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총수 부재’라는 위기를 맞은 삼성그룹이 매주 수요일에 열어온 사장단 회의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22일로 예정됐던 삼성그룹의 수요사장단회의는 취소됐다. 다음 주인 3월 1일은 공휴일이라 회의가 없고, 그 이후에는 아직 일정이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요 사장단협의회는 수요일마다 삼성의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강연을 듣고 미래 먹거리와 장기 플랜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다. 연말·휴일 등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의를 취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룹 입장에서는 총수가 구속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계열사 별로 각 사장들이 비상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룹의 컨트롤타워이자 수요사장단회의를 맡고 있는 미래전략실을 이끄는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이 피의자 신분이라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18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1차)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수요사장단회의를 취소한 바 있다. 그 전에 삼성이 수요사장단회의 일정을 미룬 것은 2009년 1월 특검 당시가 유일하다.

지난달 당시 삼성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되고,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피의자로 몰린 상황에서 사장단이 강연을 듣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삼성 측은 긴박한 상황인 만큼 급작스럽게 방침이 정해졌으나 회의가 완전히 없어진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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