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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전두환정권에 대한 탄압과 저항이 극에 달해갈 무렵인 1987년 1월 14일, 경찰은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박종철 학생을 불법 체포했다. ‘민주화추진위원회사건’ 관련 수배자 박종운의 소재 파악을 위해서였다. 경찰은 박종철에게 폭행과 전기고문, 물고문 등 잔혹하게 고문을 가했고, 그는 끝내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 509호 조사실에서 싸늘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냉수 몇 컵을 마시고 심문을 시작했는데 박종운의 소재를 묻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며 단순 쇼크사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부검의의 증언과 언론 보도 등으로 그의 죽음에 의혹이 제기됐고 사건 발생 5일 만에야 고문 사실을 시인했다.

이는 이른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불리며,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때문에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는 박종철 사건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이 사건은 당시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였던 신성호 현 성균관대학교 교수에 의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신 교수는 박종철 30주기를 맞아 당시 목격한 사건의 진실, 언론 탄압에 맞선 그의 첫 보도가 전 언론에 미친 영향, 6․10항쟁을 거쳐 6․29선언이 일어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오늘날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 <특종 1987>을 출간했다.

그로부터 어언 30년이 지난 지금, 민주화의 시작점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박종철 사건과 민주화 역사 가운데 가장 치열했던 1987년을 되돌아봄으로써 한국 언론의 방향성을 되짚어보고 청년 박종철이 죽음으로써 찾고자 했던 대한민국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는 의미였다.

신 교수는 역사의 흐름을 읽어보면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결국 언젠가는 이뤄졌을 테지만,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세상에 공개됨으로써 한국의 민주화를 몇 년 앞당기는데 분명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봤다.

<특종 1987>을 통해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당시 못지않게 떠들썩한 지금의 대한민국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언론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역할이 무엇인지 숙고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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