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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종합생활가전 쿠쿠전자가 고배당 정책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쿠쿠전자의 오너 일가가 전체 배당금 253억원 중 68%가 넘는 170억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아가면서 전체 배당금의 대부분을 오너 일가가 챙겨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

쿠쿠전자의 계열사 엔탑도 순이익을 뛰어넘는 고배당을 실시하면서 이 또한 오너 일가를 위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오너 일가 전체 배당금 중 68% 챙겨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쿠전자는 지난해 실적 기준 보통주 1주당 31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지난 3월 30일 사업보고서 기준 쿠쿠전자는 창업주인 구자신 회장이 9.3%(91만4169주), 장남인 쿠쿠전자 구본학 사장이 33.1%(324만5380주), 차남인 구본진씨가 14.3%(140만7476주), 쿠쿠전자 16.8%(164만8613주), 쿠쿠사회복지재단 1.8%(18만주) 등 오너 일가와 관계사가 7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너 일가는 전체 배당금 253억원 중 68%가 넘는 173억원가량을 받게 됐다.

배당금의 결정은 기업의 몫이기는 하나 쿠쿠전자의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이 70%가량 차지하는 상황에서 당기순이익 증감과 관계없이 배당금 규모를 대폭 늘림에 따라 오너 일가를 위한 고배당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쿠쿠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54억원과 8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916억원, 745억원이었던 것에 반해 각각 4%, 7%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쿠쿠전자의 지난해 기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47%나 증가했다. 배당금 증가율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 비해 약 7~10배가량 높다.

지난해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 쿠쿠전자는 2015년에도 당기순이익이 746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 907억원 대비 17%가량 감소했으나 오히려 배당은 2014년 보통주 1주당 1500원 보다 40% 증가한 2100원으로 결정했다.

쿠쿠전자의 오너 일가는 쿠쿠전자가 2014년 8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이후 그 동안 배당 정책을 통해 챙긴 배당금이 370억원에 달한다.

계열사 엔탑 순이익 뛰어넘는 고배당 실시

쿠쿠전자의 계열사 엔탑도 연이은 고배당 논란에 휩싸였다.

엔탑은 매년 평균 매출 70% 이상을 쿠쿠전자를 통해 올리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마다 40억~1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탑은 2016년 매출액 689억원 중 456억원, 2015년 매출액 680억원 중 438억원, 2014년 매출액 608억원 중 340억원이 쿠쿠전자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엔탑은 쿠쿠전자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엔탑이 연이은 고배당을 실시하면서 오너 일가가 쿠쿠전자의 계열사인 엔탑을 통해서도 부를 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엔탑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500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실시했다. 특히 2015년의 배당금 500억원은 그 해 당기순이익 140억원의 3.5배에 달하는 규모다.

엔탑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42%를 보유한 쿠쿠전자이며,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10% 안팍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쿠전자의 오너일가 지분율 등을 고려하면 엔탑의 배당금이 높아질수록 오너 일가가 얻게 되는 이익규모 커지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엔탑의 고배당 정책이 결국 쿠쿠전자의 오너 일가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쿠쿠전자 “배당, 주주평등의 원칙 따른 것”

한편, 쿠쿠전자 측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투데이신문>의 취재에 서면을 통해 “(배당금을 늘린 이유는) 주주에게 회사의 이익을 환원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엔탑의 배당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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