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슬림 미군 병사 부모 비하에 지지율 하락

   
 

【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 비해 8% 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클린턴은 민주당 지지층을 다지면서 트럼프에 실망감을 느낀 공화당 지지성향의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반면 트럼프는 무슬림 전사자 부모를 폄하하는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후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WP와 ABC 방송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과 러닝메이트 팀 케인 팀은 등록 유권자들로부터 50%의 지지율을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와 러닝메이트 마이크 펜스 팀의 지지율은 42%에 머물렀다. 이 같은 결과로 살펴볼 때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7월 중순 조사에서 4%p였던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가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클린턴은 51%의 지지율을 얻은 반면 트럼프 지지율은 44%에 그쳤다.

자유당의 게리 존슨, 녹색당의 질 스타인 후보를 포함한 4자 대결 구도에서 클린턴은 45%, 트럼프는 37%, 존슨 8%, 스타인 4% 등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전당대회 개최 이전 조사 때 4자 대결구도에서 클린턴은 트럼프에 4%p 앞섰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8%p로 격차를 더욱 벌였다.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트럼프가 2004년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자살폭탄테러로 전사한 무슬림 신도 후마윤 칸 대위의 부모를 종교적인 이유로 비난하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등록 유권자 중 트럼프의 발언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한 반면 ‘반대한다’는 답은 74%나 됐다. 전체 유권자들 중 56%는 트럼프의 발언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앞서 후마윤 대위의 아버지인 무슬림계 미국인 변호사 키즈르 칸이 지난달 28일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을 통해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금지 정책을 비판하자 트럼프는 이틀 뒤인 30일 ABC 인터뷰를 통해 악의적 공격이라고 반박하면서 연설 당시 무대에 서 있던 후마윤 대위의 어머니가 침묵한 것에 대해 “(여성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이슬람 전통 때문에)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다”고 비꼬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클린턴은 자신을 민주당 성향으로 밝힌 응답자 가운데 92%의 지지를 얻었다. 이는 공화당 전당대회 전 조사에서 86%을 획득한 것과 비교해 볼 때 6%p 늘어난 것이다. 반면, 트럼프는 공화당 성향 응답자 중 83%의 지지를 얻었다. 이는 공화당 전당대회 전 조사에서 82%를 얻었던 것과 비슷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유선전화 등을 이용해 진행됐다. 이 중 등록 유권자는 815명이다. 오차범위는 전체 경우 ±3.5%p. 등록유권자 경우 ±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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