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초(馬超)

너의 날고기를 잘근잘근 씹어주마!

199년, 조조는 서쪽의 군벌 서량태수 마등을 허창으로 불러들여 죽여 버렸다. 이 과정에서 마등의 아들 마철이 화살에 맞아 죽었고, 마휴는 아버지와 함께 처형당했다. 조카인 마대만 가까스로 탈출했다. 서량에 남아 있던 맏아들 마초는 군사를 일으켜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했다.

조조가 소리친다.

“너는 한나라 황실 명장의 자손인데 왜 조정을 배신하느냐!”

마초(馬超)는 눈을 부릅뜨고 이를 부드득 간다.

“네 이놈! 늙은 역적 놈아! 너는 황제를 속이고 천하 사람을 희롱하는 놈이다. 네 놈을 목을 베지 않을 수 없을뿐더러 사사로이는 나의 아버지를 해쳤으니, 네 놈은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는 원수다! 너를 산 채로 잡아서 너의 날고기를 잘근잘근 씹어주마!”

갑옷 위에 하얀 상복을 입고, 은빛 투구를 쓰고, 긴 창을 지닌 마초는 조조의 진영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한다. 마초는 조조가 있는 쪽으로 달려 들었다. 조조 진영에서 우금이 달려 나와 맞선다. 마초는 강했다. 우금은 채 열 합도 겨루지 못하고 패해 달아난다. 이 모양을 본 조조의 일류장수 장합이 마초한테 덤벼들었다. 장합 역시 스무 합을 겨룬 뒤에 패해서 도망간다. 이번에는 이통이라는 장수가 마초한테 달려든다. 순식간에 마초의 창이 이통의 심장을 꿰뚫는다.

“공격!”

서량의 정예병이 기가 꺾인 조조 군을 밀어붙인다. 조조는 급히 도망을 가기 시작한다. 체면이고 뭐고 차릴 겨를이 없었다. 외투를 벗고 수염까지 자르고 달아난다. 어느새 마초가 조조의 바로 뒤까지 따라붙었다. 마초는 창을 들고 조조를 찌른다. 조조는 자기 앞에 있던 나무 뒤로 피한다. 간발의 차이로 마초의 창은 나무를 푹 찔렀다. 조조는 다시 말을 달리고, 마초는 그 뒤를 바짝 쫓는다.

“마초는 우리 승상을 해치지 마라! 조홍이 여기 있다!”

조홍은 마초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사십 여 합을 겨루자 조홍의 힘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때 저쪽에서 조조의 일류장수 하후돈이 합세했다. 용맹무쌍한 마초였지만, 조조의 장수 몇 명과 싸우면서 이미 지쳐있었다. 어쩔 수 없이 말 머리를 돌려 후퇴한다. 스물 네 살의 젊은 장수 마초,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조조를 죽이지 못했지만, 조조를 사지에 몰아넣었고, 혼자서 조조의 장수 다섯 명과 훌륭히 싸웠다.

잘 싸우고도 이기지 못하다

조조 군은 마초의 서량병에게 몇 차례 패했다. 이번엔 조조의 일류 장수 허저가 나선다. 마초의 창과 허저의 칼이 상대의 급소를 노리며 춤을 춘다. 둘은 당대 최고의 맹장이다. 쉽게 승부가 나지 않는다. 백여 합이 넘도록 승부를 내지 못한다. 둘은 싸울수록 힘이 났지만, 타고 있던 말이 지쳐 버렸다. 말을 갈아타고 나와서 또 백여 합을 겨룬다. 여전히 승부가 나지 않는다.

허저는 성질이 급하고 무모했다. 갑옷과 투구를 벗고 알몸으로 마초한테 대든다. 허저가 칼을 휘두르자 마초는 슬쩍 피하면서 창으로 허저를 찌른다. 허저는 들어오는 창을 손으로 잡아 버렸다. 창이 부러지자, 둘은 주먹으로 치고받기 시작한다. 이 모양을 본 조조는 허저가 혹시 다칠까봐 걱정이 됐다.

“하후연과 조홍은 나가서 허저를 도와라!”

둘이 뛰어나가자, 마초 편에서는 방덕과 마대가 철기병을 거느리고 달려든다. 역시 힘과 힘의 대결에선 조조 군이 서량병을 이겨내지 못했다. 조조 군은 크게 패해 달아난다. 난전 중에 허저는 화살에 맞았다. 조조는 도저히 힘으로는 이들을 상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서 진을 치고 싸우지 않았다. 그러면서 조조는 마초와 그를 도우는 한수를 이간질했다. 어처구니없게도 마초는 잘 싸우고도 조조의 이간책에 녹아 싸움에 지고 농서지역으로 달아났다.

201년, 마초는 이민족인 강족(羌族)을 회유해 자신의 군대로 삼았다. 그런 다음 농서지역의 여러 고을을 손에 넣었으나, 결국 하후연의 벽을 넘지 못하고 크게 패했다. 이런 가운데 마초의 가족이 몰살당했다. 분을 못이긴 마초는 후퇴하면서 눈에 띄는 사람을 모조리 죽였다. 이들 중에는 백성도 있었고, 적군의 가족들도 있었다. 마초는 사촌동생 마대와 함께 한중지역의 실력자 장노한테로 도망갔다.

한편, 유비는 서천지역 점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서천의 주인 유장은 장노한테 구원병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서천이 함락되면 다음은 한중 차례이므로 장노는 유장의 요청을 수락해야 했으나, 두 집안은 대대로 원수였다. 장노는 유장의 요청을 거절했다. 일이 급하게 되자 유장 측에서는 장노의 참모 양송을 구워삶았다. 양송은 『삼국지』에서 가장 뇌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장노는 양송의 감언이설에 녹아서 즉시 마초를 보내 유비와 싸우도록 했다.

유비 군과 마초 군이 충돌한다. 유비는 성 위에서 마초를 내려다본다. 마초는 사자투구를 쓰고, 짐승의 가죽으로 띠를 두르고, 은빛 갑옷 위에 흰 도포를 입고 있다. 풍채가 좋고, 재기가 넘쳐흐른다. 유비는 감탄했다.

“‘비단과 같은 마초’라고 하더니 과연 그렇구나!”

옆에 있던 장비가 말한다.

“나가서 싸우겠습니다!”

유비는 마초의 기세가 강한 것을 보고 장비를 제지한다.

“아냐, 아냐. 우선 저 예기를 피해야 하네.”

반나절 이상을 보내고서야 유비는 장비더러 나가서 싸우게 했다.

“네 놈이 마초냐! 너는 천하 맹장 장비를 아느냐 모르느냐! 안다면 어서 두 손을 묶어 항복하라!”

“하하하! 돼지백정 장비로구나! 나는 명문가의 후예다! 너 같은 놈을 알 이유가 있는가!”

장비는 장팔점강창을 비껴들고 마초한테 덤벼들었다. 마초의 무예는 화려했다. 장비의 공격을 창끝으로 툭툭 쳐낸다. 그러면서 가끔씩 역습도 펼친다. 양 편 병사들의 귀에는 두 장수의 말이 내뿜는 숨소리와 창에서 나는 금속성만 들린다. 둘은 백여 합을 싸우고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

둘은 말을 갈아타고 나와 다시 싸운다. 장비는 투구를 벗어던지고 수건으로 머리를 질끈 묶고는 달려 나간다. 둘은 또 백여 합을 싸웠다. 역시 승부가 나지 않는다. 오후부터 시작한 싸움은 황혼녘이 되도록 계속 됐다. 급기야 둘은 양 편 병사의 횃불을 의지해 싸움을 계속 한다. 그렇게 이십 여 합을 싸웠다. 마초는 꾀를 냈다. 말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한다.

“이 놈 마초야! 어딜 도망가느냐!”

장비는 말을 달려 마초를 바짝 뒤쫓는다. 둘의 거리가 점점 짧아진다. 이 때 마초는 말을 돌리면서 장비의 얼굴을 향해 철퇴를 던진다. 장비는 깜짝 놀라며 급히 피한다. 철퇴는 장비의 귓전을 스친다. 전세가 역전됐다. 이번엔 마초가 장비를 쫓아간다. 장비는 몸을 돌려 마초를 향해 화살을 쏜다. 마초는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면서 화살을 피한다. 이 모양을 본 유비가 큰 소리로 외친다.

“나는 오늘날까지 인의(仁義)로 사람을 대했으며, 속임수로 싸워본 적이 없습니다. 마초 장군께서는 군대를 물리시오. 우리도 장군을 추격하지 않겠소이다!”

지쳤다. 마초는 못이기는 척 하면서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오호대장이 되다

유비는 마초의 용맹을 확인하자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제갈공명은 장노의 참모 양송한테 뇌물을 써서 마초와 장노의 사이가 벌어지도록 만들었다. 양송의 참소를 들은 장노는 군대를 보내 마초의 퇴로를 끊어버렸다. 마초는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버렸다. 유비는 사람을 보내 마초를 설득했다.

“유비 장군은 예전에 장군의 아버지이신 마등 장군과 함께 역적 조조를 토벌하라는 황제의 밀명을 받은 분이십니다. 마초 장군께서 유비 장군께 가신다면 마등 장군의 원수를 갚고, 공명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마초는 항복하기로 뜻을 굳히고 유비를 찾아갔다.

“저 마초는 이제야 밝은 주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마치 구름과 안개를 헤치고 푸른 하늘을 우러러 보는 듯합니다.”

조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유비의 일류장수를 압도했던 마초는 이렇게 유비의 사람이 되었다. 마초는 유비의 선봉이 돼 유장이 지키고 있는 성도성에 이르렀다. 유장은 마초의 기에 눌려 싸우지도 못하고 항복했다. 이후 219년, 유비는 한중지역까지 점령하고 한중왕에 올랐다. 마초는 조자룡, 황충, 관우, 장비와 함께 유비 진영을 대표하는 ‘오호대장(五虎大將, 다섯 명의 용감한 장수)’에 봉해졌다.

마초는 그로부터 3년 뒤인 222년에 병으로 죽는다. 마흔 일곱이라는 젊은 나이였다. 죽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활약을 펼쳤을 것이 분명한데 무척 아쉽다. 마초는 후한 광무제 시기의 명장인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 25-57)의 후손이다. 명문가의 후예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의 거점인 서량은 중원과 거리가 멀었고, 서북쪽에 위치해 있어 세력 확장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나마 조조와의 싸움에서 지는 바람에 본거지를 잃어 버렸다.

마초는 출중한 무예를 지녔고, 조조한테는 ‘여포와 같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무예의 날카로움에 비해 지략이 따라주지 못했다. 성격 역시 조급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맹장들이 지닌 일반적인 특징이기는 하고, 조조와 제갈공명이라는 매우 강한 지략가와 상대를 했기 때문이기는 하나, 두 번 모두 잘 싸우고도 패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 하겠다. 특히 가족을 잃었다고는 하지만, 후퇴하면서 백성을 도륙 냈던 일에서 마초의 강한 성정을 엿볼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초의 삶은 해피엔딩이 아니었을까 한다. 스물넷이라는 젊은 나이에 전장의 중심으로 뛰어들어 강적들과 싸우며 많은 것을 잃었지만, 한 시대를 주름잡던 두 영웅 모두에게 기량을 인정받았고, 끝내는 유비와 같은 주인을 만나 지금까지 ‘오호대장’, ‘서량의 비단 같은 마초’라고 불리며 후세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지 않은가.

 

●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

있는 법과 규정부터 잘 지키십시오!

2016년 2월, 19대 국회 임기 중 마지막 국회 대정부질문이 있었다. 이 자리엔 대통령 다음으로 높은 자리에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이처럼 큰 거물과 상대하게 된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인 김광진 의원이었다. 우리나이 서른여섯의 김광진은 조조를 만난 마초처럼 날카롭게 황교안을 찔렀다.

(김) “대테러 관련 범정부 차원의 기구가 지금 무엇이 있는가.”

(황) “어떤 형태의 기구를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상시적 기구는 따로 없다.”

(김) “왜 없나. 국가테러대책회의가 있다. 1982년부터 있었고, 11개 부처가 있는 기구다. 이 기구의 법률상 의장이 누구인지 아느냐?”

(황) “정확하게 모르겠다. 확인해 보겠다.”

(김) “의장이 국무총리다!”

(황) “아, 총리로 알고 있다.”

(김) “기구도 모르고, 본인이 의장인 줄도 모르니 국가테러대책회의 소집한 적도 한 번도 없으시겠네요?”

(황) “제가 온 이후로는 그 회의가 아니고 필요할 때 구체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관계 부처 협의를 하고 필요한 공무원도 모이고 있다.”

(김) “그 회의 한 적 없죠? 의장으로 한 적이 없죠?”

(황) “그 기구로 회의를 한 적은 없다.”

(김) “총리 되신 지 몇 개월 됐나?”

(황) “8개월 조금 안 됐다.”

(김) “법률에 의하면 반기에 1회 정기회의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하고 있지 않다. 있는 기구도 쓰지 않으면서 테러방지법을 만들어 국가정보원에 도청ㆍ감청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 계좌를 볼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계속 주장하는 것은 테러방지법 자체의 효용을 다르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기구의 효용성을 위해서도 법이 필요하다. 회의를 열지 않았다고 해서 관계부처 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면밀하게 대비하고 보완책을, 법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 “있는 법과 규정부터 잘 지키십시오!”

김광진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공방을 통해 ‘테러방지법’의 무용함을 역설한 뒤, 이 법의 통과를 막아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황교안의 입에서 ‘무용하다’ 또는 이와 유사한 말이 나온 뒤에야 목표의 절반 정도는 성취했다고 평가 할 수 있겠다. 그런데 황교안은 ‘그래도 테러방지법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시종 수세에 몰렸지만, 방어에는 성공하지 않았는가 한다. 만약 정부 여당의 편을 드는 사람이 이 공방을 봤다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런 아쉬움이 있지만, 김광진은 이 공방을 통해 국무총리를 ‘자신의 임무를 모르는 무지한 사람’이고, ‘있는 법도 쓰지 못하는 무능한 사람’이며, ‘테러방지를 빙자해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려는 무식한 사람’으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마초가 조조를 완전히 죽이진 못했지만, 조조한테 ‘황제를 속이고 천하 사람을 희롱하는 놈’이라 일갈하면서 그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넣은 것과 유사하다고 하겠다. 국무총리의 저런 모습은 정부와 집권 여당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경각심을 지녀야 한다고 본다.

군계일학, 종횡무진!

김광진이 유명세를 탄 건 보수진영에서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추앙하는 백선엽 장군을 정면으로 공박하면서부터인 듯하다.

“이분은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인사이기도 하고,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명단에 들어가 있는 만주군관학교 출신의 간도특설대 대원입니다. (…) 이 잘못된 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 민족 반역자가 초기 대한민국 국군의 지도자로 살 수 있다는 사실 자체도 부끄러운 일입니다만,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잘못을 청산하지 못하고, 우리가 그 사람들을 칭송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 부끄럽고요.”<김광진, 『7분의 전투』, 지성기획인쇄, 150-151>

이 일이 있은 뒤에 김광진은 보수진영의 엄청난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김광진은 그들의 공격에 굴하지 않고 백선엽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지켜냈다. 이래서 보수진영에서는 김광진을 싫어하고, 민주진보진영에서는 김광진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 많은 야권지지자들은 김광진이 비례대표에서 벗어나 지역구 의원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정부 여당의 무능함을 질책하고, 민족반역자에게 일갈한 젊은 김광진의 기개를 보면서 그러한 바람을 지니게 되었겠지만, 그보다는 짧은 임기 동안 국회의원으로서 많은 일을 해낸 김광진의 능력을 보았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저명한 정치 평론가 ‘아이엠피터’는 이렇게 말했다.

“김광진 의원은 사병들이 사용하는 수통이 무려 30년이나 넘도록 사용하고 있어 각종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며, 사병들의 수통을 바꾸도록 예산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14년 수통을 교체하는 예산이 25억 원이 책정됐으니, 그동안 대한민국 군대는 25억이 없어서 사병들이 각종 질환이 생길 수 있는 수통에 물을 담아 훈련 중에 마시고 살았던 것입니다.”<2014. 2. 24. 고발뉴스>

고작(?) 25억이 들어가는 일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 군의 전투력과 직결될 수 있는 병사의 ‘위생’문제를 30년 동안 해결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김광진은 그 간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생색낼 거리가 없다고 볼 수도 있는 일을 해 냈다. 김광진 스스로도 우리 군의 수통을 교체한 일을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라 했다.

“최연소 의원이 연금폐지법을 발의하자 당 안팎에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발의하려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동료의원들을 설득하고자 일일이 손으로 편지를 쓰고 협조를 구했는데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2013. 7. 4. 아시아경제>

김광진은 국회의원에 당선되자마자 ‘국회의원 연금 폐지’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전까지 국회의원은 ‘하루라도’ 재직하면 65세 이후에 월 12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일반인이 저 금액을 받으려면 무려 40년 간, 월 34만 2000원을 국민연금에 납부해야 한다. 당연히 많은 국민들은 국회의원이 과도한 특혜를 받는다고 생각을 했고, 실제 국민 열 명중 여덟 명이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여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먼저 국회의원 연금을 없애야 한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이상, 김광진 의원실의 ‘카드뉴스’ 내용 요약>

자신이 입는 혜택을 버리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처럼 김광진은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다.

“19대 국회, 평생 연금부터 포기하겠습니다!”

젊은 의원의 기백이 느껴지는 선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외에도 조조의 수많은 일류장수를 물리쳤던 마초처럼 김광진은 많은 활약을 했다. 그 활약은 아래와 같은 결실로 나타났다.

2012년, 민주당은 김광진을 국정감사 최우수 의원으로, 이듬해엔 우수의원으로 선정했다. 2013년, 국회사무처는 김광진을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의원으로 선정했다. 김광진은 300 명 의원 중 9위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해 경실련이 선정한 국정감사 우수의원 34인에 포함됐다. 민주당에서도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해가 거듭될수록 김광진의 능력은 빛을 발했다. 2014년, 김광진은 300명 중 5위의 평가를 받으며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행정부 출입기자들은 김광진을 ‘올해의 국감인물 6인’으로 뽑아 줬다. 시사저널에서는 김광진을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 100인’에 포함시켰다. 또한 ‘정치인 최초’로 한국투명성기구로부터 ‘투명사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만하면 마초의 화려한 무예도 부럽지 않다고 할 만하다.

야권의 버팀목이 되어줄 사람

김광진은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면서 국민에게 ‘일 잘하는 정치인’으로 인정받은 사람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며, 보수와 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분명히 진보의 편에 서는 사람이므로 보수적인 여당지지자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지만, ‘일 잘하는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김광진은 검증되었고, 항상 준비돼 있는 정치인이다. 앞서 살펴보았듯 김광진의 수상경력은 참으로 화려하다.

그 중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수상경력이 눈에 띈다.

“2014년 순천대 선정 ‘자랑스러운 순천대인’”

김광진은 2016년 2월 현재,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비례대표에서 벗어나 지역에 기반을 잡으려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당내 경선을 통과해서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하는 후보가 되어야 한다. 이 지면에서 김광진의 당락예측을 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줄 안다. 지금껏 그래온 것처럼 온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뿐이다. 김광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의 그러한 모습에 감동하며, 변방 출신으로 ‘오호대장’에 오른 마초의 자태를 꿈꿀 뿐이다.

언젠가 김광진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 낙선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

참으로 성격이 급한 마초와 닮아 있다. 자신의 ‘결의’를 다진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호대장’의 일원으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지지자들은 김광진의 이러한 자세를 탐탁하게 여기지는 않을 것으로 짐작한다. 마초와 같은 강단과 과감성을 지닌 김광진이지만, 그의 삶을 눈여겨봤다면 마초의 단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거창한 거대담론 보다는 정치가 우리와 함께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소소하지만 즐거운 변화를 증명해 내고 싶었습니다. 수천억짜리 전투기의 문제보다 몇 천 원짜리 콩나물의 품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이 살면서 느끼는 ‘왜 이런 것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는가!’하는 그런 고민들을 하나하나 바꿔나가고 싶었습니다.”

“아직도 부족함이 많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진심을 다해 호소하지만, 그 호소를 듣는 것은 저의 입이 아니라 상대방의 귀라는 것도 이제 조금씩 깨닫고 있습니다.”<이상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공식 홈페이지>

▲ 김재욱 칼럼니스트
▸저서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삼국지인물전> 외 5권

지난 4년 간 김광진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국민들한테 보여주었다. 잘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하리라 믿는다. 400명 ‘김광진의 천사 후원인’을 비롯하여, 전국의 후원자들, 고향의 지지자들은 김광진의 ‘강족 병사’가 되어 유비의 진영으로 그와 함께 걸어갈 것이다. 김광진의 정치인생은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제는 옛날과 달리 의술이 발달해서 마초처럼 일찍 병들어 죽지도 않을 것이다.

‘순천의 비단 같은 김광진’, 나는 당신의 진심을 믿는다. 정치인한테 후원을 해 본 건 당신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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