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장극장 ‘블랙텐트’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항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광장극장 ‘블랙텐트’가 오는 18일 철거된다.

광장극장블랙텐트운영위원회(운영위)는 14일 “광장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터전을 잃은 연극인 및 예술가들이 지난 1월 광화문 광장에 자발적으로 설치한 블랙텐트는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공연을 계속하겠다’는 기조를 내걸어왔다.

극단 고래 이해성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된 블랙텐트는 지난 8주간 한국 공공극장이 정부 등의 압박으로 외면해왔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세월호 희생자, 해고 노동자 등과 관련된 55개 작품을 다루며 예술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박 대통령의 탄핵 선고 전날인 지난 9일에는 광장극장블랙텐트페스티벌 ‘봄이 온다’를 진행했으며 선고 다음날인 11일에는 야외퍼포먼스 ‘우리가 헌법이다-헌법퍼포먼스’를 개최해 호응을 얻었다.

천막극장과 무대, 조명, 객석을 비롯한 극장 설비와 무릎담요, 핫팩 등 운영 물품들은 모두 시민들의 기부와 후원으로 마련되기도 했다.

운영위는 “박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됨에 따라 비로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선 앞에 서게 됐다”며 “광화문 캠핑촌과의 협의 끝에 천막극장을 해체하지만, 천막극장의 해체가 곧 광장극장 블랙텐트의 해체는 아니다”고 전했다.

운영위는 오는 16일 오후 2시 광장극장 블랙텐트에서 운영과정에 대한 보고와 평가, 향후 계획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같은날 오후 6시엔 광장극장 블랙텐트 파티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 18일 오전 10시에는 광장극장 블랙텐트 천막극장 해체 기자회견과 선언문 낭독, 현판 제작 등을 진행한다.

한편 블랙텐트가 속해있는 광화문 캠핑촌의 향후 계획은 논의 중에 있다. 이곳에 위치한 연극인 텐트는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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