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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서 버림받은 국민의당 골머리
내년 지방선거서 호남 민심 되찾을까

여당과 협력? 대립…고민에 빠진 국민의당
리더십 부재로 탈당 도미노 사태 맞나

국민의당이 대선 패배 이후 상당히 곤혹스런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것은 호남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당으로서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인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여당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인지 아니면 야당의 모습을 보여야할 것인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정체성이 점점 애매모호해지면서 국민의당 앞날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 지난 대선 득표 결과를 살펴보면 광주에서는 95만7321명의 투표자 중 61.1%인 58만3847명이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후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8만7222표(30.1%)를 얻는데 그쳤다. 전남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59.9%, 안철수 전 후보는 30.7%, 전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64.8%, 안철수 전 후보가 23.8% 지지를 받았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전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2배 차이가 났다. 이는 국민의당에게는 상당히 큰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가 호남에서 득표를 하지 못한 이유는 단 하나이다.  정체성이 애매모호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전 후보는 국민의당 후보로 확정된 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층을 흡수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2강 구도를 형성했다. 호남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제치고 1위의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문제는 이때부터 보수층 껴안기를 시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애매모호한 발언, 적폐청산에 대한 호남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급락했다. 여기에 TK민심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선 후보로 쏠리게 되면서 호남은 ‘될 사람을 밀어주자’라는 정서가 생기면서 결국 안철수 전 후보는 패배했다. 여기에 박지원 전 대표 등 당 지도부는 호남에서 계속해서 ‘호남홀대론’을 이야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한 것이 패착이 됐다.

호남 민심에 미래 달려

문제는 이런 대선 패배 요인이 대선이 끝나면서 종식된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당으로서는 앞으로 자세를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를 두고 상당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광역시장, 전남도지사, 전북도지사 등을 획득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러자면 호남 민심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2배 격차를 보이는 득표율이 얻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됐다. 만약 이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게 되면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발을 붙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호남에서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호남에서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그 해법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국민의당은 여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야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기로에 놓였기 때문다. 국민의당이라는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야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으로 더불어민주당과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의당은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이게 된다. 문제는 호남이다. 호남 민심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형제당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운영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비판보다는 협력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당이라는 존재감은 사라지게 된다. 다시 말하면 더불어민주당 2중대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호남 민심은 흡족할지 모르지만 다른 지역으로의 외연확장이 쉽지 않다.

바른정당과 통합론 대두

이런 이유로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이야기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당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는 ‘안보’ 문제만 해결되면 통합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바른정당과 통합을 할 경우 국민의당의 존재는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바른정당과 합당을 하게 되면 호남 민심은 국민의당을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은 아마도 한 자리도 차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국정운영에서 국민의당이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서는 바른정당과 통합해서 60석이라는 중견 규모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더불어민주당과 협상을 해서 얻을 것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내년 지방선거 농사는 완전히 망칠 수밖에 없다.

탈당 사태 맞나

국민의당 고민은 이 모순에서 출발한다. 국정운영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결별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한다면 더불어민주당과 협력해야 하는 것 역시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탈당 사태도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이 한 자리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현역 의원 중 일부는 탈당을 해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당이 현재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안철수 전 후보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분간 정치권에서 떨어져 있다. 박지원 전 대표 역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태다. 곧 새로운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선출하겠지만 과연 이 두 사람만큼 카리스마를 갖고 당을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만약 새로운 당 지도부가 리더십을 제대로 보이지 못한다면 탈당 사태는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야당 의원으로서 생활할 것이 아니라 미래가 보이는 집권여당으로서의 생활을 해야 한다는 현역의원들이 속출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국민의당으로서는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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