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삼성전자가 29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제안서 내용 중 일부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달 삼성전자 이사회에 ‘삼성전자 주주가치 증대 제안서’라는 서신을 보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삼성전자 홀딩스-삼성전자 사업회사)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물산 합병 ▲30조원의 특수배당(혹은 1주당 24만5000원의 배당 지급)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한국거래소·나스닥 공동상장 ▲독립적인 3명의 사외이사 선임 ▲금산분리 등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를 통해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요구 중 일부를 수용했다. 특히 인적분할 요구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날 기업구조 개편에 대해서 6개월가량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함께 협업하고 있으며 검토하는 데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독립적인 3명의 사외이사 선임 요구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글로벌기업의 CEO 출신의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천할 방침이다.

배당금과 관련해서는 역대 최대인 4조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배당과 관련된 사안을 자세히 따져보면 올해부터 연간 9000억원을 늘리겠다는 것이며 내년 배당은 분기 별로 나오지만 배당액수는 그대로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증시 상장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미국 증시 상장이 얼마나 새로운 재원을 가져올까에 불확실성 크다”며 “지주회사 전환 이후 사업회사에 대한 사항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 여부가 결정된 후 세부적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서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현재는 지주회사 전환 여부만 검토하겠다”며 “지금 시점에서 전자 지주회사와 물산 합병을 검토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업계에서는 전체적으로 인적분할 요구와 사외이사 선임 부분에 있어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고 보고 있다. 나스닥 상장 등도 6개월 후의 지주사 전환 관련 검토 결과에 따라 긍정적 답변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회사 자산을 잘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모든 이해 당사자들에 있어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향상시키겠다”며 이번 발표에 대한 궁극적 목적을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