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학창시절을 논스톱 시리즈와 함께했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10대 소녀에게 논스톱은 대학교에 대한 갖가지 환상과 로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 때 그 시절 논스톱을 보며 캠퍼스 낭만을 꿈꾸지 않은 청소년은 아마 없을 듯하다. 특히나 사랑, 우정, 이별, 배신 등 20대의 쓰라린 추억의 근원지로 그려진 동아리는 기자에게 늘 흥미로운 대상이었다.

그렇게 동아리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꿈을 안고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동아리는커녕 취미를 공유하는 작은 소모임 조차 가져본 적이 없다. 청년 실업이 55만명을 육박하는 시대에 동아리 활동은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쏟아지는 과제와 취업 압박에 대한 스트레스를 매일 저녁 친구들과 기울이는 술 한잔으로 날려버리며 4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물론 바라던 대로 취업에 성공하고 꿈도 이뤘지만 그때를 되돌아보면 항상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뒤늦게라도 간접적으로나마 즐거운 캠퍼스 라이프를 즐겨보기로 결심했다.

<투데이신문>은 대학교 동아리 탐방기 ‘동방견문록’을 기획했다.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나름의 존재 이유와 목표의식이 뚜렷한 20대 청춘들이 모여있는 동아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삭막했던 대학생활이 아쉬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라며 ‘동방견문록’ 그 첫 번째 방문기를 시작한다. 


 

   
▲ 사진제공 = 꽃신을 신고

꽃신, 신라호텔 한복 거부 사태로 탄생
한복에 대한 인식의 변화 필요하다 느껴

‘한복은 비싸고 불편하다’는 생각, 편견
‘생활한복’, 기성복보다 저렴하고 편해

일상에서 한복 입는 문화 자연스러워져야
‘한복의 대중화’를 목표로 반드시 이룰 것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2011년 4월, 국내 최고 호텔로 손꼽히는 신라호텔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의 입장을 거부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유명 한복디자이너 이혜순씨는 신라호텔 직원으로부터 한복의 부피가 다른 손님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호텔 출입을 금지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 일화는 이른바 ‘신라호텔 한복 거부 사태’라 불리며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외신에도 소개되며 국제적 망신을 피해갈 수 없었다.

우리나라 전통 의상인 한복이 내로라하는 자국의 호텔에서조차 천대받는 꼴을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여대생 5명이 손을 잡았다. 한복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한복의 대중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에서부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 머리를 맞대고 몇 달을 고민한 끝에 한복파티를 개최했고 이를 발판삼아 정식 동아리로 출범했다.

   
▲ ⓒ투데이신문

그 주인공은 바로 국내 대학 최초 한복동아리 덕성여자대학교 ‘꽃신을 신고(이하 꽃신)’다.

지난 3일 본지는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에 위치한 덕성여대 꽃신 동아리방을 찾아 ‘우리의 작은 움직임에서부터 한복의 대중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그녀들의 당찬 포부를 들어보았다.

현재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이예나(국어국문학과·22)씨는 꽃신을 우리나라 전통 의상인 한복에 애정을 품은 학생들이 모인 ‘한복 문화 나눔단’이라고 소개했다.

2011년 ‘신라호텔 한복 거부 사태’를 계기로 탄생한 꽃신은 단순히 외국인들에게 우리 전통의 멋을 알린다기보다는 모든 대중에게 한복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것이 목표다.

이름을 듣는 순간 자연스럽게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한복을 떠올리게 하는 꽃신은 동요 ‘새신을 신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새신을 신은 아이의 설렘과 한복을 입었을 때의 설렘을 연결 지은 것이다. 여기에 한복동아리인만큼 전통적인 느낌을 더한 것이다.

그녀들이 수많은 교내 동아리 가운데 꽃신을 신고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평소에도 한복에 관심이 많다는 강단비(문화인류학과·20)씨는 입학 전부터 이미 꽃신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꽃신에 들어오기 전에도 한복에 관심이 많았어요. 입학하기 전에 서류 제출을 위해 잠깐 학교에 왔었는데 그때 꽃신을 신고 회원 모집 포스터를 보게 됐어요. ‘어차피 곧 다닐 학굔데 전화해 볼까’라고 생각도 했어요.(웃음)”

방은지(스페인어학과·22)씨는 다른 부원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꽃신의 문을 두드렸다.

“신입 부원 중에는 고학번에 속하는 편이에요. 1·2학년은 교외 활동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교내에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동아리가 많아요. 그중에서도 특히 한복동아리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꽃신을 신고가 유난히 더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 사진제공 = 꽃신을 신고

대표적인 활동 중에 하나가 바로 ‘덕성 한복파티’다. 꽃신의 메인 행사라고도 할 수 있는 한복파티는 ‘신라호텔 한복 거부 사태’를 발단으로 처음 시작돼 올해로 6회를 맞이했다. 매년 5월 학교 축제기간에 교내 근대식 한옥인 ‘덕우당’에서 열리며 약 300여명이 참여한다. 교내 학우들뿐만 아니라 한복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관계없이 누구나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 당일 참여 접수도 가능하지만 한복이 없어 고민인 사람들을 위해 예약을 받아 몸에 꼭 맞는 예쁜 한복을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주는 ‘사전예약제’를 실시한다. 꽃신은 ‘한복의 대중화’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교내·외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한복파티에는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음료를 비롯해 맛있는 먹거리를 사 먹을 수 있는 ‘주막’, 한복과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판매하는 ‘장터’, 투호나 꽃신 던지기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놀이존’, 한복과 관련된 실용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한복상식존’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가득한 부스가 마련돼 있다. 중앙무대에서는 각종 전통 공연과 한복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여성을 선발하는 ‘한복 퀸 콘테스트’가 열린다. 꽃신의 노력 덕분인지 한복 파티는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 사진제공 = 꽃신을 신고

이 외에도 한복을 입고 교정을 거닐며 학우들에게 한복의 미를 알리는 ‘한복어택’과 강남·서울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 사람들이 많은 서울에 테마파크를 지정해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며 대중화 운동을 펼치는 ‘꽃한입(꽃신과 한복을 입고)’ 등도 진행했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는 한복 사진전과 꽃신배 시조대회 등 새롭고 다양한 행사들도 기획 중에 있다.

꽃신의 활동은 교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한 한복 특별전과 한복진흥센터가 주관한 한복 패션쇼, 서울시 국악한마당 등에도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모든 동아리 활동이 그렇듯 대가없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책임감 없이는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한복파티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밤늦게까지 학교에 있어야하는 날도 다반사다.

하지만 고생한만큼 보람이라는 달콤한 보상이 뒤따른다. 거리에 한복을 입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꽃신의 활동이 영향을 끼친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끼기도한다.

윤지원(영어영문학과·22)씨는 한복을 입고 거리를 다닐 때 사람들의 “예쁘다”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듣기 좋을 수 없다.

“한복이 아름답긴 하지만 평소에 입고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때문에 동아리 활동을 위해 한복을 입고 밖으로 나가면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우리가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므로써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한복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 뿌듯할 때가 많아요.”

강단비씨도 최근 한복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데는 꽃신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괜스레 뿌듯함을 느끼곤 한단다.

“요즘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생활한복을 입은 사람을 자주 볼 수 있어요. 절대적으로 꽃신때문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는 우리가 한복의 대중화에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요.”

   
▲ (왼쪽부터) 이예나(국어국문학과·22)씨, 강단비(문화인류학과·20)씨, 서미현(사회복지학과·22)씨 ⓒ투데이신문

꽃신의 여파때문인지 다른 학교에서도 전통과 관련한 동아리가 많이 생겼다. 이예나씨는 이들과 함께 학교 밖에서도 한복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부단히 힘쓰고 있다고 했다.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한복놀이단’이라는 비영리단체가 있어요. 한복놀이단과 함께 연세대학교 ‘하랑’, 성균관대학교 ‘유생문화기획단’, 덕성여대 ‘꽃신을 신고’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돼있어요. 동아리 회장들끼리 연락을 주고 받으며 서로가 주최하는 행사에 지원을 나가 일손을 보태기도 해요.”

강단비씨는 지금 많은 한복동아리가 있긴 하지만 국내 대학 최초 한복동아리인만큼 꽃신만의 특별함이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른 한복동아리는 한복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출사를 나가 스냅사진을 찍는 등 취미 생활에 가까워요. 하지만 꽃신은 외부 사람들까지 함께 참여하는 한복파티 등 통해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꽃신이 생각하는 한복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에게나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한복파티를 진행하다보면 매우 다양한 체형을 가진 사람들이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누구 하나 예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강단비씨는 한복은 몸매를 강조하기보다는 곡선의 미를 표현하는 옷이기 때문에 체형에 따라 장점은 드러내고 단점은 가림으로써 각자의 매력이 더욱 돋보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옆에 있던 윤지원씨와 서미현(사회복지학과·22)씨도 그의 말에 공감했다.

“저도 통통한 편에 속하는데 평소에 입는 옷들보다 한복을 입었을 때 몸의 단점이 가려지는 것을 몸소 느껴요.”

“한복이 상대적으로 상의인 저고리가 하의인 치마 길이에 비해 훨씬 짧기 때문에 키가 작거나 다리가 짧은 체형에게는 안성맞춤이에요.”

김수하(정보통계학과·20)씨는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해 개성과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다고 덧붙였다.

“기성복의 경우 패턴이나 색이 조금만 화려하면 자칫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반면 한복은 눈에 띄는 화려함이 곧 아름답게 느껴져요. 때문에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하고 어떤 색끼리 조합해도 예쁘기 때문에 생각보다 활용도도 높아요.”

   
▲ (왼쪽부터) 이지민(문헌정보학과·21)씨, 김수하(정보통계학과·20)씨, 윤지원(영어영문학과·22)씨 ⓒ투데이신문

그녀들은 한복을 더 아름답게 입는 자신만의 꿀팁도 귀뜸해줬다.

평소 색조화장을 즐겨한다는 윤지원씨는 한복을 입을 때는 최대한 깔끔하고 순수한 느낌이 나도록 신경을 쓰게 된다고 했다.

“한복을 입는 날에는 평소와는 다르게 화장을 하게 되더라구요. 한복은 단아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내는데 색조가 많이 들어간 화장을 하면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아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깨끗하고 순수한 느낌이 나도록 연하게 하려는 편이에요.”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서미현씨는 편하다는 이유로 한복에 운동화는 아닌 것 같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구두나 힐처럼 신발 앞이 뾰족한 신발이 한복과 잘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하지만 이지민(문헌정보학과·21)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했다. 유일하게 한복을 입고 앉아 있던 그에게서도 왠지 모를 자신감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감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한복파티 때 삿갓을 쓴 도포차림의 여성분이 계셨는데 당당한 모습이 누구보다 멋져 보였어요.”

아직까지도 ‘비싸고 불편한 옷’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탓인지 한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종종 한복을 즐겨 입는다는 강단비씨는 생활한복의 경우 스키니진, 미니스커트 같은 기성복보다 오히려 더 활동성이 높다고 했다.

“속옷부터 버선까지 모든 것을 갖춰 입어야하는 전통 한복의 경우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고 붐비는 거리가 많은 현대 생활방식에는 맞지 않는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생활한복의 경우 면 소재로 된 것이 많기 때문에 기성복보다 오히려 더 편해요. 최근에는 생활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구매하기도 쉽고 가격도 이전에 비해 많이 저렴해진 편이라 10만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어요.”

방은지씨도 한복이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겨울에 코트를 살 때 오래 입을 생각으로 비싼 돈 주고라도 사는 것처럼 한복도 한번 사면 두고두고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가격에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다함께 한복을 입고 활동을 다니다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젊은 친구들이 한복을 입으니까 너무 예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종종 공연팀으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강단비씨는 한복을 관심을 끌기 위한 도구로 생각할 때는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한복은 평범한 옷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사람들의 관심이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다고 한다.

   
▲ (왼쪽부터) 김혜정(미술사학과·21)씨, 강민지(불어불문학·19)씨, 방은지(스페인어학과·22)씨, 변영민(프리팜메드학과·20)씨 ⓒ투데이신문

꽃신은 한복을 입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 위해 한복을 입는 문화가 자연스러워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얼마전 경복궁에 다녀왔다는 김혜정(미술사학과·21)씨는 한복 문화가 여성들 사이에서만 유행하고 있음을 느꼈다며 아쉬워했다.

“요즘 전주 한옥마을, 경복궁 등지에서 한복 대여를 많이 하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여성이에요. 가끔 여자친구 따라 입은 남성들도 있는데 쭈뼛거리며 주변을 의식하더라구요. 남성용 한복도 예쁜게 정말 많아요. 부끄러워하지말고 많이들 입었으면 좋겠어요. 또 한복을 입으면 경복궁 입장료가 무료인 것처럼 한복을 입음으로써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혜택도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미현씨는 어느정도 신체의 성장이 멈춘 성년의 날 즈음 자신만의 한복을 하나씩 소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한복 입는 문화를 독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명절이나 축제, 졸업식 등 특별한 날에 기모노를 입어요. 우리나라도 성년의 날 각자 평생 입을 한복을 장만해 종종 입었으면 해요. 그러다보면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한복을 입게 될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 까요.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한복을 자주 입을 수 있도록 홍보와 독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봐요.”

기자는 문득 꽃신에서의 시간이 앞으로 그녀들에게 어떻게 기억될지 궁금해졌다.

변영민(프리팜메드학과·20)씨는 꽃신에서 보내는 시간이 지루한 일상 속 작은 일탈이 됐다고 한다.

“딱딱하고 지루한 학교 생활 속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앞으로 살아가는데 즐거웠던 인생 속 작은 일탈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유난히도 동아리와 한복에 대한 애정이 가득해 보였던 강단비씨는 꽃신을 ‘건빵 속 별사탕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사실 대학교라는게 학문을 추구한다기 보다는 취업을 하기 위한 하나의 스펙 쌓는 과정이 돼버렸어요. 그래서 동아리도 토론동아리, 공모전동아리처럼 취업에 도움되는 것들을 많이 찾더라구요. 사실 꽃신을 신고는 앞으로 우리가 취업을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진 않을 거에요. 앞으로 살아가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진 않지만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고 행복을 나눌 수 있게 해준 꽃신은 제게 건빵 속 별사탕 같은 존재에요.”

강민지(불어불문학·19)씨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한복의 대중화에 앞장설 수 있음을 뿌듯해했다.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사실 몇 명 없어요. 꽃신으로 활동하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한복을 대중화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떠올리면 매우 자랑스러울 것 같아요.”

   
▲ 사진제공 = 꽃신을 신고

끝으로 이예나씨는 앞으로 덕성여대에 입학할 새내기들과 대중들에게 우리 전통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는 꽃신을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동아리를 하다보면 생각보다 힘들 때가 많아요. ‘내가 왜 여기서 이 고생을 하고 있지’ 생각않고 꽃신과 한복에 애정을 가지고 오래오래 함께 할 친구들이 많아지길 바라요. 그리고 꽃신은 계속해서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활동할 것이고 언젠가는 우리의 목표가 꼭 이뤄질 것이라 믿어요. 젊은 친구들이 전통을 지키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작은 움직임에서부터 한복의 대중화가 시작될 것이라 굳게 믿으며, 꽃신은 오늘도 덕성의 교정을 아름다운 한복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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