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보수신당 ⓒ뉴시스

27일 새누리당 탈당, 4당 체제로 굳어진다
국민의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개혁보수신당

국민의당과 정체성 싸움에서 승리해야
반기문 등 대권 주자는 꼭 필요한 상황

새누리당 비박계가 오는 27일 탈당한다. 그리고 내년 1월 중순께 가칭 개혁보수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당을 창당하는 작업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인데 비박계는 한 달 만에 창당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시간이 촉박하다는 뜻이다. 언제 어느 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헌법재판소에 인용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신당 창당을 서두른 것이다. 신당 창당이 되고 나면 우리나라는 4당 체제로 전혼된다. 이 4당 체제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대선 국면이 혼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개혁보수신당(가칭)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하나 떼어지게 됐다. 바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오는 27일 탈당을 결행하는 것이다. 35여 명 정도의 현역 의원이 탈당을 결행라는 것이기 때문에 엄청난 지각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보수 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꾸릴 정도로 분당하는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보수 정당의 분열이 있어왔지만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이뤄내지 못했다. 그만큼 보수 정당에서 분당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보수 정당 소속 의원들은 대기업 소속 직원들로 분류된다. 대기업 직원들은 회사를 나가서 자영업을 할 것을 거의 생각하지 못한다. 그저 대기업에서 받는 월급으로 잘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 마찬가지로 보수 정당 소속 현역 의원들은 자신들이 탈당을 해서 신당을 차리는 그런 작업을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고 할 정도로 보수의 분열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진보 성향 정치인들은 이념에 따라 움직이지만 보수 성향 정치인들은 철저히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분열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비박계의 탈당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박계가 탈당을 결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새누리당의 생명은 끝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보수 지지층이 새누리당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다고 판단, 이제는 새로운 정당의 울타리 안에서 새로운 보수의 기치를 높이는 것이 낫겠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따라서 대규모 탈당이 이뤄진 것이다. 35여 명이 탈당을 결행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큰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정국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게 됐다. 4당 체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원내 제1당은 더불어민주당이 된다. 원내 제2당은 새누리당이 된다. 그리고 원내제3당 자리를 놓고 국민의당과 개혁보수신당은 경합을 벌이게 됐다. 이제부터 개혁보수신당이 어떤 식의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원내제3당이 되느냐 원내제4당으로 있느냐 그 갈림길이 놓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신호는 좋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개혁보수신당의 지지율이 20%로 나왔다. 새누리당 지지율이 최근 15%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개혁보수신당 지지율이 20%로 나타났다는 것은 그만큼 보수층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보수층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새누리당에게 빠르게 이탈을 했다. 문제는 이 이탈한 보수층이 갈 곳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응답층으로 남거나 부동층으로 남았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어느 정당에게도 정을 주지 못하고 그냥 부동층으로 남은 것이다. 그런데 개혁보수신당이 창당된다고 하니 보수층은 빠르게 개혁보수신당으로 움직이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에게는 청신호다. 개혁보수신당이 일단 20% 안팎에서 시작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지지율은 상승할 것이며 하락도 할 수 있다. 때문에 개혁보수신당이 어떤 비전을 내놓을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혁의 기치는

우선 개혁보수신당과 새누리당은 ‘진짜 보수’ 논쟁에 휩싸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상대를 향해 가짜 보수라면서 자신들이 진짜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한 세력이 무슨 보수냐라면서 개혁보수신당을 향해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은 새누리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부역자들이라면서 가짜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짜 보수 논쟁은 개혁보수신당으로 하여금 이탈한 보수층을 잡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보수의 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새로운 보수정당을 갈구하는 보수층에게 개혁보수신당은 그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그런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때문에 ‘가짜 보수’ 논쟁은 개혁보수신당에게는 좋은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다. 개혁보수를 기치로 내세우면서 보수층을 잡겠다는 것이다.

개혁보수신당에게는 몇 가지 숙제가 있다. 우선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기존의 새누리당과 차별화된 정체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보수를 지향하지만 수구적인 요소가 강했다. 안보는 물론 경제 분야에서도 수구적인 요소가 강했다. 때문에 안보도 보수, 경제도 보수를 주장하면서 경제가 상당히 피폐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인해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이 ‘개혁’을 내세웠는데 그 개혁이라는 것이 결국 경제분야의 개혁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아니라 ‘경제민주화’를 내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를 내걸었다는 것은 경제정책만큼은 왼쪽으로 기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야당과의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 경제분야에 대해서는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런 상황에서 개혁보수신당의 경제정책 역시 왼쪽으로 기울어지게 되면 정체성의 차별화가 필요하게 된다. 이를 어떤 식으로 보여줄 것이냐는 숙제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차기 대권 주자의 영입이다. 정당이라는 존재는 정권을 획득하기 위해 모인 결사체이다. 따라서 차기 대권 주자가 없는 정당은 불임정당이다. 즉, 정당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때문에 개혁보수신당의 가장 시급한 목표는 반기문 사무총장 등 차기 대권 주자를 모셔오는 일이다. 반기문 총장이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리고 오는 1월 중순 귀국을 한다. 아직까지 어느 정당으로 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때문에 개혁보수신당은 반기문 총장의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총장을 영입하게 된다면 아마도 새누리당은 급속한 붕괴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충청권 의원들이 개혁보수신당으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못해도 10여 명 정도는 탈당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도권 등 다른 지역 의원들도 탈당을 고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개혁보수신당은 50여 명을 훌쩍 넘는 중형 정당으로 거듭나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개혁보수신당에게 가장 시급한 숙제는 차기 대권 주자의 영입이다.

개혁보수신당 미래는

그와 더불어 당내에서도 차기 대권 주자를 키워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반기문 총장 등 외부인사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다. 따라서 당 내부에서도 차기 대권 주자를 성장시키는 그런 작업도 필요하다. 개혁보수신당의 미래는 결국 사람을 키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당원들을 많이 확보해야만 한다. 당원 확보를 위해서는 옛날 방식이 아닌 신세대에게 어울리는 방식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기존 정당이 낡은 방식으로 운영됐다면 새로운 정당은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 모든 것을 중앙당에게 집중되는 방식이 아니라 권한의 분산도 필요하다. 그렇게 새로운 제도를 많이 도입을 해야 진정한 정당으로 거듭나면서 당원들의 가입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개혁보수신당은 그냥 또 하나의 정당이 탄생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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