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면서 정국 주도 힘들어져
새누리당은 아직도 지도부 꾸리지 못해 집권여당 못해

국민의당, 박 대통령에게 거국 내각 제안
박근혜 대통령 수용할 가능성 극히 낮아

손 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박근혜정부다. 일명 ‘레임덕’이라고 부른다. 4월 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지면서 박근혜정부는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더욱이 새누리당은 아직도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집권여당 역시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주지 못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돌파구가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 집권여당의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뒷받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박근혜정부가 4월 총선 이후 활기를 잃었다. 집권여당이 과반이 무너지고 제1당의 지위도 무너졌다. 이대로는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 수는 없는 입장이다. 우선 여소야대가 됐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충격이 될 수밖에 없다. 국정운영을 하는데 있어 대화를 해야 하는 창구가 새누리당말고 야당들도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19대 국회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으면 새누리당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서 어쨌든 정국을 이끌고 가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국회선진화법에 발목이 잡혀서 제대로 추진을 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이 말 한 마디하면 새누리당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국민의당 권한 세져

하지만 이제는 그런 뒷받침을 해줄 새누리당이 과반을 얻지 못했다. 원내 제1당의 자리도 빼앗겼다. 새누리당 단독으로 입법 처리가 이제는 불가능해졌다. 야당과의 공조가 필수적으로 돼버렸다. 당장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으면서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노동 4법 및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의 입법 처리에 있어 이제는 국민의당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새누리당보다는 오히려 국민의당에 신경을 써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오히려 계파 갈등으로 인해 정신이 없다. 국민의당은 당 지도부를 올해 연말까지 안철수-천정배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박지원 의원은 원내대표로 합의추대를 했다. 그만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3당 중 가장 먼저 당 정비를 마무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아직도 마무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계파 갈등을 보이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은 물론 전당대회 역시 계파로 나뉘어 혈투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가 당내 갈등은 안된다면서 중재까지 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그래도 계파로 나뉘어 갈등을 보이면서 사실상 새누리당의 앞날이 보이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새누리당이 정상화되려면 최소한 몇 개월은 더 있어야 할 정도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문제는 차기 대권 주자들도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새누리당이 집권여당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하자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는 사이 박근혜정부의 임기는 계속 흘러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새누리당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과반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박근혜정부가 새누리당 단독으로 국정운영을 끌고 갈 수는 없다.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새누리당은 질질 끌려다녀

그 대안으로 나오는 것이 바로 거국내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적인 임기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방법으로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거국내각은 결국 연립정부를 말한다. 연립정부란 뜻이 다른 정당 대표들이 모여 정부를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국가수반이 레임덕에 빠져서 국정운영이 힘들 때 나오는 방법 중 하나다. 지난 노무현 정부 때 연정을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제안을 했다. 그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100년 정당을 표방했던 열린우리당이 폭락하면서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상당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로 인해 노무현정부의 국정운영이 올스톱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그러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특유의 기질을 발휘해서 한나라당에 연정을 제안한 것이다. 물론 박근혜 당시 대표가 이를 거절하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연정 제안을 통해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했던 점은 지금에 와서 재조명되고 있다.

연정의 대표적인 모습이 바로 DJP 연합이다. 이처럼 역사를 살펴보면 연정은 상당히 많이 있어왔다. 박근혜정부가 현재 국정을 끌고갈 수 있을 정도의 동력은 아직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점차 그 동력이 빠지게 되고, 만약 새누리당이 과거 열린우리당처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비토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새로운 정치적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국민의당과의 연정이다. 국민의당 이상돈 당선자는 거국내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당선자는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박근혜 정부가 경제난국, 특히 대량실업을 초래하기 때문에 이 난국을 헤쳐나갈 능력이 없다고 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도움을 청하면 야권도 최대한 협력해야 하지 않느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에서 ‘도저히 우리 힘으로는 위중한 경제상황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야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흔히 말하는 거국내각이라고 하나요”라며 “구조조정에 관련된 경제부처, 노동부처 이런 것에 대한 야당의 참가를 요청하면, 그런 것을 연정으로 부른다면 부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 허니문 기간도 잠깐이다. 이 기간이 지나가버리면 정부·여당이 야권에 도움을 청해도 안들어줄 것이다. 그러면 정기국회 한 번 당해보라고 하시죠”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노회찬 당선인 역시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거국 국민내각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당선인은 “대통령께서 남은 임기를 단순히 방어하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거대 야당에 대해서 일일이 맞서면서 방어하는 그런 대통령이 아니라 오히려 전체를 껴안으면서 함께 통솔해나가는 남은 임기를 충실하게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거국 내각 가능성은

이처럼 연정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문제는 거국 내각 가능성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과연 연정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국민의당이 제안하는 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연정을 한다면 과연 국민의당 지지층이 가만히 있겠느냐는 것이다. 국민의당 지지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호남이고 또 다른 하나는 새누리당에서 이탈된 지지층이다. 물론 새누리당에서 이탈된 지지층은 연정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호남 지지층은 과연 이를 수용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호남 지지층이 국민의당을 배척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박근혜 대통령과의 거국 내각을 두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상돈 당선자 개인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만약 박근혜 대통령과 국민의당이 거국 내각을 꾸린다고 하면 당장 국민의당 지지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거국 내각이 국민의당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