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12월 16일 ‘르누아르의 여인’ 개최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인상주의 회화를 빛낸 대표 화가 르누아르의 전시 <르누아르의 여인>이 오는 16일부터 내년 3월 2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개최된다.

르누아르가 활동했던 19세기 후반, 미술사는 격변의 시대를 거쳤다. 산업혁명이 도래한 후 화가들은 전통의 틀에서 벗어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표현과 기법을 택할 수 있게 됐지만, 이들을 후원하는 귀족들의 취향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화가들은 생계를 위해 대중의 입맛에 그림을 맞추거나 혹은 자신만의 개성을 외롭게 이어가는 쪽으로 갈렸고 두 부류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인상주의를 빛낸 대표 화가로 꼽히는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이런 배경에서 비극적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로 불린다. 밝은 색채의 화려한 혼합물과 햇빛의 효과를 연구해 500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을 그려낸 그는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는 본인의 예술철학에 따라 인간이 누려야 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그림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

<르누아르의 여인>展은 르누아르의 작품들 중에서도 ‘여성’을 주제로 한 오리지널 작품 47점을 한 자리에 모았다. 그의 작품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여성 이미지를 네 개의 특징적 테마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첫 번째 테마 ‘어린아이와 소녀’에서는 동시대를 살았던 어린아이들과 십대 소녀들을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두 번째 테마 ‘가족 안의 여인’에서는 르누아르의 부인인 알린 샤리고를 비롯해 유모, 뮤즈였던 데데까지 가족으로서 일생을 함께했던 여인들의 모습이 공개된다. 또 세 번째 테마 ‘르누아르의 여인’에서는 공식적인 주문을 받고 제작한 초상화나 주변 지인 등의 모습을 통해 르누아르 특유의 독특한 기법으로 묘사된 동시대 여인들을 표현한 작품이 소개되며 마지막 테마 ‘누드와 목욕하는 여인’에서는 목욕하는 여인 연작을 통해 관능적이고 풍만한 여체의 신비를 표현한 르누아르의 여인상을 보여준다.

   
▲ 고양이를 안고 있는 여인 ©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USA / Bridgeman Images

르누아르의 아들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인 장 르누아르는 아버지를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 그림 그리는 것 자체에 행복을 느꼈던 사람이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르누아르는 중산층의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을 사진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한 편의 영화처럼 담아내 오랜 시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2015년~2016년 한불 상호교류의 해 기념사업의 대미를 장식할 <르누아르의 여인>展은 르누아르의 따뜻한 작품세계와 예술철학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의 여인들을 형형색색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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