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경쟁관계에 놓인 삼성과 LG가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서로 실리를 극대화하려는 의도에서 양측은 과감히 협력을 선택하고 있는 것.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휴대폰 배터리와 모바일 D램,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LG화학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급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까지 확정된 사안은 없으나 공급업체 다각화를 위해 실무진 차원에서 LG화학과 배터리 수급에 대해 논의 중인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배터리 결함 등으로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한 후 기존 거래처인 삼성SDI와 중국의 ATL 외에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주요 부품이 신제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제조사와 부품회사가 최소 6개월 이상 시제품을 주고받으면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에 삼성전자 제품에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가더라도 내년 상반기에 나오는 갤럭시S8이 아닌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인 갤노트8 시리즈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과 LG와의 교류는 다른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에 삼성의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등을 탑재했으며 LG이노텍은 하반기부터 삼성에 스마트폰 부품인 2메탈칩온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일본 샤프로부터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공급 중단 통보를 받자 LG디스플레이 측에 패널 공급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삼성은 지금까지 샤프로부터 32, 40, 60인치 등 LCD TV용 패널을 공급받아왔다. 특히 60인치 패널은 전량을 샤프로부터 들여왔는데 이는 전체 LCD 패널 조달량의 7~10%에 달하는 양이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요청 물량을 전량 커버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일부는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탓에 쉽게 손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협업 강화를 모색하며 국내에서의 해묵은 감정에만 치우치기 보다는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큰 실리를 챙기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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