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광장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김민수 인턴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비리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근 사태와 관련해 3차대국민담화를 열었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총파업과 촛불집회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100명의 시민, 100개의 목소리를 만나고자 길거리로 나선 <투데이신문>은 11월 30일 시청광장으로 향했다.

   
▲ 왼쪽부터 김무석씨, 김영배씨, 채재웅씨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20. 김무석(33)씨
“(박 대통령이) 평범한 사람들이나 세월호 유가족들은 외면한 채 소수의 비선실세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대국민담화에서도 여전히 본인은 잘못한 게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5주째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광장에 모였다. 탄핵, 개헌 등 형식적인 절차는 무의미하다고 본다. 즉각 퇴진하는 것만이 유일한 사과라고 생각한다.”

21. 김영배(50)씨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3차 대국민담화에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임기를 끝까지 마치고자 하는 꼼수를 부렸다. 그나마 있는 ‘샤이 박근혜’ 지지층의 결속을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은 당장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 새로운 대통령에게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발표해야 한다. 야당은 대통령이 즉각 퇴진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하루빨리 탄핵을 가동해야 한다.”

22. 채재웅(20)씨
“최순실 게이트를 필두로 하나둘씩 터져나온 (박 대통령의) 각종 비리들을 보며 ‘아, 이럴 줄 알았다’고 생각했다. 시민들이 원하는 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며 새누리당 해체다. 대통령에게는 하루빨리 물러나라고, 야당에게는 이런 시국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지 말고 거리를 보라고 하고 싶다. 시민들이 벌써 한 달이 넘도록 투쟁을 이어나가는 걸 보며 대통령 퇴진을 비롯해 악법들도 모두 폐기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가지고 있다.”

23. 김미영(53·여·가명)씨
“뭔가 이상했다. 계속 미심쩍은 공약들을 밀어붙이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재벌과의 연계 등의 비리가 밝혀졌다.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대통령) 본인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하나도 반성하지 않는 것 같다. 아직도 상황파악은 하지 못한 채 시간만 벌려고 꼼수를 부리며 국회에 폭탄을 떠넘겨버렸다.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건 대통령의 즉각 퇴진밖에 없을 것이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동영(가명)씨, 민지연씨, 김지학씨, 문도진씨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24. 김동영(29·가명)씨
“현재 대통령 때문에 시국이 어려운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본인은 계속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 대국민담화에서도 또 거짓말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빨리 자기 발로 물러나거나, 그렇지 않으면 시민들이 청와대로 진입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박 대통령을) 끌어내야 한다. 새누리당은 당장 해체하고, 야당들은 힘을 합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박 대통령을 탄핵시켜야 한다.”

25. 민지연(20·여)씨
“지난 11월 26일에는 190만명이 집회에 모였다. 노동자들도 총파업 결의를 하고 대학생들은 동맹 결의를 하며 농민들도 상경투쟁을 하고 있다.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몰려오고 있는데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는 변명만 하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대통령직을 지키려고 발악하는 건 아닌가 싶다. 점점 나라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는 기분도 든다.”

26. 김지학(27)씨
“안타깝다. 4년간 억압돼 있던 시민들의 분노가 한꺼번에 광장에서 터져버렸다. 그동안 자유롭게 발언이나 토론도 하고, 나라에서도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또한 매주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집회시기가 길어질수록 지쳐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 채 각자 생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도 안타깝다. 이런 시국에 박 대통령은 개헌 얘기까지 에둘러 표현했다.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끝까지 대통령 자리를 지키고 헌법의 보호를 받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즉각 퇴진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27. 문도진(43)씨
“경북 영양에서 서울까지 왔다. 국민들은 거짓과 위정자들에게 속았다는 분노로 계속 광장에 모이고 있다. 그러나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본 대통령의 모습은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말의 핵심도 없었고 또 다시 거짓말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이대로라면 수사도 받지 않을 것 같고, (대통령) 본인이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검찰에서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8. 장상현(30·가명)씨
“(현 시국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정확한 의견이나 생각은 잘 모르겠다.”

29. 조성희(23·여·가명)씨
“대학생들도 운동을 계속하고 있고 시민들도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왜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는지 모르겠다. 3차 대국민담화를 지켜보며 (대통령이) 시간을 끌기 위해 머리를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대번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여당과 야당은 이번 일에 파를 가르지 않고 엄격하게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시청광장에서 만난 10명 중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9명, 의견이 없다고 밝힌 사람은 1명이다.

서울 집회의 시작이 되는 곳인 만큼 시청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결의에 찬 눈빛을 하고 있었다. 인터뷰하며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외치는 몇몇 사람들은 분노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만난 김지학씨의 말처럼 4년간 쌓여왔던 울분이 한꺼번에 터진 것일까. 정부는 지금이라도 4년간 참으며 억압당해왔던 이들에게 더욱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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