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박선숙 소환조사 임박, 검찰 압박하고 있어
일관성 없는 대응에 진상조사단은 개점휴업 상태

내부제보자 색출에만 나서, 국민의당 알력다툼 중
내부 기강 해이에 무능력한 모습보이는 당 지도부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연루된 리베이트 의혹이 점차 증폭되고 있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공천을 받기 전까지 자신이 대표직을 맡았던 디자인 회사인 ‘브랜드호텔’과 선거공보물 등을 제작한 업체와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2억3000여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의원과 리베이스 수수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선숙 의원, 왕주현 전 국민의당 사무부총장 등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왕 사무부총장을 지난 16일 소환 조사했으며, 김수민 의원과 박선숙 의원에 대해서도 조만간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이는 관련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베이트 의혹은 국민의당 내부 사정을 여지없이 드러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창당한지 얼마되지 않은 신생정당의 모습을 드러냈고, 그리고 내부의 알력다툼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앞으로도 수습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국민의당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은 국민의당의 내부 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혐의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래서 기소를 해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검찰의 판단 몫이겠지만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국민의당 대응을 보면 허술하다는 비판을 받기에는 충분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검찰에 고발을 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졌다. 그런데 국민의당 대응은 허술했다. “불법은 없었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하지만 이미 국민의 시선은 따갑기 그지 없다.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이미 색안경을 낀지 오래다. 

불법은 없었다

그 이유는 처음부터 ‘사과’를 전제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 사건이 처음 알려진 지난 9일 기자들에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받았다면서 검찰 조사를 예의주시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혔다. 대개 이런 사건이 터지게 되면 정치권에서는 “사실인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서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돼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라는 식의 사과 언행이 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처음에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것이 화근이 돼서 여론은 들끓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다음날인 10일 안철수 대표는 입장을 바꿨다. 안 대표는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국민들께 걱정을 드려 송구스럽다”며 공개 사과를 했다. 즉, 순서가 바뀌어버렸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의 시선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사과를 전제조건으로 하면서 “불법은 없었다”라고 강경하게 나갔다면 이만큼 여론이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즉, 안철수 대표의 정무적 판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안철수 대표 측근에서 정무적 판단을 제대로 내려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뢰도 떨어진 정당

더욱이 박지원 원내대표와 안 대표는 서로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안 대표가 공개사과를 하자마자 박 원내대표는 “검찰의 수사 내용과 방법을 주시하겠다”며 “어떤 경우에도 우리 당의 운명을 검찰의 손에 넘기지는 않겠다”고 반발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검찰이 이번 수사를 정치적 방향으로 하거나 적법절차를 어겨 편파적·불법적으로 과잉 수사를 하거나 피의사실을 공표한다면 두 의원을 비롯한 관계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대표가 사과를 하자마자 당 지도부가 나서서 검찰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검찰 수사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혼선을 빚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현재 검찰의 수사를 정치적 수사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물론 검찰이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정치적 수사를 한 역대 사례도 있다. 하지만 자당 소속 의원들과 관련된 수사이기에 검찰을 압박하는 것은 모양새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이 국민들의 시선이다. 그냥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식의 언행이 나와야 하는데 검찰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너무 강경하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제식구 감싸기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진 결정적인 계기는 진상조사단의 중간조사 발표다. 조사가 ‘셀프 면죄부’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진상조사단을 맡은 이상돈 최고위원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브랜드호텔에 들어온 돈이 국민의당에 유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왕 사무부총장의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었던 시점이다. 때문에 이날 기자간담회는 결국 검찰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부실조사 논란이 일어나면서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김수민·박선숙 의원 등 의혹 당사자에 대해 별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 브랜드호텔 주거래통장 내역만을 근거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국민의당과 계약을 맺고 브랜드호텔에 다시 일감을 준 두 회사 중 선거공보 인쇄업체 B사의 경우 간담회 전날까지 면담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진상조사단은 비례대표 7번 배정에 대한 의혹을 조사하지 않음으로써 국민들의 시선을 스스로 차갑게 만들어버렸다. 결국 진상조사단의 활동은 아무런 결실을 맺지도 못하고 그냥 중단됐다. 진상조사단이 한털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아무런 결실을 맺지도 못하고 “불법은 없었다”라는 결론만 내린 것이다. 그러니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내부제보자 색출에만 혈안

여기에 국민의당은 내부제보자를 색출하겠다고 소란을 피우면서 당직자가 실신해서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당사자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도 못하면서 선관위에 제보한 내부 제보자를 색출하겠다고 하면서 소란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국민의당 내부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민의당이 내부 알력다툼이 있다는 소문은 자자하게 돌면서 거의 기정사실화됐다. 그리고 이번 리베이트 의혹도 내부 알력다툼 때문에 선관위에 제보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안철수 대표 측근을 제거함으로써 친안 패권주의를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당 내부에서 그동안 안철수 대표 측근의 권력이 너무 막강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창당 이후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안철수 대표 측근이 당권을 장악하고 당을 좌지우지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비례대표 배정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이 안철수 대표 측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안철수 대표와 그 측근들의 힘이 막강해졌다. 때문에 안철수 대표 측을 견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세력이 이번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서 선관위에 제보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과연 검찰의 수사 칼날이 어디로 향할 것이냐는 것이다. 김수민·박선숙 의원을 소환조사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될 것인지 아니면 그 윗선으로 향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찰이 결국 안철수 대표도 수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안철수 대표와의 연루에 대한 정황도 없다. 하지만 박선숙 의원을 소환조사 하게 되면 어떠한 새로운 사실이 또 나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검찰의 칼끝이 안 대표에게도 향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이 내릴 결론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당직자 선에서 마무리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김수민·박선숙 의원 선에서 마무리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안철수 대표까지 엮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소환조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조사에서 어떤 내용이 나오느냐에 따라 국민의당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국민의당은 총체적 부실을 안고 있다. 검찰의 대응도 미숙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과의 여론전에서도 미숙하다. 검찰 수사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국민의당은 내부 정렬을 할 필요가 있다. 내부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 대표부터 시작해서 말단 당직자들 모두 정신재무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당은 좌초될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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