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언론 매체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이미 지난 2011년 독일 하노버 박람회에서 소개된 이 개념은 2017년 현재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화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는 관점과 입장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다보스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의 정의에 따르면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 작고 강력해진 센서,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을 4차 산업혁명의 특징으로 규정했다. 따라서 4차 산업과 센서 기술은 불가분의 연관관계에 있다.

인터넷에 ‘4차 산업혁명과 센서’를 검색하면 ‘4차 산업혁명 산업에서 로봇과 센서만 확실’, ‘1조개의 센서 시장’, ‘첨단센서 시대’등의 제목으로 자료들이 검색된다. 이러한 보도 자료 및 출판 서적들은 한결같이 이제 우리도 시급히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특히 창업자 또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흐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전무한 것이 사실이다.

센서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4차 산업혁명과 연관해 향후 1조개의 새로운 센서들이 개발될 것이라는 각종 매체들의 예측은 막연한 기대감과 더불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연구 개발에 매진해야만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는 창업자 또는 개발자들이 제품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국내 대형 서점에는 공무원 시험 준비서가 범람하는 것에 반해 전자회로 제작에 관한 기초 서적을 찾으려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얼마 전 중소기업 회장의 2세이지만 아버지로부터 독립해 창업하려는 젊은 예비창업자를 만났다. 인문계 전공자인 그는 운영 소프트웨어나 앱 소프트웨어를 구글 사이트에서 소스 코드를 검색해서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독학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연구 개발을 하고자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는 전자 회로, 소프트웨어 관련 정보 등등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래에 활발한 연구 개발 환경과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많은 정보들을 공급하려는 시도들이 시급히 요청된다.

표면적으로는 정부 주도하에 정책적으로 창업 지원이 계속돼왔다. 그 대표적인 일례로써 전국에 창조개발혁신센터들이 운영됐으며 국내에도 소위 액셀러레이터라는 창업지원 업체들이 생겨났다. 문제는 이러한 단체 모두 내부에 보고할 실적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서 지원업체의 선정 또는 지원 기준을 정하는 데 있어 미래 가치나 성장 가능성보다는 올해, 내년 매출, 그리고 고용 실적에 초점을 맞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척박한 토양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전 세계에서 일렁이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 꿋꿋이 성장할 기업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인터넷과 각종 매체를 뒤덮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자고 하는 아우성은 공허한 외침일까? 이런 맥락에서 초기 개발 창업 업체의 입장에서 우리에게 닥쳐올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준비하기 위해 각 단체에게 부탁과 함께 제언을 드리고 싶다.

첫째, 개발·창업자는 믿고 함께할 사람을 주변에서 많이 섭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만약 센서를 이용한 제품을 개발하려면, 꿈의 첨단소재를 찾기보다는 실제 개발은 전문가에게 맡기더라도 센서에 관한 기초부터 공부해 제품 연구 개발에 매진하시기 바란다.

둘째, 정부 및 국책 기관은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고 나서 6개월, 1년 후에 실적 조사하는 건 코미디와 같다. 정부 지원사업을 주관 또는 관리하는 단체들은 지원하는 기업들을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보고 각종 조건과 규제로 옭아매려는 관료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미래 지향적인 선발 및 관리를 통하여 기업의 실질적인 연구 개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셋째, 대기업, 투자 관련기업 등은 자선 사업이 아니더라도 ‘상생’이라는 프로 정신으로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단체가 되는 건 어떨까? 우리 사회가 발전해야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투자는 현재가 아닌 미래 가치를 고려해야함에 염두를 둬야한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융합과 공유’임을 명심해 서로 상생하는 미래 지향적인 사고를 보여주기 바란다.

 

 

 

 【프로필】 남성원
㈜그린에스시스템즈 대표
사물인터넷융합디자인 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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