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함과 호쾌함’ 두 얼굴의 주행감·다양한 편의 장치 갖춰

   
▲ 피아트 500X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이탈리아의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는 스타일과 개성을 강조한 패션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폭스바겐의 비틀과 함께 도로 위 귀요미의 상징이죠. 그런 피아트가 소형 SUV ‘500X’를 내놨습니다. 과연 500X는 주행성능보다 귀요미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다른 형제들과 차별된 뭔가가 있을까요? 이번에 기자와 함께한 500X는 최상위 트림인 ‘크로스 플러스’ 모델입니다.

   
▲ 피아트 500X의 1956cc 멀티젯2 터보 디젤 엔진 ⓒ투데이신문

소형의 체구에 2.0 터보 디젤·4WD·9단 자동변속기까지

피아트 500X의 1956cc 멀티젯Ⅱ 터보 디젤 엔진은 최대 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성능을 갖췄습니다. 실용영역인 1750rpm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 사륜구동(4WD, 디젤 모델 한정) 시스템과 더해져 상당한 힘을 뽐냅니다. 여기에 피아트 브랜드 최초로 탑재된 ZF 9단 자동변속기가 더해져 복합연비는 12.2km/ℓ(도심 10.7km/ℓ, 고속 14.6km/ℓ)입니다.

고속-시내 주행 비율 6:4로 108km가량을 주행한 결과, 평균 연비는 12.0km/ℓ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는 여의도 63빌딩 부근에서 경인고속도로를 거쳐 송도신도시까지의 여정이었습니다. 거리상 고속도로 비율은 높았지만, 경인고속도로는 평일 낮에도 차로 가득해 주행 평균속도가 31km/h에 불과했습니다.

조금 아쉬운 연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4WD에 2ℓ짜리 엔진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연비인 것 같습니다.

   
▲ 피아트 500X ⓒ투데이신문

‘동글동글’ 아이텐티티 살려낸 외관

500X의 외관은 한마디로 ‘동글동글’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대부분이 동글동글하고 전체적으로 직선보다는 곡선의 느낌을 많이 살렸습니다. 피아트의 다른 형제들처럼 동글동글한 귀염둥이 같지만, 강인하게 생긴 범퍼와 커진 덩치로 인해 개구쟁이 느낌이 더 강하게 듭니다.

차량 곳곳에 ‘500’이라는 레터링이 새겨져 있는데요. 전조등 안쪽에도, 바퀴에도, 앞좌석 시트에도, 대시보드에도 선명히 레터링이 새겨져 있어 아기자기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 피아트 500X 곳곳에 새겨져 있는 레터링 ⓒ투데이신문

500X는 소형 SUV입니다. 그렇게 큰 차는 아닌 거죠. 하지만 뒷좌석의 공간이 크게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175cm의 기자가 앉았을 때 뒷좌석의 레그룸(탑승자가 시트에 앉았을 때 다리가 놓이는 공간)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머리 공간도 여유 있었고요. 뒷좌석 등받이 각도도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

또 앞좌석과 뒷좌석의 선루프를 분리해 놓은 듀얼 패널 선루프가 적용돼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충분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선루프 개방은 앞좌석만 가능합니다.

500X의 트렁크 용량은 350ℓ로 넓진 않습니다. 하지만 6:4로 접히는 뒷좌석 폴딩까지 더하면 최대 1000ℓ까지 늘어납니다.

   
▲ 피아트 500X의 트렁크 ⓒ투데이신문

직관·단순 그리고 ‘동글동글’로 빚어낸 센터페시아

500X의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 부분) 역시 동글동글합니다. 그리고 그야말로 직관적이고 단순합니다. 다소 썰렁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피아트의 동글동글한 이미지와 통일성을 이룬 버튼들과 터치스크린은 이 차가 덩치는 좀 커졌어도 여전히 귀여운 피아트의 형제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줍니다. 단순·직관이 눈에 띄는 센터페시아의 버튼들은 모두 누르기 좋은 위치에 있고 질감도 좋았습니다.

운전자를 위한 편의 장치들도 꼼꼼하게 챙겨뒀습니다. 먼저 운전석과 보조석 시트 모두 8방향 전동 시트가 적용돼 자신에 맞는 시트 위치를 잡도록 도와줍니다. 아쉽게도 메모리 시트 기능은 없지만요.

   
▲ 피아트 500X의 센터페시아와 실내 모습 ⓒ투데이신문

또 사이드미러에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이 적용돼 편한 차선 변경을 도와줍니다. 또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등도 갖추고 있어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을 뒷받침해줍니다. 다만 순정 내비게이션은 그래픽이나 시인성, 경로 안내 등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운전석에는 스포티한 디컷(D-Cut) 핸들과 시인성 좋은 클러스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핸들은 두툼하진 않았지만, 상당히 묵직했습니다. 여성 운전자분들은 주차하다 팔이 아플 수도 있을 것 같은 묵직함이었습니다. 하지만 묵직한 핸들은 차량의 안전감을 배가시켜 줬습니다.

   
▲ 피아트 500X의 센터페시아 ⓒ투데이신문

‘어른스런 아이’에서 ‘장난꾸러기’로…두 얼굴의 주행능력

처음 느낀 500X의 주행감은 어른스러운 아이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소형 SUV에 2ℓ짜리 디젤 엔진을 얹었기 때문에 경쾌한 주행감이 묻어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차분함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급격한 가속력보다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가속감을 보이며 차분하고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변속기 아래쪽에 있는 무드 셀렉터로 주행모드를 오토(평소 주행모드)에서 스포츠로 변경해주면 500X는 어른스러운 차분함을 집어 던지고 장난꾸러기로 변합니다. 오토 모드와는 완전히 다른 파워를 보여주며 거침없이 속도계와 rpm을 오른쪽으로 넘깁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최대 140마력을 발휘하는 1956cc 멀티젯2 터보 디젤 엔진의 진가가 발휘됐습니다. 어느 구간에서도 힘이 넘쳤고 140km/h까지 가속하는데 전혀 스트레스가 없었습니다.

   
▲ 피아트 500X의 운전석 ⓒ투데이신문

오토모드에서는 중저속에서 잘게 쪼개놓은 기어비로 인해 더뎠던 가속감은 스포츠 모드에서 너무 흥분한 거 아닌가 할 정도로 즉각적으로 반응이 왔습니다. 이런 모습을 어떻게 숨기고 있었는지…

500X는 9단 항속기어에서 1700rpm 부근에서 100km/h, 약 2000rpm에서 120km/h를 기록했습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2000rpm 정도에서 100km/h, 2500rpm에서 120km/h를 찍어줬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묵직한 핸들은 고속주행에서 안정감을 배가시켰습니다. 차체도 잘 받쳐줬고 살짝 높은 전고도 주행감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습니다. 제동 성능도 수준급이었고요.

   
▲ 피아트 500X 뒷좌석 선루프 ⓒ투데이신문

고속에서의 풍절음이나 노면소음은 만족할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신호대기나 정차 시 엔진룸의 디젤소음, 떨림 등이 조금 크게 느껴졌습니다.

500X는 피아트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도심형 SUV입니다. 패션카라는 아이덴티티도 충분히 살아있고 두 얼굴의 좋은 주행성능, 다양한 편의 장치들로 라이벌로 얘기되고 있는 미니 컨트리맨과 좋은 승부가 기대되는 차였습니다. 또 그간 도로에서 많이 보이지 않았다는 희귀성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피아트 500X는 팝스타(가솔린 모델), 크로스, 크로스 플러스 등 총 세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각각 2990만원, 3580만원, 3980만원(부가세 포함)입니다.

   
▲ 피아트 500X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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