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사진출처=유튜브 캡쳐>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중국의 북한식당 등 해외 파견 종업원들의 잇단 집단 탈북에 이어 최고위급 외교관까지 한국으로 망명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태 공사의 귀순을 통해 북한의 핵심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 북한 체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지배계층 내부결속이 약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해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장성택 숙청을 통한 공포통치와 사상교양사업, 70일 전투와 200일 전투 등 강제 노력동원 등을 통해 체제 결속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로 인해 내부 엘리트층을 중심으로 한 내부 불만이 폭주하고 주민 동요가 커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런 와중에 이번에 탈북해 국내로 망명한 태용호 공사는 주영 북한대사관의 ‘넘버2’로 불리며 지난 1997년 미국으로 망명한 주이집트 북한대사 장승길 형제 이후 최고위급으로 분류된다. 이는 19년 만에 최고위급 북한 외교관 망명이다.

정 대변인은 “태영호은 공사 차이는 있지만 대사와 공사는 외교관으로서는 최고위급이기 때문에 ‘최고위급 외교관 망명’이란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해외에 나간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탈북이 증가하는 있는 추세다. 감시가 있지만 북한이 아닌 나라에서 다른 사회의 동향을 살펴볼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 가족과 몰타의 북한 노동자가 국내로 입국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중국 북한식당에서 여성 종업원 12명과 남성 지배인 1명 등 총 13명이 집단 탈출해 국내로 들어온 바 있다. 이어 지난 5월에도 중국 북한식당에서 종업원 3명이 집단 탈출해 국내 입국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지난 4월 발생한 집단 탈북 사건을 우리 정부의 납치극이라고 규정짓고 대외 선전매체 등에 탈북자 가족을 앞세워 여론 동요를 차단하고 있다.

한편, 최근들어 계속 이어지는 탈북 사건은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자유민주주의체제에 대한 동경이란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북한 해외 주재원들의 탈북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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