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경찰이 범죄 발생 초기 피해자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을 측정하는 척도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경찰청은 자체 개발한 범죄피해 트라우마 척도인 VTS(Victim Trauma Scale)를 전국 경찰서에 배포해 일선 현장에 활용한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범죄 피해자 상당수가 사건을 겪은 후 불안·우울·공포 등 장기간 정신적 후유증을 경험한다. 후유증 에방을 위해 범죄 발생 직후부터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때까지는 살인·강도·성폭력 등 강력범죄 사건 초기 피해자의 트라우마 증상 척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힘들어 알맞은 조치를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앞으로는 각 경찰서 피해자전담경찰관이 피해자 상담과정에서 VTS 검사를 하고, 일정 점수가 넘으면 심리전문기관 등과 연결해 피해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VTS 개발에는 심리, 상담 등을 전공한 경찰청 피해자심리전문요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중요사건 발생 시 현장에 출동해 피해자가 심리적 안정을 취하도록 돕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에 개발된 VTS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기억들이 반복적으로 생각난다’, ‘가해자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악몽을 꾼다’ 등 23개 문항의 자기보고식 검사지로 구성돼 범죄 피해에 따른 급성 스트레스(ASD) 증상 정도를 간편히 측정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심리 전문가가 아닌 경찰관도 현장에서 범죄 피해자의 심리적 위기상태를 쉽게 확인해 신속한 개입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VTS를 활용한 연구를 지속하고 피해자가 스스로 증상을 점검하도록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