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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오늘의 대한민국을 설계하고 만든 사람들은 누구일까.

해방 후 지성사와 문학사를 연구하는 대전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과 김건우 교수가 위의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연구를 담은 책 <대한민국의 설계자들>을 펴냈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기초를 놓은 것이 ‘학병세대’라고 말한다. 학병세대란 시기적으로는 1920년도를 전후해 태어난 세대이며, 일제가 태평양전쟁에서 궁지에 몰리자 징병제를 공포한 1934년 당시 만 20세 미만으로 징병을 피한 청년 지식인 그룹을 말한다. 장준하, 지명관, 서영훈, 장기려, 선우휘, 김성한, 양호민, 류달영, 김수환, 지학순, 조지훈, 김수영 등이 이 세대에 속한다. 이들은 친일의 전력이 없고 공산주의 이념과도 일정한 거리를 둔 ‘양심적 우익’들로 정치, 언론, 교육, 종교, 학술, 사상 각계에서 대한민국의 밑그림을 그렸다.

저자는 해방 이후부터 한국 현대사의 근대적 전환기를 이룩한 1960~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헌들과 연구들을 참조해 이 시기에 정부 정책을 주도한 이들과 민주화 진영에서 저항했던 사람들이 모두 이념적으로는 하나의 뿌리에서 뻗어 나왔다는 사실을 밝힌다.

또 저자는 해방 후 제도권 정치사는 우익들 간의 이합집산과 대립의 역사라고 말한다. 때문에 지금 한국의 정치와 정책을 말하면서 보수 우익 일부에서 만든 ‘좌우 프레임’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우익은 친일 세력이 해방 후 정부수립과정에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독점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들이 만든 좌우 프레임을 통해 득을 보는 세력이 누구인지 따져야 한다.

이 책을 통해 한국 사회의 한 축인 ‘보수 우익’의 기원을 되짚을 수 있다. 자신들과 입장이 다르면 ‘좌익’이라고 몰아붙이며 우익을 사칭하는 세력을 밝혀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저자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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