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한국 현대사에서 최초로 언론에 의해 불의(不義)한 국가권력이 무너졌다. 

TV조선이 시작해 한겨레가 키우고, JTBC가 파헤친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에서 대한민국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렸다.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이 합세해 현 정권에 대해 공동전선을 펼치는 이러한 광경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보기 어려울 장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독선적 정부와 언론-시민 연합군 사이의 전투가 지난 10월 7일부터 26일까지 20일에 걸쳐 진행된 현장을 담았다.

10월 7일은 한 누리꾼(SBS CNBC 김형민 PD)이 페이스북에서 모든 포스팅 끝에 ‘#그런데최순실은?’ 해시태그 붙이기 운동을 제안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해시태그운동은 이후 수많은 누리꾼과 시민들을 규합하면서 언론보도에 결정적인 자극을 주었다. 시민들의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로 일부 언론의 반란은 이내 혁명이 됐다.

대통령 퇴진의 ‘전반전’이 끝난 날은 10월 26일이다. 박근혜 권력의 골대는 이날 무너져 내렸다. 전날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데 이어, 당일인 26일에 새누리당은 최순실 특검을 수용했다.

특히 이날은 공교롭게도 37년 전 아버지 박정희가 철권통치를 휘두르다가 사망한 날이자 보수언론의 상징인 조선일보조차 “부끄럽다” 네 글자를 사설로 내보낸 날이다.

1987년 6월 항쟁이 대학생과 넥타이 부대가 결합해 군사독재 정권을 무너뜨렸다면, 이 책이 기록한 2016년 ‘한국의 명예혁명’은 언론과 시민이 하나가 돼 이루어낸 승리의 역사다.

캐도 캐도 끝이 없는 비선실세 국정농단과 갈수록 더해가는 청와대의 후안무치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지금, 이 책은 박근혜 심판 그 이후의 세상과 더 많은 민주주의를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