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측 “내원 환자 쾌유 비는 뜻에서 기획” 해명

   
▲ 높이 50.78m, 폭 17.96m 크기의 성모마리아 벽화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최근 가톨릭재단 여의도 성모병원 건물에 그려진 성모마리아 벽화를 두고 인근 거주자들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여의도 성모병원 주차타워 벽면에는 두손을 가지런히 모아 기도하는 ‘루르드 성모’의 모습을 담은 벽화가 완성됐다. 벽화의 크기는 높이 50.78m, 폭 17.96m로 최고높이 53.58m의 주차타워를 가득 채울 만큼 거대하다. 

병원이 가톨릭재단라는 점을 미뤄 볼 때 루르드 성모 벽화는 종교적 상징성을 띠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이를 두고 병원 인근 주민들이 ‘가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이 볼 때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도시 미관을 흐린다’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반면에 ‘교회에 십자가처럼 종교적 상징에 불과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성모병원 인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강모(36) 씨는 “퇴근길에 볼 때마다 깜짝 놀란다. 주변 환경과도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라면서 “성모병원이 종교재단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성당도 아닌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드나드는 병원에 성모마리아 그림이 그려진 것은 해당 종교인이 아닌 입장에서 꺼려지는 건 사실"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또 다른 직장인 최모(26) 씨는 “매일 지나다니면서 그림을 본다. 성모병원에서 자기 건물에 성모마리아를 그렸다고 지적할 수는 없을 거다”라면서 “그림이 워낙 커서 시선이 많이 향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병원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그림이니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 ⓒ투데이신문

성모병원 “환자 쾌유 바라는 취지···벽화 일부 수정 의논 중”

이와 관련해 여의도 성모병원 관계자는 “치유의 기적을 상징하는 성모마리아의 의미를 담아 내원하신 환자분들의 쾌유를 빈다는 뜻에서 기획된 벽화”라고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서는 병원 측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라며 “구청으로부터 들은 바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주민들의 민원으로 인해 행정자치부에 자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답변이 오는 대로 그에 맞는 대응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민원 가운데 ‘특히 눈 부분이 무섭다’는 의견을 수렴해 벽화 일부 수정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영등포구청 “광고물 여부가 관건···아닐 경우 강제 철거 명령 불가”

영등포구청 건설관리과 관계자는 “(성모마리아 벽화의) 광고물 여부에 따라 행정조치가 가능한 상황이다”라면서 아직까지는 철거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일과 관련해 행자부와 한국옥외광고센터 등에 여러 기관에 자문을 요청했다”면서 “행자부에서는 아직까지 답변이 오지 않았고, 한국옥외광고센터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분들에 따르면 광고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적 상징이고 문자나 도안이 없어 광고물로 보기 어렵다고 하면 강제 철거 명령을 내릴 수 없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민원이 계속될 경우 주민들과 성모병원과의 협의를 주선한다던지 그에 알맞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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