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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수사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극심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이 부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수사가 시작된 후 대기업 총수를 상대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받아들이면 총수 부재상황을 맞는 삼성의 대내외 투자와 활동은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찬성표를 받는 대가로 최씨와 그의 딸 정유라(21)씨에게 모두 94억여원을 특혜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달 6일 열린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청문회에 출석해 최씨 일가 특혜 지원 과정을 추후 보고 받았다고 진술했다. 또 박 대통령과 독대할 당시 재단 기금 출연이나 최씨 일가 지원 등에 대한 직접적인 주문이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특검팀은 해당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려나와 22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기도 했다.

특검팀이 판단한 뇌물공여액에는 ▲최씨가 독일에 세운 회사 코레스포츠와 220억원대 마케팅 계약 체결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 출연 ▲최씨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한 부분 등이 포함됐다.

삼성은 이번 최순실 사태로 이미 경영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상태다.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과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마비됨으로써 삼성의 주요 의사결정과 대내외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지난 해 11월 중순부터 사장단 및 임원 정기인사, 대내외 행사 등을 미루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어왔고 올해 신입사원 채용 계획도 세우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삼성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 경영구도 재편을 위해 추진해온 구조재편에도 제동이 걸릴 예정이다.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해외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추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에 상당한 액수를 출연했고, 박근혜 정부로부터 대가를 받은 정황이 비교적 뚜렷한 SK와 롯데그룹 등을 대상으로 뇌물죄 관련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오는 18일 오전 10시 30분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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