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014년 5월 삼성그룹 지휘에 나선 이후 모두 15건의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총 1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이 부회장이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주도하고 있는 ‘뉴삼성’의 경영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본격 지휘에 나선 최근 2년간 미국 비디오관련 앱 서비스 개발 업체 ‘셀비’를 시작으로 캐나다의 메시지 전송 기술 업체인 뉴넷캐나다까지 모두 15건의 해외 기업을 사들이는 인수합병(M&A)을 하며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M&A를 통해 사들인 15건의 기업들의 규모는 총 98억달러, 약 1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삼성은 국내 인수합병규모 사상 최대인 80억달러(약 9조3760억원)를 투자한 미국의 전장전문기업 미국 하만(Harman)을 인수했다.

삼성은 이외 인수합병 내용에 대해서는 금액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업체당 많게는 4억5000만달러에서 적게는 3000만달러 규모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삼성 M&A의 행보에는 해외 현지법인을 통한 유상증자와 82조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이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종속회사인 삼성전자아메리카(SEA)가 타법인 증권을 취득하기 위해 9조338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하만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한 조치로 SEA는 같은 날 미국 전장부품 하만(Harman)의 80억달러(9조3384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100% 신설 자회사 실크(Silk)와 하만을 합병해 100%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3000만달러로 규모로 알려진 뉴넷캐나다처럼 규모가 다소 작은 기업은 자체 보유자금으로 충당하는 것.

삼성은 82조1000억원(올해 3분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의 유동성자금을 통해 ‘뉴삼성’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안정적이고 빠르게 사업 속도를 낼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꼽히는 M&A는 이 부회장 시대의 핵심 조직으로 꼽히는 삼성전략혁신센터(SSIC:Samsung Strategy Innovation Center)와 삼성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Samsung Global Innovation Center·GIC)가 주도하고 있다.

SSIC는 반도체 등 부품을 담당하는 디지털솔루션(DS) 부문 소속으로 하드웨어 기업의 인수 합병을 담당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삼성은 해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살피고 본사 재가 없이도 소규모 M&A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SIC는 최근 미국 하만 인수에 직접 관여하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의 인수 합병을 주도하는 GIC는 삼성의 스타트업 초기 투자와 인큐베이션, M&A 등을 맡고 있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수원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GIC의 대표적인 인수합병 사례로는 2014년 8월 미국 ‘스마트싱스’와 지난해 2월 미국 ‘루프페이’ 등이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삼성이 M&A에 대처하는 방식이 보다 과감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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