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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매일 열리고 매주 토요일마다 대규모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26일에는 광화문 광장에 150만, 전국적으로 200만의 촛불이 타오를 것이라고 주최 측은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촛불집회는 여느 촛불집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촛불집회의 태동은 2002년 월드컵 때부터다. 사실 그 당시에는 월드컵이라는 이벤트 때문에 서울광장에 모여서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그해 12월 효순이·미선이 사건이 발생하면서 촛불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 들어서면서 촛불집회가 정착됐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촛불집회는 평화로운 집회였다. 촛불이 일종의 평화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2008년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인해 다시 촛불이 등장했을 때 광화문에는 컨테이너박스가 등장했다. 이른바 명박산성이다. 이 명박산성을 본 시민들은 분노하기 시작했고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명박산성이라고 부르는 컨테이너박스 대신 차벽이 설치됐다. 차벽은 집회 참가자를 일반 대중으로부터 완전히 가둬버렸다. 그러자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고 폭력사태로 발전했다.

그 절정이 지난해 11월 故 백남기 농민의 물대포 사망사건이었다. 그렇게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정부는 서로 대치선을 보이면서 무력충돌을 벌여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퇴진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물론 일반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도 있지만, 경찰들도 가급적이면 평화집회를 유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광화문에 점차 차벽이 사라지고 있다. 차벽은 청와대 진입을 막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으로 남겨놓았다.

그리고 집회참가자들도 굳이 그 차벽을 넘어가려고 하지 않고 있다. 넘어간다고 해서 현재 상황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광장에는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의아스러울 정도이다. 정권퇴진 운동을 축제로 승화시킨 것에 대해 놀라울 따름이다. 광장에는 풍자와 해학이 넘쳐나고 있다. 가족들의 끈끈한 사랑이 넘쳐나고 있다. 친구와의 연대가 넘쳐나고 있다.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촛불집회를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과연 이 촛불집회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제 그것은 정치권의 결단에 달려있다는 것이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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