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출판 나무연필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강남역 10번 출구에 포스트잇을 붙인 사람들, ‘Girls Do Not Need a Prince’ 티셔츠를 구입한 사람들, 낙태 금지를 반대하는 검은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 자신이 당한 성폭력을 솔직히 밝힌 사람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인터넷’에 있다. 자신의 문제의식을 표출한 사람들은 모두 인터넷을 기반으로 현장에 모였고 토론도 나누며 서로의 아픔에 공감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일이 있었던 2016년 이전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대한민국 넷페미史>는 1990년대부터 시작된 ‘넷페미(인터넷+페미니스트)’의 역사를 소개함으로써 서로 다른 세대 간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1990년대 중반, PC통신의 등장으로 몇몇 여성 모임에서 페미니즘에 대해 동등하면서도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졌다. 이전의 페미니스트들과는 달리 온라인에서 역동적인 활동을 벌인 ‘영 페미니스트’가 등장한 것도 이때다.

그러다 1999년, 헌법재판소가 군복무 가산점제 위헌 판결을 내렸다. PC통신 여성 모임들은 집중 공격을 받으며 일시 폐쇄됐다. 영 페미니스트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온라인에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욕망은 ‘선영아 사랑해’로 대표되는 바이럴 마케팅과 같이 상업적으로 흡수되기도 했다.

그리고 2015년 페미니즘은 다시 점화된다. 기본 설정은 유지하되 트위터 등 새로운 온라인 환경에서, 전혀 다른 형태로 드러났다. 메갈리아가 존재를 드러내고 한국 사회에는 폭발적인 페미니즘 에너지가 흐르기 시작한다.

이른바 ‘헬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이들은 메갈리아 이후 ‘페미당당’, ‘부산페미네트워크’ 등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페미니즘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때도 늘 존재해왔던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렇듯 온라인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 온 페미니스트들은 메갈 이전에도 존재했다.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보는 것이 현재의 활동에 참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권김현영, 손희정, 박은하, 이민경 네 사람의 넷페미가 직접 이야기하는 넷페미의 역사를 살펴보고 현재의 역동적인 페미니즘 활동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일지 모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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