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L “입찰 공고 내용 문제 없어” 각종 의혹 일축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한국관광공사 자회사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이하 GKL)가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GKL의 입찰 공고의 입찰 가능 자격 요건이 해당 사업 담당자와 친분이 있는 특정업체에게 유리한 조항이라는 것.

하지만 GKL 측은 공정한 절차와 내용으로 입찰 공고가 이뤄졌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93억짜리 사업 입찰 공고 살펴보니…

GKL은 지난 4일 ‘서울 힐튼점 및 부산 롯데점 서베일런스시스템 구축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사업예산으로 93억3000만원이 집행되며 사업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다. 입찰서 마감은 2월 15일까지이며, 제안평가는 같은달 17일이다.

평가방법은 제한(실적)경쟁입찰로 기술(90%)과 가격(10%) 점수를 합산해 평가하고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시행된다.

이는 기존 아날로그 카메라의 화질 저하와 잦은 장애로 IP 기반의 Full HD급 고화질 카메라를 도입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하는 사업이다.

사업범위는 강북 힐튼점(지상 1층~7층)과 부산 롯데점(2~3층)으로 영업장 지원시설과 영업장, 전산실, 서베일런스실 등 영업장 전반이다.

입찰참가자격은 중소기업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9조에 의한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자로 동법 제9조 및 동법 시행령 제10조에 따른 직접생산확인증명서 물품분류번호를 소지한 업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진단 소속회사 및 대기업은 사업금액에 관계없이 본 입찰에 참여가 불가능하다.

공고일 기준으로 최근 3년 이내에 단일건(공공, 민간포함) CCTV(IP 기반 카메라 200대 이상 신규 구축 또는 기 설치된 IP 기반 카메라 200대 이상 연동 구축한 실적, 필수 포함 사항) 40억원 이상 구축한 실적이 있는 업체만 참여가 가능하다.

또한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는 기존 장비 철거 방안 및 활용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영업장 변경에 따른 3개점(서울 힐튼점 및 부산 롯데점, 강남 코엑스점) 서베일런스실 통합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밖에 입찰 참여 업체마다 제품 발표 동영상을 제출해야 한다. 해당 동영상은 평가위원회에 제공되며 기술 평가에 반영된다.

여기까지 GKL이 공고한 입찰 내용은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번 입찰을 바라보는 한 중소업체의 시선은 이와 다르다.

과도한 실적-통합 방안 요구…이유있다

중소기업 A사는 “입찰 조건을 살펴보면 교묘하게 특정업체 B사를 밀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GKL은 중소기업의 공정한 입찰을 저해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사는 이번 입찰참여자격이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의 취지를 왜곡하고 악용해 과도한 사업실적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입찰에서 요구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40억원 이상 CCTV 실적’은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제24조2에 따른 미래창조과학부고시 제2014-25호의 대기업인 소프트웨어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의 하한의 최소 하한 금액인 40억원과 동일하다.

결국 대기업 하한선인 40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중소기업으로서는 과도한 사업 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중소기업은 불과 3~4곳에 불과하다. 

A사가 특혜 의혹을 제기한 B사의 경우 2013년 ‘GKL 강남 코엑스점 정보통신 기반 구축 및 정보시스템 이전 사업 용역’에서 47억6000만원 규모로 수주한 바 있다. 

A사 관계자는 “GKL이 과거 강남 코엑스점만 입찰을 진행한 것처럼 이번 사업 역시 서울 힐튼점과 부산 롯데점으로 나눠 진행해 더 많은 중소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굳이 40억원 이상의 수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것 역시 B사를 밀어주기 하려한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는 대목이다”고 주장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제안요청서(RFP)에 요구되는 제품 성능과 사양, 제조사 요구 실적 등은 B사가 앞서 강남 코엑스 점에 납품한 독일 제품에 유리하도록 입찰규격이 공고됐다고 A사 측은 주장했다.

이번 입찰에서 3개점 서베일런스실 통합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는 앞서 강남 코엑스점에 입찰을 성공한 B사의 시스템과의 통합이 필요하게 된다. 결국 기존 사업자인 B사가 해당 사업을 맡게 되면 자연스레 3개점 통합도 기존 시스템과 함께 통합이 어렵지 않게 가능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B사가 평가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게 A사 측의 주장이다.

게다가 사업기간이 약 8개월로 충분하기 때문에 어느 업체나 어떤 제품이 선정된다해도 계약 후 연동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가 충분함에도 한 달 밖에 안되는 짧은 제안 기간 동안 동영상 촬영 등 당장 연동 계획과 성과를 보여주도록 해 결국 B사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A사는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GKL의 해당 사업 담당자와 B사의 하도사와의 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A사에 따르면, B사의 하도사 대표가 GKL 이번 사업 담당자와 친밀한 관계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하도사가 사실상 B사를 내세워 이번 사업을 수주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돌고 있다.

A사 관계자는 “다수의 중소기업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 사업자에 유리한 사양, 기능 및 실적요구 문항의 수정이 필요하다”면서 “입찰과정 및 업체 선정과정에서 공정성을 저해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사업담당부서 담당자의 참여도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KL “입찰 공고만 나온 상태…특혜 없어”

GKL 관계자는 “현재 입찰 공고만 나온 상태”라며 “B사가 자격이 돼 수주할 수도 있겠지만 그 결과를 보고나서 얘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계약법에 맞게 40억원 실적을 요구한 것”이라면서 “2006년 회사설립 시 3개 호텔과 10년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게 지난해 만기 돼 계약을 새롭게 하면서 시스템을 개편했고 이에 따라 2곳에서 동시에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베일런스실 통합 방안도 일반적인 기술 구축만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B사 외에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사업 담당자는 B사의 하도사 대표와 업무 외에 만난 적이 없다”며 “입찰 공고 내용에 대한 수정 사항 의견도 청취해 수정 공고도 내는 등 공정한 절차를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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