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며 지구촌을 공포에 몰아놓고 있다.
지난 1947년 우간다에서 발견된 지카바이러스는 아프리카에서 남태평양을 거쳐 올해 브라질로 확산된 이후 현재 미주 대륙과 유럽에까지 퍼진 상태다. 남미 국가 등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스위스와 포르투갈, 프랑스, 캐나다에서의 감염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된 숲모기에 물려 발열과 발진, 눈 충혈 등과 같은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3~7일 정도 지속되며 대부분은 별다른 치료 없이 회복된다. 그러나 임산부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소두증 신생아의 출산 가능성이 있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속한 대응 실패로 인해 수많은 사망자를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지카 바이러스가 통제불능 상황을 낳을 것이라는 관측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WHO는 향후 1년 동안 미주지역에서만 지카 바이러스에 300만명에서 400만명이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 WHO는 오는 2월 1일 지카 바이러스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어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기로 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지난해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 대륙에서 발견된 이후 전 세계 23개 국가에서 발생 사례가 보고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보건규정에 따라 지카 바이러스 대책 긴급위원회를 다음달 1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긴급위원회는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바이러스 발생지역에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한 이후 WHO에 권고할 방침이다. PHEIC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여행과 교역, 국경 간 이동이 금지될 예정이다. PHEIC는 2009년 신종플루(H1N1) 대유행과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총 3차례 선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