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타파는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빌딩에서 조세도피처 취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중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가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을 찾아냈다고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SK텔레콤의 자회사 관계자가 넘겨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6일 SK그룹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지난 2011년 홍콩·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투자를 위해 설립한 벤처펀드 ‘CVC(SKT China fund 1)’ 운용을 담당하는 중국인 첸카이(Chen Kai)씨는 노씨로부터 ‘원 아시아 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지시아이 아시아(GCI Asia)’ 등 노씨의 페이퍼컴퍼니 2곳을 넘겨받았다.

첸카이는 노씨가 2007년 창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모바일광고·게임업체 ㈜인크로스의 자회사였던 인크로스인터내셔널의 지분 1%도 지난해 4월 양도받은 바 있다.

이처럼 SK의 해외 자회사 관계자가 노씨로부터 회사를 넘겨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씨 및 노씨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와 SK그룹간의 연계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부인하는 입장이다.

SK그룹은 “첸카이가 SK텔레콤의 펀드를 운용하며 노재헌 변호사가 설립한 회사의 이사라는 점만으로 SK와의 연관성을 추측하거나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CVC는 SK텔레콤이 2011년 8월에 2000만달러 규모로 설립해 운영 중인 회사”라며 “노 변호사의 회사 설립 시점은 2012년 5월이라 시점 상황으로도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은 CVC 설립 당시 현지 사정에 밝은 펀드 운영자를 물색하던 중 응모했던 첸카이의 벤처캐피탈 운용 경험을 고려해 면접 등 검증 과정을 거쳐 임명한 것”이라며 “응모 당시에도 SK텔레콤과 관련이 없었으며 현재도 GP역할 외 업무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씨 측은 첸카이와는 스탠포드 동문이자 미국에서 알게 된 사이로 첸카이와 SK 관계는 무관한 일이며 사업이 잘 안 돼 설립 회사가 쓸모없어진 후 중국에서 투자 관련 업무를 하는 첸카이에게 혹시 필요할 수도 있어 넘겨준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