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해체라는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각 계열사별 이사회 권한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에는 미전실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움직였다면 앞으로는 자율경영 원칙에 따라 이사회와 CEO 중심으로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미전실 해체와 수요사장단회의 폐지를 결정,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선언한 만큼 주요 사안들은 각 사 이사회 중심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사회 권한이 강화되면서 사외이사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개 계열사가 주목된다. 이들 회사의 경우 각각 5명, 4명, 6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사회는 모두 9명으로 구성 돼 있고, 사외이사는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김한중 전 연세대학교 총장, 이병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등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10억원이 넘는 기부금이나 후원금, 출연금 등을 낼 때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도 이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김준영 전 성균관대학교 총장과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 계열사들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금융 자회사 관리 방안이 만들어질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전성빈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장달중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등이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된 수주불황과 주택경기 침체로 실적이 악화돼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의사결정에 있어 이사회를 거치다보면 의사결정의 속도는 느려질 수 있지만 회사 안팎에서 이사회 강화 결정, 투명해진 과정에 대해 신뢰를 보내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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