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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은상 주왕의 시대는 오랜 집권으로 사회적 불평등과 집권세력의 오만함이 극에 달했다. 때문에 내부적 모순이 겉으로 드러나고 주변 국가에 대해서도 점차 통솔력을 잃어갔다.

상황은 고려 말도 마찬가지였다. 호족들의 대토지 겸병은 산과 강을 경계로 삼을 만큼 욕심이 끝이 없었고, 한평짜리 땅조차 없던 백성들은 그들의 노예가 되는 것을 방패로 삼을 정도였다.

저자 장인용의 책 <주나라와 조선>은 어떻게 주나라는 자국보다 10배 이상 규모를 자랑하는 강대국 은상을 무너뜨리고, 조선은 호족들의 아성을 누르고 집권의 꿈을 이루고 오랫동안 왕업의 기초를 닦게 됐는지 위기 극복 방법을 말해준다. 또 고려를 뒤집는 역성혁명을 설계한 정도전이 왜 주나라를 모델로 삼고 조선의 각종 제도를 만들었는지 설명한다.

주나라는 작은 변방국가로 소수민족이 다수민족을 지배하기 위해 종족의 역령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때문에 장자 중심의 종법으로 봉건제도를 실시하고 예악제도로 이들의 기강을 구축했다. 또 왕과 제후, 신하 사이의 질서를 바로잡았다.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은 고려 사회의 모순과 빈부격차, 퇴락한 불교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기 위한 무기로 백성들이 잘 사는 공평한 세상을 추구하는 주나라의 유산인 ‘유학’을 근본으로 삼았다. 또 여러 가지 제도와 관청 조직을 제정하는 등 새로운 도성인 한양을 유교 원칙에 맞도록 구상해 유학이 근간이 된 국가가 되는데 힘을 실었다.

지금 대한민국 어떠한가. 개인적 친분집단이 국가권력을 농단하고 재벌들은 그들과 결탁해 끝없이 탐욕의 길을 걸었다. 또 정치 모리배(謀利輩)들은 그들의 결탁을 알고도 자신들의 이득을 추구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러다 보니 빈부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소시민들을 점차 삶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이는 ‘혁명의 전조’라 말할 수 있을 만큼 은상과 고려 말 못지않은 상황이다.

이제는 정말 개혁을 해야 할 때가 왔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주나라와 조선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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