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김민수 인턴기자】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음에도 광화문 광장에서는 2주째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시민들의 분노는 아직 완벽하게 풀리지 않은 것이다. 100명의 시민, 100개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16일 <투데이신문>은 만남의 장이라 불리는 서울역으로 향했다.

   
▲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대승씨, 이보라씨, 김정수씨, 한창호씨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51. 김대승(45)
박 대통령이 정식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엉뚱한 사람을 데려다 엉뚱한 행동을 시킨 것을 고려했을 때 탄핵안 가결은 당연한 결과였다. 사실 교육적인 면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싶었으나, 대전에 살고 있어 서울 집회는 가기 힘들었다.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이 되고 나서도 집회는 계속 열리고 있으니 대전에서 개최되는 집회라도 가볼 예정이다. 다음 정권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돌아가는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52. 이보라(24·여)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부산에 살고 있어 직접 참여는 못했지만, 탄핵안 가결 당시 국회의원들에게 촛불집회의 힘이 통했다는 뜻에서 이번 집회는 무척 의미가 컸던 것 같다. 이번 정권은 소통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정부는 좀 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좋겠다.

53. 김정수(57)
새누리당 당원이라 현 사태에 대해 기분이 언짢다. 날씨도 추운데 매주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집회를 벌이는 걸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 같은 당 안에서 이런 일이 터진 탓에 마음이 유쾌하지 않다. 다음 정권은 비리 없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깨끗하게 정국을 운영하고, 서민들이 잘 살게끔 해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54. 한창호(50)
뉴스에서 쏟아지는 약물, 정경유착 등 현 정권의 비리가 정말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필수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조사해서 모든 것이 낱낱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다음 정권에서는 부정부패가 없었으면 좋겠다.

55. 이현지(20·여)
아직 젊고 역사적인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어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을 비롯해 여러 번의 촛불집회를 보고 역사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는 게 신기했다. (대통령의) 탄핵보다는 하야를 원했지만 이렇게라도 된 게 다행인 것 같다. 남은 문제들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시민들은 집회를 다시 열 것이다.

56. 김세형(15·가명)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돼서 좋다. 부정을 저질렀으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대통령은 비리나 비선실세가 없는 사람이었으면 하고, 국민의 소리에 귀를 더 기울이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왼쪽부터 소병기씨, 이가원씨, 박연희씨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57. 소병기(50)
어느덧 기득권이라 불리는 나이가 됐다. 그러나 여전히 안정적이지 않고 정치에 대한 생각은 계속 바뀌고 있다. 이런 현실이 참 슬프다.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가 이뤄진 건 고작 50년~60년밖에 되지 않았다. 국민에 의한 정치를 한다고는 하지만 누군가는 수장 자리에서 통치를 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나, 체계적인 헌법 같은 시스템도 아직은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우리는 지금 전 세계가 놀랄만한 촛불집회를 매주 열고 있다. 국민들 수준이 많이 높아졌으니 거기에 맞게 시스템도 차츰 변해갈 거라 생각한다. “행동하는 양심이 어떤 건지 알겠다”고 말하는 딸을 보며 잘 키웠다는 생각도 들었다.

58. 이가원(70)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그야말로 인과응보다. 지방에 사느라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매번 ‘나도 저 자리에 가 있어야 할 텐데’라고 생각했다. 남은 문제들이 많지만 무엇보다 뇌물죄가 성립돼야 할 것이다. 다음 정권에서는 이번 같은 사태가 또 와서는 안 될 것이다. 박 대통령만큼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59. 박연희(21·여)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잘 된 일이긴 한데, 아직 완전히 박 대통령이 내려온 게 아니라서 헌법재판소에서 하루빨리 처리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일단 정치를 떠나서 현재까지 (박 대통령의) 사과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었다. (박 대통령이) 진심 어린 사과라도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소중히 하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

60. 이나금(29·여)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는 분명 박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를 뽑았든 뽑지 않았든 많은 시민들이 정치적인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했다. 이제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됐으니 헌재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여러 가지 국정의 문제들이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다음 정권은 지금의 국정을 잘 수습하고 좋은 쪽으로 마무리만 해도 될 것 같다.

61. 이경수(14·가명)
공부하느라 최근의 뉴스를 보지 못해 정확한 상황은 알지 못하지만 뉴스를 통해 촛불집회를 보며 우리나라 국민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금 실감했다. 지금처럼 교육이 치열하지 않은 나라, 사람이 공부보다 더 중요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

62. 한종길(30)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청문회도 여러 번 열리고 있는데 여러 의견을 잘 들어봐서 원만하게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박 대통령이 하야하는 쪽으로 빠르게 진행됐으면 좋겠다. 다음 정권은 부디 투명한 정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한도희씨, 지하나씨, 김도형씨, 주정환씨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63. 한도희(20·여)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될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막상 되니까 시민의 힘으로 가결을 이뤄낸 것 같아 왠지 뿌듯하고 기분도 좋았다. 집회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게 대단하고, 주말에 쉬지도 않고 7번, 8번 열리고 있는 게 멋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문제들을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데 그저 무책임하게 여당과 야당에 시한폭탄을 넘겼다. 잘못한 것에 대해 꼭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 다시는 현 정권에서의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64. 지하나(32·여)
영국에서 유학 중이다. ‘어떤 민주주의든 그에 걸맞는 리더가 탄생한다’는 말이 있듯이 영국에서 현 정권의 비리들이 밝혀지는 걸 보고 ‘이게 국민들 수준이구나’ 했는데, 매주 이어지는 촛불집회를 보며 국민들과 박 대통령의 수준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청년층이 그 동안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투표율도 높아질 것 같아 좋은 계기인 것 같다. 또한 부패된 재벌이나 정경유착이 있었던 부분, 친일파 청산 등 모든 것들이 다 밝혀졌기에 대한민국을 재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여권(女權)을 굉장히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화난다. 앞으로 10년 안에 또다시 여자가 대통령을 한다면 아무도 뽑아주지 않을 것이다.

65. 김도형(19)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이 해경 해체를 선언한 데 불만이 많았다.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정말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이라 촛불집회에 직접 참여하진 못했지만 미디어를 통해 국민들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 다음 정부는 국민들의 의견을 좀 더 반영하는 대통령이 투명한 정치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66. 주정환(50)
정치만 두고 봤을 때 우리나라는 후진국이 아닌가 싶다.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야당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들을 위한 정치가 돼야 하는데 서로의 이익만 챙기고 있는 것 같다. 여당 야당 모두 국민을 위해 다퉈야 하는데 자기 당을 위한 다툼만 하고 있으니 보기 좋지는 않다. 이후에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국민을 위한 정부였으면 좋겠다. 이번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들의 힘을 보여줬으니 앞으로는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한다.

67. 조준형(28)
나라가 점점 안 좋아진다는 걸 느낀다. 박 대통령이 잘못을 저질렀다면 탄핵안 가결은 당연한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여당과 야당이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하고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 정권은 말로만 창조경제를 외치지 말고 보다 현실적인 취업 자리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한다.

68. 강용만(24)
촛불집회를 보며 우리나라 국민이 이렇게까지 단결력이 좋았나 싶을 정도로 놀랐다. (박 대통령이) 잘못을 했다면 탄핵안 가결은 당연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정권은 깨끗한 정치를 해서 국민들을 더는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69. 박현주(37)
촛불집회에 나와서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그렇게 피력할 수 있다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 매주 꾸준히 열리는 촛불집회는 다른 나라에도 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정권 교체가 되고 혼란스러운 국정이 수습돼야 할 것 같다.

70. 전서지(23·여)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돼서 좋다.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통해 단결력을 보여줬고 이에 국회의원들이 화답한 것 같다. 이제는 비리와 얽혀 있는 것들을 모두 청산하고 죄를 지은 사람들을 모두 처벌하는 일이 남았다. 그런 공정한 사회가 하루빨리 오길, 그리고 다음 정권에서 이게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

   
▲ 서울역에 '박근혜 하야' 스티커가 붙어있다 ⓒ투데이신문 김민수 인턴기자

서울역에서 만난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이 당연하다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연이은 촛불집회를 보며 현 시국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 정경유착 등이 뿌리 뽑힐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들의 바람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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