다방의 메뉴, 메뉴명을 그대로 따라할 때가 있다. 빽다방이 아메리카노를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어 ‘앗!메리카노’라고 부르는데 이를 그대로 사용하는 곳도 있다. 그러니 메뉴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Q. 다양한 브랜드와 콘셉트의 커피전문점들이 넘치고 있는 가운데 ‘빽다방’의 성공을 예상했나.

2012년이 돼서야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주요 타켓층인 2,30대가 아닌 잠재고객이 점차 늘어난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매장이 번화가에 위치하지 않아도 매출이 좋았다. 이로 인해 빽다방을 중심으로 상권이 새롭게 형성됐다고 말씀하시는 건물주분들도 있었다.

   
 

Q. 빽다방의 성공에는 백종원 대표의 영향도 크지 않나.

솔직히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와 맞물려 인기가 올라간 것도 있다. 빽다방은 백 대표의 성을 따 상호를 짓고 그의 얼굴도 컵에 그려 넣었다. 그만큼 빽다방의 성장은 백종원 대표의 인기와도 맞물려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백종원 대표가 방송에 자주 나오면서 인기가 높아지자 빽다방을 갑자기 차린 것 아니냐는 오해를 하는 이들이 꽤 있다. 간판 내에 ‘SINCE2006’이라고 기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2006년부터 빽다방이 나서서 저가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서다. 백 대표의 인기에 힘입어 ‘갑자기’ 커피전문점을 차린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저가 커피를 통해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Q.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가 빽다방이 2006년부터 2007년까지 2년가량 사용했던 상호가 ‘원조벅스’인 점이다. 아무리 봐도 고가 커피를 판매하는 스타벅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스타벅스를 패러디하기 위해 정한 상호다. 당시에도 아메리카노를 4000원 정도로 판매하는 스타벅스와 달리 원조벅스는 커피를 1000원에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스타벅스를 겨냥한 건 사실이다. 커피를 1000원이라는 싼 가격으로도 충분히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풍자하고 싶었다.

Q. 빽다방은 다른 커피전문점과 달리 각얼음 대신 간얼음을 쓴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원가 절감 차원에서 커피양을 부풀려 보이기 위해 그런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절대 얼음을 많이 넣어 원가 절감을 하려한 것이 절대 아니다. 먹거리 X파일에 나와도 자신있다. 간얼음을 쓴 이유는 각얼음보다 음료를 빨리 시원하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간얼음이 음료를 흡수해 얼마 먹지도 않아서 음료가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이 이어졌다. 그래서 현재는 소비자가 각얼음과 간얼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가 정한 레시피에는 문제가 없는데 간혹 일부 지점에서는 눈앞에 이익만 생각하고 우리가 지정한 레시피보다 더 많은 양의 얼음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어 그 부분은 점검 중이다.

Q. 빽다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커피를 제공하는 이디야보다 창업비용이 높아 논란이 일고 있는데.

홈페이지에 게시된 창업비용만을 비교해 보았을 때 이디야의 창업비용은 15평 기준 9925만원, 빽다방의 창업비용은 12평 기준 9550만원이다. 국내에 아이스크림 머신, 제빙기가 들어가는 커피업체가 별로 없지만 빽다방의 경우 그 기계가 모두 필요하다. 때문에 총 창업비용에서 이러한 기구들이 포함돼 창업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가맹비가 보통 1000만원인 다른 커피업체들과 달리 우리는 가맹비가 300만원이다. 또한 점주가 인테리어 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창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하고 있다.

Q. 빽다방을 운영하며 겪는 고충이 있다면.

빽다방을 ‘백종원 카페’라고 부를 정도로 백종원 대표의 인기가 계속해서 높아지며 매출에도 큰 효과를 보는 부분이 있는 반면 백종원이라는 유명인이 운영한다는 이유로 상식상 이해하기 어려운 컴플레인을 하는 고객들이 있다. 백 대표의 인지도가 오히려 카페 운영에 어려움을 줄 때도 있다.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고 운영하려 한다.

   
 

Q. 저가 커피시장 내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빽다방 계획은 무엇인가.

매장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본격적인 점검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실 매장수를 늘리기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매장이 잘 운영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백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이 ‘상생’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 업체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빽다방의 바람직한 역할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영세상권이 무너져 내리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도 기존 카페에 피해가 가지 않게끔 노력하고 있다. 오픈을 원하는 가맹점 근처에 위치한 개인 카페 업체와의 협의가 가맹점 개설 여부를 결정할 만큼 상생은 중요한 창업 과정이다.

Q. 앞으로 새롭게 출시될 예정인 메뉴가 있다면.

겨울에는 따뜻한 음료에 가장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겨울철 메뉴가 구색을 갖춘다고 해서 매출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메뉴를 출시했다(웃음). 신메뉴인 양송이 스프, 포테이토릭 스프, 과일 음료가 지난주에 출시됐다. 또 앞으로 디톡스 음료, 바밤바 맛이 나는 꿀벌 라떼도 출시된다. 그리고 모닝세트도 선보이는데 메뉴명이 ‘빽모닝’이다. 맥도날드의 맥모닝에 착안한 메뉴명이다.

Q.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요즘 저가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불꽃튀는 경쟁 속에서 빽다방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 덕분에 커피값이 내려가면 소비자들에게 좋은 것 아니겠나. 가장 먼저 소비자를 생각하는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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