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종영 기자간담회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냅니다.” 이 말은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주인공 유시진이 연인 강모연에게 자주 내뱉는 드라마 속 대사다.

실제 유시진 역을 맡은 배우 송중기(31)는 ‘태양의 후예’를 통해 중국에서 ‘국민 남편’ 타이틀을 얻는가 하면 국내외에서 광고 블루칩으로 부상하는 등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키며 뉴스까지 본방사수하게 하는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 전역에서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송중기가 지난 15일 오전 11시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태양의 후예’ 종영 기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아니나 다를까 송중기를 향한 취재진들의 질문은 쏟아졌으며 이에 그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태양의 후예’ 뒷이야기와 배우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 등을 진지하게 풀어놓았다.

먼저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로 인해 받은 사랑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며 작품 및 유시진 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은 ‘태양의 후예’를 마친 소감은.

드라마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기자간담회를 하는 건 처음이다. 아무래도 ‘태양의 후예’가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주어진 것 같다. 또 많은 분들이 시청하니 그만큼 드라마 등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배우 입장에서는 굉장히 감사하다.

   
 

- 인기에 힘입어 연예인 최초로 9시 뉴스에 출연했다. 정치, 시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이 언급되고 있는데.

당연히 배우로서 본분은 잃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에서 언급되는 것 역시 배우로서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면 열심히 공부하며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배우에게는 연기뿐 아니라 또 다른 것을 감당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는 것 같다.

- 많은 대사들이 유행어로 남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무엇인가.

최근 광고 촬영 날, 대기실에 있던 중 케이블 채널에서 ‘태양의 후예’ 연속방송을 하고 있었다. 마침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내가 더 좋아하는데’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내가 했던 대사지만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고 가슴에 와 닿았다. 또 15회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습니다’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여러 회에 거듭해서 나온 대사인데 같은 대사라도 장면에 따라 여러 가지 감정으로 설정해놓으니 그 의미가 달라져 신기했다.

- 유시진은 어떤 인물인 것 같은가.

한 마디로 ‘멋진 놈’인 것 같다. 어떻게 해야 자신의 여자가 좋아하는지를 아는 놈이다. 여성 시청자 분들이 왜 유시진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지 연기를 하면서도 공감이 됐다. 그래서 나 역시 유시진에게 연애 스킬을 많이 배운 것 같다.

- 유시진은 어떤 위협 앞에서도 불사조처럼 살아남았고 결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설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든다. 뭐니 뭐니 해도 ‘태양의 후예’의 장르는 멜로라고 생각하는데 장르를 강화시키기 위한 설정 중 하나가 유시진을 불사조로 만드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특히 유시진이 죽은 줄 알았으나 죽지 않고 돌아온 15회에서는 함께 연기한 배우들과 메신저를 하면서 시청했는데 유시진이 살아온 것에 모두 만족스러워했다.

- 주로 ‘태양의 후예’를 어디에서 시청했는지 궁금하다.

이광수(31) 집에서 몇 번 봤고 집에서도 혼자 본 적도 몇 번 있다. 또 최근에는 광고 촬영장에서도 봤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솔직한 반응을 보고 싶어 친구 집에서 여러 친구들과 함께 모여 같이 봤던 적이 많다.

- 혹시 촬영을 하면서도 해당 장면의 설정이 이해되지 않는 때가 있었나.

있었다. 5회에 등장하는 와인키스 장면을 이해하기 힘들었고 걱정했었다. ‘이렇게 빨리 키스를 해도 되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시청자들은 빠른 전개를 좋아하더라. 그래서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극 중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군국주의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군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시청자들이 군국주의를 부추기는 것 같다고 느낀다면 그 의견을 존중한다. 어차피 드라마는 시청자의 것이고 시청자의 생각이 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대본을 받고 연기를 하고 시청자의 입장으로 방송을 봤지만 군국주의를 부추긴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은 유시진이 군인으로서 가족, 나라, 인류의 평화 등을 모두 지키겠다는 ‘약속’을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 ‘태양의 후예’가 어떤 작품으로 남기를 소망하는가.

‘태양의 후예’ 촬영 전 제작사 대표님이 한 말이 있다. 아주 오래 전 인기를 끈 드라마를 언급하며 회자되는 드라마를 만들자고 말했고 이에 대본을 잘 표현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다. 드라마에 대한 여러 논란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당시 제작사 대표님의 말처럼 회자되는 드라마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다음으로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 방영 전과 후, 달라진 자신의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자연스레 그를 통해 울고 웃는 사람들은 많아진 만큼 앞으로 일을 할 때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 보였다.

-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초심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맞다. 요즘 초심과 관련된 생각을 많이 한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도 있고 예전보다 그릇이 커졌는데 과연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기도 한다. 매니저를 비롯해 함께 일하는 분들, 해외 팬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나를 통해 울고 웃을 테니 이에 대한 책임감도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초심은 변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잠깐 드라마를 통해서 인지도가 올라간 거라고 생각하며 가장 중요한 본질은 변하면 안될 것 같다.

- 데뷔 9년차인데 신인시절의 목표는 무엇이었나.

신인시절 목표는 ‘다양한 경험을 경험해보자’였다. 급히 주연이 되는 등 비중이 큰 역할을 맡아 부족한 모습을 보일 바에야 다양한 작품을 많이 하면서 연기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인시절의 목표를 이룬 것 같다. 그런데 연기 욕심이 많아서 다양한 역할을 해보자는 목표는 앞으로도 계속 설정해둘 것 같다.

- 며칠 전 있었던 총선투표했나.

사실 요즘 속상하다. 가족들이 언론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팬들이 집에 막 들어오기도 한다. 예전 여자친구 사진까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데 이런 것들이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인 건가 싶으면서도 조금 슬프다. 총선 투표 여부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공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가장 중요한 본질만큼은 변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송중기. 본질, 그 중심에는 ‘연기’가 있지 않을까. 그는 연기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 영화 ‘늑대소년’의 철수를 했을 때와 유시진 역을 한 현재의 연기를 비교했을 때 진화된 모습이 있는가.

두 캐릭터 사이에는 군대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에 있었던 시간들이 유시진 역에서는 많이 묻어났던 것 같다. 군대 가기 전 손현주 선배가 또래의 청년들과 함께 부대끼면서 지내면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을 해줬는데 정말 군대에서 느낀 것들이 많았고 연기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

- ‘꽃미남 배우’라는 수식어를 극복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꽃미남 배우’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싶지 않다. 배우는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피부관리 열심히 할 거고 노화현상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많이 노력할 것이다. 꽃미남 배우라는 수식이 버려져야 하는 배역이라면 과감히 버릴 것이고 외모만큼 속도 가꾸려고 애쓸 것이다.

- 차기작 영화 ‘군함도’에서도 군인 역할을 맡았다. 군인 역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이번에도 군인 역할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태양의 후예’ 때도 그랬지만 ‘군함도’ 역시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다. 아직 촬영 중이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군함도’에서의 캐릭터는 같은 군인이라도 유시진과 다른 점이 많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일제 시대 배경의 작품을 해보고 싶던 중 영화 ‘군함도’가 들어와 소망 하나는 이뤘다. 그리고 서늘한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 장르를 구분하면 스릴러일 수도 있는데 굉장히 서늘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런데 이외에도 연기 욕심이 많은 편이라 해보고 싶은 역할이 정말 많다. 그래서 장르, 역할의 크기는 가리지 않고 도전할 생각이다. 대본이 좋고 역할이 매력적이라면 어떤 역이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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