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바천국 ‘맞춤알바 앱’ 광고 캡쳐본.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 알바천국의 ‘맞춤알바 앱’ 광고가 선정성과 함께 ‘여혐(여성혐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알바천국은 해당광고를 통해 수상안전요원 아르바이트생이 늘씬한 몸매의 여성에게 인공호흡을 하는 장면을 그리면서 ‘하고 싶은 일’을 ‘폼나게’ 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위상을 표현했다.

이에 생명을 구하는 직종이 미녀와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저질 아르바이트로 둔갑해 버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해당 광고는 선정성과 함께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한 ‘여혐’ 광고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알바천국은 지난달 26일, 도전적이고 땀 흘리는 성실함을 바라던 아르바이트생의 위상을 ‘멋지고 당당하게’, ‘우아하고 여유있게’ 바꿔 나갈 알바천국의 새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러한 콘셉트에 맞게 모델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함께 고속 촬영 기법을 활용해 감각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그런데 배우 강하늘이 모델로 등장하는 ‘맞춤알바 앱’ 광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아르바이트생 본인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맞춤알바 앱’을 소개하는 이 광고에서 강하늘은 수영장 수상구조요원으로 등장한다. 강하늘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수영 도중 물을 먹은 탓에 정신을 잃고 바닥에 누워 있는 여성에게 인공호흡을 하려 한다.

해당 장면에는 ‘오직 당신에게만 맞춰진 맞춤 알바’, ‘하고 싶은 일 할 때 제일 멋있으니까 맞춤알바’라는 자막이 입혀져 있다.

즉 광고에는 강하늘이 알바천국의 ‘맞춤알바 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수상구조’ 일을 찾을 수 있었다는 내용이 설정돼 있다.

그런데 광고를 본 누리꾼들은 ‘하고 싶은 일이 야한 일이냐’, ‘수상구조를 하는 건지 성희롱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생명을 구하는 일을 경시하는 기분이 든다’, ‘여혐광고 또 등장’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해당 광고가 선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생명을 살리기 위해 다급하게 인공호흡을 해야 하는 순간인데 ‘입맞춤’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성인 뿐 아니라 청소년들 역시 알바천국을 이용하는데 선정적인 면이 광고에 드러난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아르바이트생의 위상을 높이기는 커녕 더욱 낮추는 광고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섹시 콘셉트 광고… 문제 있다”

이번 알바천국의 선정성 광고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 역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랑과 책임 연구소 이광호 소장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수영장 등에서 구조요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니 수상구조요원을 광고 내 등장시킨 것 같다”며 “그런데 ‘섹시’ 콘셉트에 편승해 광고를 찍은 탓에 수상구조요원을 비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사무국장 역시 알바천국의 ‘맞춤알바 앱’ 광고에 대해 선정적인 분위기와 함께 ‘여혐’ 코드를 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을 먹어 일어나지 못하는 여자를 구조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성적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등장한 다수의 ‘여혐’ 광고와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30초 안에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자극적으로 광고를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선정적이며 여혐 코드를 담고 있음에도 제작 과정 중 문제제기가 되지 않고 전파를 타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알바천국 “기획 의도와 ‘무관’”

그러나 알바천국 측은 논란에 대해 기획 의도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름을 맞아 광고에 수상구조요원 역을 등장시킨 것”이라며 “단지 ‘아르바이트생의 위상을 높이자’는 캠페인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콘셉트를 ‘화보’로 설정해 ‘당당하고 멋진’ 느낌이 들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외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어떠한 질문에 대해서도 더 이상 내놓을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