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30일 가습기살균제 사건 관련 청문회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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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가습기 청문회 마무리
SK케미칼 대표, 미온적 태도 질타
가해업체···‘기금 출연 검토’

【투데이신문 정지훈 기자】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가습기특위)의 청문회가 이틀째 이어졌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가습기살균제의 핵심 원료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SK케미칼을 중심으로 애경, 이마트 등 가습기살균제를 제조·유통한 업체들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뤄졌다.

특히 가장 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옥시에 가습기살균제 주요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공급하고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을 원료로 사용해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제조·판매한 SK케미칼은 이날 청문회의 집중 타깃이 됐다.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은 “명백하게 SK케미칼의 제품을 사용한 5명의 피해자가 있는데 SK케미칼은 정부 뒤에 숨어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형사상 처벌을 받더라도 피해자를 구제하는데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질책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올바른 기업이라면 정부 발표를 기다리지 말고 기업차원에서 피해자를 위한 배상이나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SK케미칼이 1997년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의 PHMG의 유해성을 은폐하기 위해 안전성 표기를 바꿨다”며 “처음에는 ‘심한 자극성’이라고 표기했지만 이후에 ‘자극성 있음’으로 바꾼 것은 유해성을 고의로 숨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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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관해 SK케미칼 김철 대표는 “피해자 구제에 대한 부분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 깊게 고민하겠다”면서도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의혹이나 향후 대책 등을 묻는 질문에는 “정부의 국정조사 결과에 따르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어서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하고도 당시 전수조사에서 빠지며 판매 자체에 대한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헨켈코리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헨켈코리아는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침묵했다”며 “이는 판매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헨켈코리아 김천수 대표는 “2010년 말에 입사한 나는 최근에 보고 받았다”며 “기존 직원들은 알았을지 모르나 나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날 청문회에서 기업들은 피해자 지원을 위한 기금마련 조성 제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의 “사회적 책임에 따라 인도적 차원에서 피해자를 위한 기금을 출연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SK케미칼 김철 대표는 “정부가 틀을 마련해주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애경산업 고광현 대표,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 이마트 이갑수 대표 등도 참여의사를 밝혔다.

한편 가습기특위는 이날 이틀 간 청문회를 마무리 한 후 다음달 2일 환경부 등을 대상으로 종합기관보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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