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CEO] 미드나잇 시리얼 운영자 홍승현 포토그래퍼

   
▲ 홍승현 포토그래퍼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떠오르는 이색 공간 ‘시리얼 카페’
‘여성 취향 저격’ 평가 잇따라
외국에서 직접 전 세계 시리얼 유통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 최근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 김재경, 배우 이하늬, 가수 박보람 등 연예인들을 비롯해 20~30대 여성들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미드나잇 시리얼(Midnight Cereal)’이라는 태그가 걸린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해당 사진에는 분홍색으로 칠해진 한 쪽 벽면에 국내에서 본 적 없는 시리얼들이 박스째 진열돼 있는 모습, 보라색 네온사인 불빛이 가득한 한 매장 내부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각 사진 밑에는 이 공간이 몽환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여성들의 취향을 저격한다는 방문 소감이 공통적으로 적혀 있다.

이같이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드나잇 시리얼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시리얼 카페다. 지난 9월 지오디 멤버이자 배우인 윤계상, 홍승현‧김린용 포토그래퍼, 이진규 스타일리스트 등 셀럽 4명이 함께 강남구 논현동에 오픈해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들은 미드나잇 시리얼이 위치한 옆자리에 펍 ‘미드나잇 드링크(Midnight Drink)’도 함께 오픈하며 두 가게를 합쳐 ‘미드나잇 인 서울(Midnight in Seoul)’이라고 칭하고 있다. 꽤 자주 마주할 수 있는 펍 분위기의 미드나잇 드링크와 달리 미드나잇 시리얼은 낯설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문을 연 지 두 달 만에 핫플레이스가 됐다.

   
▲ 미드나잇 시리얼 매장 외부 모습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시리얼 카페를 창업 아이템으로 제일 먼저 떠올린 이는 미드나잇 인 서울 4명의 오픈 멤버 중 바로 홍승현(34) 포토그래퍼다. 그는 미드나잇 인 서울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 ‘땡큐 스튜디오’와 이곳에서 찍은 사진으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땡큐 스토어’를 이끌며 그동안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주목 받은 바 있는 CEO다.

그의 남다른 아이디어는 미드나잇 시리얼을 통해서도 빛을 발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이 시리얼이 아닌 만큼 현재 국내에서는 시리얼 카페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미드나잇 시리얼은 아침 시간이면 시리얼을 테이크아웃 해가기 위해 손님들로 매장 안이 꽉 차고, 주말이면 SNS를 보고 구경 온 손님들로 줄을 서 기다려야 매장 안에 들어설 수 있을 정도다.

그는 어떻게 시리얼 카페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일까. 또 그가 지금과 같이 열정적인 CEO로서의 삶을 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지난 15일 투데이신문은 미드나잇 시리얼에서 홍승현 포토그래퍼와 마주했다.

   
▲ 미드나잇 시리얼 매장 내부 모습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런던 ‘시리얼 킬러’ 보고 창업 결정
“시리얼 카페, 국내서 반응 어떨지 궁금했다”

Q. 최근 미드나잇 시리얼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데 실제 인기 어느 정도인가.

팝업 스토어, 가맹점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현 매장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어 사업 확장은 후일을 기약하고 있다.

Q.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전 세계 시리얼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게다가 시리얼은 바쁜 일정 중 빠르게 먹을 수 있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현대인들에게 식사 대용으로 인기가 좋다. 또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매장 사진이 공개되면서 직접 매장을 구경하고 싶다며 오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이는 운영 전부터 우리(오픈 멤버 4명)가 ‘인스타그램용 카페’를 만들기 위해 힘쓴 결과다. 분홍색을 강조해 인테리어를 하고 색색의 시리얼 위에 과일, 젤리 등을 올려 시리얼이 더욱 예쁘게 보이게끔 하는 등 손님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인스타그램에 미드나잇 시리얼 사진이 많이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Q. 미드나잇 시리얼은 배우 윤계상 씨를 포함해 남자 셀럽 네 명이 함께 오픈한 시리얼 카페다. 어떤 계기로 동업을 하게 된 것인가.

네 명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친해졌다. 그래서 여행 경비라도 마련해보고자 함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또 네 명이 머물 수 있는 아지트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동업을 하면 자연스레 한 공간에 모일 수 있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 사업을 계획할 때만 해도 미드나잇 시리얼 옆에 자리 잡고 있는 미드나잇 드링크만 운영하려 했다. 그러던 중 런던의 시리얼 카페 ‘시리얼 킬러’에 반해 시리얼 카페 역시 네 명이 같이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미드나잇 시리얼까지 함께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 홍승현 포토그래퍼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Q. 그러나 시리얼 카페가 아직 국내에서는 대중들에게 생소한 만큼 창업을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런던에서 본 시리얼 킬러의 빈티지한 인테리어, 매장 안을 가득 채운 시리얼은 나를 포함한 관광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휘둥그레한 눈으로 시리얼 킬러 매장 안을 둘러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국내에 시리얼 카페가 있다면 대중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고 바로 시작했다.

Q. 운영자 4명이 각각 맡은 업무는 무엇인가.

전체적인 매장 콘셉트 등은 내가 맡아 기획하고 있으며 이진규 스타일리스트와 윤계상 씨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거의 미드나잇 드링크에서 안주 만드는 일을 한다. 김린용 포토그래퍼는 회계를 맡고 있다. 그런데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다들 바빠 내가 매장에 매일 출근하고,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윤계상 씨를 비롯해 모두가 자주 연락하며 매장에 신경을 써 주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특히 처음 미드나잇 시리얼을 만든 목적이 우리만의 아지트와 여행 경비를 마련해보자는 차원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

Q. 그렇다면 시리얼은 어디에서 어떻게 공수해 오나.

미국에서 시리얼 유통해주는 분이 있다. 그런데 매장 오픈 때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시리얼을 드시러 와 현재 물량이 매우 부족하다. 앞으로는 좀 더 규모 있는 업체와 계약해 제품을 공급 받을 계획이다.

   
▲ 미드나잇 시리얼 메뉴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Q. 메뉴 개발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건강한 맛, 과일 맛 등 하나의 콘셉트를 정해 그에 따른 메뉴 개발을 하고 있다. 시리얼 콘셉트에 따라 다양한 토핑을 추가하는 식이다. 또 최근에는 윤계상 씨가 견과류를 시럽 등과 혼합해 오븐에 구운 ‘그래놀라(Granola)’를 만들었는데 이 그래놀라와 요거트의 조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업가로 변신한 패션 포토그래퍼
“장사하고 싶었다…희소성 높은 시장 주력해 도전 ”

Q. 미드나잇 시리얼 외에도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 ‘땡큐 스튜디오’와 반려동물 사진이 첨부된 제품을 판매하는 ‘땡큐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어떤 계기로 운영하게 된 것인가.

패션 포토그래퍼로 20대 초반부터 일을 했다. 그런데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라 그런지 시간이 흘러도 그다지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28살이 되던 해, ‘이렇게 살면 더 이상 안 될 것 같다. 이러다 정말 죽도 밥도 안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가로수 길에 자그마한 카페를 창업했고 2년 후 땡큐 스튜디오를 오픈하게 된 것이다.

   
▲ 땡큐 스토어 제품 ⓒ땡큐스튜디오 공식 인스타그램

Q. 그렇다면 오래 전부터 창업에 뜻이 있었던 것인가.

패션 포토그래퍼로 일을 하면서도 ‘이 물건을 팔면 잘 팔리겠다’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만큼 장사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농구(NBA) 카드를 100원에 구입해 친구들에게 1000원에 팔고, 고등학생 때는 햄버거를 세일 기간 중 한 개당 500원에 사 친구들에게 1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도 장사를 하고 싶은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Q.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 역시 지금의 시리얼 카페처럼 오픈 당시에는 미개척 시장 아니었나.

그렇다. 3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반려동물의 사진을 찍는 일이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며, 나만이 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있다. 그래서 땡큐 스튜디오와 미드나잇 시리얼 모두 오픈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바로 부동산에 달려가 매장 자리를 알아봤다.

   
▲ 홍승현 포토그래퍼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Q. 그러나 희소가치가 높은 창업 아이템인 만큼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는 등 고충이 따르지 않나.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진 모든 인맥, 지식 등을 총동원해 사업을 하는 편이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내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에게 누구를 좀 소개시켜달라는 등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필요한 자료들을 열심히 살펴보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처음 땡큐 스튜디오를 운영할 때는 굳이 반려동물 사진을 찍을 필요가 있냐는 인식이 즐비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여러 곳에 홍보한 덕에 입소문이 나 점차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또 오픈 초기부터 바랐던 에버랜드와의 작업은 떙큐 스튜디오 운영 1년 만에 함께 작업할 수 있었는데 이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결과다.

미드나잇 시리얼을 운영하는 현재는 어떻게 더욱 많고 다양한 종류의 시리얼을 공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분명 내년이면 미드나잇 시리얼과 같은 시리얼 카페가 많이 생길 것이다. 때문에 브랜드 가치를 더욱 키우기 위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행복
“미드나잇 시리얼 목표, 자체 시리얼 제조”

Q. 그렇다면 창업 이후 삶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졌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버는 걸 떠나서 지금 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니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 또 내가 하고 싶은 일 앞에서는 적극적일 수밖에 없어 주변에서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나 찾게 되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는 즐거움도 있다. 좋은 집, 좋은 차를 갖고 싶어 일 자체보다는 돈에 집착하며 아등바등 살던 예전에는 행복하지 않았다. 

Q. 앞으로 미드나잇 시리얼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여러 기업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미드나잇 시리얼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브랜드 가치도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는 퓨마와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퓨마 시리얼을 출시하고 미드나잇 시리얼 고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퓨마 제품 증정 이벤트를 실시하려 한다. 또 미드나잇 시리얼만의 시리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앞으로 계획 중인 사업이 또 있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 준비 중인 일들이 많다. 특히 크리스마스 전, 조경을 하는 한 친구와 화분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Q.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남들이 다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남들보다 자신이 잘 해낼 수 있는 일을 생각해 시작하길 바란다. 그렇게만 한다면 창업을 포함해 무슨 일을 하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모든 것을 갖추게 될 것이다.

   
▲ 미드나잇 시리얼 매장 내부 모습 ⓒ미드나잇 인 서울 공식 인스타그램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