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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희정, 전두환 표창장 논란 감정충돌
지지층 사이에 맹비난 오가는 등 점입가경
네거티브-후보 검증 기준 명확하지 못해 발생
경선 후 패자가 과연 승복할 수 있을지 의문

최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네거티브’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그 감정싸움이 상당했다. 서로가 서로의 가슴에 칼을 꽂는 그런 말을 서슴찮게 하는 그런 모습을 보였다. 서로 네거티브를 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이 하는 것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후보 검증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네거티브와 후보 검증의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네거티브와 후보 검증의 경계는 모호하다. 어떤 것을 네거티브로 단정해야 하고, 어떤 것을 후보 검증으로 편입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때문에 그 누구도 네거티브와 후보 검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선거 때마다 하는 이야기가 있다.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하자”라는 말이다. 정책 중심으로 포지티브 선거전을 펼치자는 것이 후보들마다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솔직히 선거운동에서 네거티브가 아예 없을 수는 없다. 특히 1위 후보를 추격하는 후발주자들로서는 네거티브를 통해 1위 후보를 끌어내려야 한다는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 검증이라는 포장을 하면서 네거티브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선거는 결국 주권자인 유권자가 후보자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과정이다. 즉, 어느 후보가 가장 통치를 잘 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과정이 투표이다. 때문에 공직에 진출하고자 하는 후보들은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은 선거운동의 전략이다. 그런 의미에서 네거티브도 일종의 선거운동 전략이기는 하다. 

하지만 네거티브과 과도하면 그에 따른 역풍이 불기 때문에 가급적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후보들끼리 이야기를 한다. 네거티브에 매몰되면 서로가 서로에 대해 총질을 해대면서 결국 상대 후보도 상처를 받지만 자신도 상처를 받기 때문에 영광 뿐인 상처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가급적 네거티브를 지양하고 포지티브로 가자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후발주자들은 1위 후보를 추격하기 위해 네거티브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상처 뿐인 영광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하나의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통합을 해야 한다. 그러자면 후보들간의 총질이 거세질 경우에는 결국 통합된 대한민국을 이뤄내지 못하고 결국 감정싸움이 극한으로 치닫게 되는 경우가 즐비하다. 때문에 네거티브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준은 점차 형상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검증을 빙자한 왜곡과 과장, 비열한 인신공격은 네거티브로 규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거티브는 뭐야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TV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하나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것은 자신이 특전사에 복무했을 때의 사진이다. 그 사진을 설명하면서 반란자 수괴인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소개를 했다. 이 소개가 나간 직후 상당한 논란이 일어났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그런 표창은 버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또한 안희정 캠프 측은 전두환씨로부터 표창을 받은 것이 가짜뉴스라고 문재인 캠프 측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이것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를 했다. 또한 이재명·안희정 캠프는 경쟁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가 전두환씨로부터 표창을 받은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다면서 광주·호남 민심에게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는 전두환씨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이야기를 했을 뿐이지 광주·호남 민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면서 네거티브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안희정·이재명 캠프에서 전두환 표창장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특히 안희정 지사가 평소에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지 말자고 이야기를 하면서 전두환 표창장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네거티브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안희정 지사는 전두환 표창장 논란 자체가 후보 검증을 위한 것이지 네거티브는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처럼 전두환 표창장 논란을 놓고 문재인 전 대표는 네거티브로, 안희정 지사는 후보 검증으로 인식하는 것은 네거티브와 후보 검증의 기준이 불분명확한 것에 따른 인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논란은 증폭되고

다만 이 논란을 더욱 증폭시킨 것은 양측 캠프에게도 책임이 있다. 내주 호남 경선을 앞두고 안희정 캠프는 전두환 표창장 논란을 일으켜 호남 민심을 최대한 자극시키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반면 문재인 캠프는 더 이상 전두환 표창장 논란으로 인해 호남 민심의 이탈을 막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그러다보니 캠프 간에도 충돌이 일어나면서 두 후보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지지자들끼리의 다툼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두환 표창장 논란이 일어나면서 문재인 전 대표 지지층으로부터 안희정 지사는 문자폭탄 등 상당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그로 인해 그동안 쌓여왔던 자신의 ‘대연정’과 ‘선의’ 발언에 대한 서운함이 폭발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22일 TV토론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에서 네거티브는 늘 있어왔다. 그러나 네거티브는 상대를 더럽히기 전에 자기를 더럽힌다”고 쓴 것에 대해 서운함이 폭발한 것이다. 결국 안희정 지사는 자신이 제안한 대연정에 대한 서운한 감정과 후보 검증은 네거티브로 포장한 것에 대해 맹렬히 비판을 가하면서 ‘질리게 만든다’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물론 문재인 전 대표나 안희정 지사는 이후 서로 확전이 되는 것은 막자는 차원에서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서로 상처 입은 감정을 봉합할 길은 없는 형편이다. 그런 와중에 지지자들은 계속해서 감정 싸움을 하고 있다.

감정싸움은

이런 감정싸움은 결국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찬물을 끼얹게 만들고 있다. 경선이 끝나고 나면 승자가 있는 반면 패자도 있다. 문제는 승자의 아량과 패자의 승복이 과연 있겠느냐는 것이다. 서로 감정싸움을 하다보면 대선 경선이 끝나고 난 후 한 마음 한 뜻으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지지자들끼리의 충돌은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본선 선거운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자초할 것으로 보인다. 패자가 승자의 결과에 대해 승복을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도 그 지지층이 투표 당일 승자를 선택하지 않고 다른 대선 후보에게 투표를 하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두 후보의 현재 감정싸움에 대해 당 지도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하면 감정싸움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본선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후보 검증과 네거티브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부터 이에 대한 공론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올해 장미대선에서도 결국 네거티브가 난무하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해 총질을 가하는 그런 대선 선거운동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대선에서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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