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본가 창동점 명한의원 류동훈 원장

숨 막히는 세상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미세먼지는 그나마 참을만하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는 숨통을 조여 온다. 숨통이 조여 들어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두근대어 죽을 것 같은 극단적인 공포 증세를 보이는 것이 바로 공황장애다.

최근 유명한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겪었다는 기사를 많이 보게 된다. 높은 인기만큼 무거운 스트레스가 어깨와 가슴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대부분 과도한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지속적으로 흥분해 뒷목, 어깨, 가슴, 횡경막이 긴장돼 있다. 즉 숨통이 긴장돼 숨길이 좁아져 있다. 그러한 상태에서 자꾸 숨을 들이 마시려고 하지만 깊고 풍성하게 들여 마시지 못한다. 결국 얕게 자주 들여 마시게 돼 폐에 지나치게 공기를 담아두고 내 쉬지를 못하면서 과호흡상태가 돼 숨이 막히게 된다.

이럴 때는 반대로 들숨은 짧게 들이쉬고 날숨은 길게 내뱉어야 한다. 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쉬면 교감신경의 흥분을 낮춰주며 심장박동수도 떨어뜨려 긴장된 몸을 이완시켜준다. 가슴 속 공기를 한숨 크게 내뱉으면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압과 심박동수를 진정시킨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이나 수험생 같은 경우도 한 자세로 오랜 시간 모니터나 책을 보기 때문에 목이 앞으로 나오고 등이 굽은 상태가 돼 목과 어깨 주변의 근육이 굳고 호흡을 시켜주는 가슴과 흉곽의 호흡근들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게 돼 호흡이 약해지게 된다. 이러한 얕은 호흡은 공황장애 뿐만 아니라 심장에도 영향을 줘 순환계 질환, 소화기 질환, 만성피로, 만성통증 질환을 유발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공황장애를 신경정신과 질환이 아닌 호흡계 질환으로 보고 치료한다. 긴장된 호흡근들을 침과 한약으로 풀어주고, 굽어진 등과 목을 교정해 숨통을 터주게 만들어 준다. 사람이 호흡만 제대로 깊고 풍성하게 할 수 있다면 공황장애는 바로 치유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깊은 호흡을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걷기운동이다. 외국에서도 불안장애나 공황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 런닝운동을 시켰을 때 유의성 있는 증세의 회복이 보고된 바 있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가슴을 넓게 펴고 심호흡을 하게 되면 가슴 근육이 이완돼 횡경막이 충분히 내려가 호흡량이 많아지고 심폐기능이 좋아지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산으로 가자. 산에 오르며 맑은 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 마시고 몸속의 스트레스와 독소를 숨과 땀으로 배출시켜 보자. 숨 쉴만한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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