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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론과 반대론 사이서 민심 어디로 가나
결국 보수정당 단일화 해야 미래 보장 받아

대구·경북이 갈 곳을 잃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당한 후 대구·경북 민심은 누구에게도 정을 주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은 전통적으로 집권여당이 강세인 지역이었다. 하지만 그 대구·경북 민심이 이제 어디로 향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구·경북은 이제 더 이상 집권여당을 지지하지 않게 됐다. 보수가 분열되면서 앞으로 보수정당의 미래가 암담하게 됐다.

【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대구·경북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길게는 한나라당, 신한국당 등 보수정당의 텃밭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화당 시절부터 대구·경북은 꾸준히 보수정당을 지지해왔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맹주로 있으면서 쏠림현상은 심해졌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대구·경북은 더 이상 맹주가 없다. 맹주가 사라진 대구·경북을 과연 누가 접수를 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로 대선 출마를 하면서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구·경북은 그야말로 주인을 잃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하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 동정론이다. 또 다른 하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더 이상 환상을 갖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구·경북은 콘크리트 지지층의 핵심이 됐고, 다른 지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칠 때에도 대구·경북은 탄탄한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 30~40%의 지지율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줬다. 그런 대구·경북 민심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두 갈래로 갈라졌다는 것이다. 이는 대구·경북의 민심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더 이상 전통적으로 집권여당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구·경북 민심은

사실 대구·경북 민심이 바뀌었다는 것은 지난해 총선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구에서 야당 후보가 2명씩이나 당선됐다. 이는 대구 민심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대구·경북의 민심이 갈라졌다. 더욱이 이제는 맹주가 없는 상태가 됐다.

이는 호남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맹주를 잃은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호남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으면서 갈 곳 역시 잃었다. 그리고 결국 정당은 두 갈래로 나뉘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나뉘게 됐다. 맹주를 잃은 호남이 두 갈래로 나뉘게 된 것이다. 대구·경북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대구·경북은 맹주를 잃어버리고 두 갈래로 민심이 나뉘게 됐다.

만약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을 당하지 않고 임기를 그대로 채워서 내려왔다면 아마도 대구·경북에서는 강력하게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대구·경북은 맹주를 잃고 떠돌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대구·경북 민심을 얻기 위한 각축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우선 가장 우위를 점하는 정당은 아무래도 자유한국당이다. 새누리당의 뒤를 잇는 정당이고 아직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원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원으로 계속 남아있을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소환조사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수사할지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 하지만 이미 검찰 특수본 1기는 최순실씨를 기소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명기했다. 이는 특검도 마찬가지다. 검찰 특수본 2기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하면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했다. 아마도 수사가 끝나고 나면 기소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유한국당은 기소가 되면 당원권을 박탈한다. 즉, 출당을 시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소가 된다면 더 이상 자유한국당 소속이 아니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과연 대구·경북은 자유한국당을 지지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더욱이 자유한국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당되면 친박 인사들 역시 자유한국당에 계속 남아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즉, 자유한국당 미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소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소되기 전에 대구·경북 맹주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미래는

그렇다고 해서 바른정당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대구·경북은 아무래도박근혜 전 대통령 동정론이 다소 강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동정하는 사람들에게는 바른정당은 ‘배신자 정당’이다. 때문에 바른정당을 지지할 일은 없어 보인다. 바른정당이 가장 힘든 부분도 이런 부분이다. 자유한국당에서 바른정당을 향해 자꾸 ‘배신자’ 프레임을 집어넣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바른정당을 배신자 프레임에 가둬놓음으로써 대구·경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대구·경북에서는 최소한 이것이 먹히고 있다.

보수단일화가 결국 답?

결국 맹주를 잃은 대구·경북의 미래는 두 갈래로 나뉘게 되면서 기존 보수정당은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보수정당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이 분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수정당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와 차기 총선 등에서 보수정당이 분열하게 된다면 어부지리로 얻는 것은 진보정당의 득세이다. 때문에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보수정당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친박과 비박이 하나로 합쳐질 가능성이 쉽지 않다. 두 세력은 이념이나 정체성이 달라서 헤어진 것이 아니라 감정싸움으로 헤어졌기 때문이다. 감정의 갈등을 봉합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설사 대선이나 지방선거, 총선을 위해 하나로 뭉쳤다고 해도 결국 내부 갈등은 또 다시 폭발을 해서 지난해 총선과 같은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보수정당의 단일화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 민심이 두 갈래로 나뉘기 때문에 이 민심을 하나로 봉합하기 위해서는 보수정당의 딘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과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하나로 봉합될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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