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드 원피스·카카오프렌즈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판교 레고 스토어 방문기

 

   
▲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김민수 인턴기자】 어린 시절, 아이들에게 장난감은 피천득 선생이 말한 은전 한 닢이었다. 수필에서 은전 한 닢을 얻기 위해 한푼 두푼씩 몇 달을 모았던 늙은 걸인의 노고와 비슷한 노력의 결실로 얻을 수 있는 것. 그게 장난감이었다.

그렇게 이 장난감 한 개가 갖고 싶어 그 시절 아이들은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며 착한 일을 하고 울지 않았고, 집안일을 도우며 쿠폰에 도장 찍어가며 용돈을 모았다. 목돈을 만질 수 있던 설날에는 세벳돈을 맡기면 나중에 돌려주겠다는 엄마들의 유혹 겸 강압에 맞서는 건 덤이었다. 

또 시험이 가까우면 부모님과 성적을 두고 딜을 하기도 하고, 이도 저도 안 되면 식사거부 등 각종 실력행사를 통해 얻어낸 게 그 시절 장난감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실력행사는 등짝이나 엉덩이에 빨간 자국과 함께 찾아오는 서러움으로 새드엔딩을 맞긴 했지만… 아, 당시 조카들의 장난감을 위해 헌신한 삼촌, 고모, 이모들의 지갑에게도 감사와 경의를 잊으면 안 되겠다.

그렇게 저마다의 방식으로 은전을 꿈꾸던 아이들도 언젠가 어른이 됐다. 그 시절 몇 주~몇 달을 모아 샀던 장난감 정도는 이제 몇 시간 일하면 살 수 있게 됐다. ‘우와~ 저런 건 도대체 누가 사지?’ 했던 고가의 장난감도 몇 일 내지 몇 주간 일하면 살 수 있는 나이. 그렇게 키덜트들은 소비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투데이신문>은 이런 키덜트들을 마음과 지갑을 노리고 최근에 문을 연 3곳을 다녀왔다.

 

 

   
▲ 카페 드 원피스 전경 ⓒ투데이신문

‘너 내 동료가 되라’…홍대 카페 드 원피스

지난해 12월 홍대 앞에 문을 연 ‘카페 드 원피스’는 원작인 ‘원피스’의 국내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대원미디어에서 운영하는 원피스 관련 국내 공식 매장 1호다.

먼저 커다란 ‘사우전드 써니호’가 단연 눈에 띈다. 카페 입구에는 밀짚모자 해적단 멤버들이 유니폼을 입고 줄지어 서서 손님들을 맞고 있다. 선의 쵸파는 테이크아웃 매장 앞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들어가기 전부터 원피스 OST들이 계속해서 흘러나오며 원피스 카페임을 다시 한번 알렸다.

   
▲ (위에서부터) 카페 드 원피스 2층 내부, 2층 내 전시된 피규어 ⓒ투데이신문

카페 드 원피스는 음식료를 주문하고 먹을 수 있는 카페와 관련 피규어·악세서리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캐릭터샵으로 나눠져 있다. 카페 문을 여니 밀짚모자를 쓴 직원들이 ‘원피스 카페 승선을 환영합니다’라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음식료를 주문할 수 있는 1층 카페에서는 단연 ‘악마의 열매’ 케이크가 눈에 띄었다. 원작에서 먹으면 특수한 능력을 얻을 수 있는 이 열매 모양의 케이크는 루피의 ‘고무고무 열매’와 에이스의 ‘이글이글 열매’ 두 가지 종류로 크기에 따라 각각 4만원, 8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갖가지 마실 거리들과 디저트들로 가득했다.

2층은 써니호의 갑판과 구입한 음식료를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독특하고 거친 질감으로 마감된 실내 공간 한 켠에는 원작 등장인물들의 갖가지 피규어와 캐릭터상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또 국내 출판된 원피스 전권도 누구나 볼 수 있게 모아뒀다. 다만 실내 공간이 좁고 테이블도 그리 많지 않아 서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때문인지 곳곳에는 테이블 이용을 20분 이내로 해달라는 안내문구들이 보였다.

   
▲ (위에서부터) 카페 드 원피스 디저트 메뉴들, 캐릭터샵 전경 ⓒ투데이신문

캐릭터샵에는 2층에 진열돼 있던 피규어들 일부와 봉제인형, 스마트폰 용품, 페이퍼토이, 퍼즐 등 각종 원작 관련 캐릭터 상품으로 가득했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성지영(30·여)씨는 “써니호와 외관은 너무 인상적이지만, 실내 인테리어는 조금 더 신경 썼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각 캐릭터별로 컵홀더와 빨대 깃발이 나오는 휘즈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웠다”고 말했다.

이어 홍영환(23)씨는 “장소가 많이 협소해 앉을 곳이 적다 보니 이용제한시간을 20분으로 두고 있는 것 같은데 잘 안 지켜지고 전시된 피규어 쪽으로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너무 혼잡하다”면서 “디저트류의 가격이 조금 센 편이고 특히 케이크 하나에 8만원은 너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카카오프렌드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3층 카페에 있는 라이언 ⓒ투데이신문

‘라이언님이 보고 계셔’…카카오프렌즈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홍대입구역 인근을 걷다 보면 수많은 라이언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시선을 쫓으면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로 지난해 11월 25일 문을 연 카카오프렌즈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가 눈에 들어온다.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후드를 쓴 대형 라이언이 지긋이 바라본다. 워낙 인기가 좋아 카카오 회사 내부에서는 라상무로 불린다는 라이언 외에도 무지, 어피치, 제이지, 프로도, 네오, 튜브, 콘 등 제각기 톡톡 튀는 개성으로 가득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은 곳곳에서 커다란 저마다의 모습으로 고객들을 반긴다.

   
▲ (위에서부터) 스토어 1층에 진열된 쿠션과 바디필로우, 3층에 위치한 인테리어 쇼룸 ⓒ투데이신문

1층은 베스트 아이템 존으로 1500가지가 넘는 카카오프렌즈 제품 중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상품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바디필로우와 쿠션들도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2층은 여행, 육아, 푸드 관련 용품 등 신규 제품 라인업들과 전체 상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의 어린 시절 모습으로 만들어진 육아 관련 용품들 앞에는 아이와 함께 찾은 가족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어지는 3층은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의 테마인 ‘프렌즈 홈’을 콘셉트로 캐릭터별 인테리어 쇼룸이 자리하고 있다. 데스크룸, 키친룸, 리빙룸 등 각 테마로 꾸며진 공간에서 카카오프렌즈 상품들이 일상 속 즐거움을 어떻게 줄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창가 쪽에는 카페테리아 ‘라이언 카페’가 큼직이 자리 잡았다. 다리를 꼰 채 앉아있는 라이언이 있는 창가 쪽 한 테이블은 비워지기 무섭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계속 채워졌다. 카페테리아에서 판매하는 여러 음식료들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을 십분 이용해 구매욕을 자극한다.

   
▲ (위에서부터) 콘셉트 뮤지엄에 전시된 어피치 히스토리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 ⓒ투데이신문

지하 1~2층에서는 지난해 12월 17일 오픈한 ‘카카오프렌즈 콘셉트 뮤지엄 서울’이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위 아 프렌즈(We are friends)’라는 테마로 전시되고 있는 콘셉트 뮤지엄에는 카카오프렌즈 각 캐릭터의 저마다의 히스토리와 어린 시절모습, 성격, 캐릭터 간의 관계 등 다양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다만 콘셉트 뮤지엄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사전 예매를 해야 한다.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한누리(17·여)양은 “옷, 문구류 등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고 매장 인테리어 등 매장 자체로도 이쁘게 꾸며놔 보는 즐거움이 있다”며 “다만 가격이 조금 센 게 흠”이라고 말했다.

3층 카페에서 만난 커플 이태영(21)씨와 정주미(20·여)씨는 “청소년을 주로 겨냥한 걸로 보이는데 주타겟으로 삼은 연령대에 비해 상품 가격이 비싸다”고 지적했다.

 

 

   
▲ 판교 현대백화점 레고 스토어 ⓒ투데이신문

‘더 말이 필요 있나?’…판교 레고 스토어

끝으로 레고다. 레고는 지난해 12월 본사가 인증한 국내 첫 레고 스토어를 판교 현대백화점에 꾸렸다.

레고 스토어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국내 최초 적용된 픽어브릭(Pick A Brick) 존이다. 매장 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픽어브릭 존은 자신이 원하는 색상과 모양의 브릭을 용기에 원하는 만큼 담아 구입할 수 있다. 기존 국내 소비자들은 브릭만 따로 구할 수 없어 개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또 머리, 얼굴, 상반신, 하반신, 각종 액세서리 등 나만의 맞춤 미니피규어를 조합해 구입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발길을 잡았다.

   
▲ (위에서부터) 픽어브릭존과 나만의 맞춤피규어코너 ⓒ투데이신문

레고 스토어는 평일을 기준으로 낮과 저녁의 고객들이 다르다고 한다. 낮에는 백화점 내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을 찾은 어린이들과 어머니들이 주를 이루지만, 저녁 시간에는 인근 판교테크노밸리에서 퇴근하는 30~40대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기존 장난감 코너에서 볼 수 있던 완제품들도 매장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스타워즈, 디즈니, 심슨, 슈퍼히어로, 배트맨 등 라이선스 제품들과 닌자고, 넥소나이트, 프렌즈, 시티, 크리에이터 등 오리지널 제품들도 빼곡했다.

매장 한 켠에는 유아 고객들을 위한 듀플로, 주니어 제품과 함께 앉아서 직접 브릭을 만지고 놀 수 있는 자리도 마련돼 있었다. 이외에도 브릭과 피규어를 이용한 열쇠고리와 수납상자 등도 보기 좋게 자리하고 있다.

   
▲ (위에서부터) 스타워즈의 카일로 렌, 레고 스토어에 진열된 상품들 ⓒ투데이신문

레고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는 이곳 공식스토어에서만 판매되는 완제품들도 많아 고가형 제품들도 금방 품절된다고 귀띔했다.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김지용(36)씨는 “기대를 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규모는 작은 것 같다”면서도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브릭체험존이 있어 좋았고 일반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만들어보고 싶은 제품들도 많아 오랜만에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연차를 쓰고 방문했다는 강형욱(33)씨는 “아무래도 백화점 내에 입점하다 보니 공식스토어임에도 매장 크기가 아쉽다”면서 “브릭이나 상품도 많은 편은 아닌 것 같고 미니피규어나 픽어브릭도 저렴한 가격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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