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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은 도무지 예측을 할 수 없을 정도다. 뺨 때리고 달래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다.

조국 민정수석 인선 때에도 검찰로서는 경악스러운 인선이었다. 검찰 출신이 아닌 사람이 민정수석에 앉는 것을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에 윤석열 검사장을 인선한 것도 상당히 파격적이다. 여기에 이영렬 부산지검 차장검사와 안태근 대구고검 차장검사의 좌천은 검찰을 동요시켰다.

하지만 이미 돈봉투 만찬 파문으로 인해 검찰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도 못했다. 검찰청 인트라넷에 이번 인선에 대한 불만의 글이 딱 1개 올라올 정도로 검찰은 조용한 상황이다.

윤석열 검사장의 인선으로 검찰 내부에서 관행처럼 굳어진 '기수 서열' 인사가 파괴된 것이다. 5단계 아랫 기수에서 검찰 수장으로 치고 올라온 적은 없었다. 검찰의 문화 중 하나는 자신보다 아랫기수가 승진하게 되면 옷을 벗어야 한다. 때문에 검찰에서는 윤석열 검사장의 인선으로 옷을 벗는 선배기수 검사들이 생길거라며 동요했다. 실제로 이창재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과 김주현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검찰 고위직이 사의를 표했고, 같은 날 의원면직 처리됐다.

이에 청와대는 21일 법무부 차관에 이금로 인천지검장을, 대검 차장에 봉욱 서울 동부지검장을 각각 임명했다. 청와대 법무비서관에는 김형연 전 서울고등법원 판사가 발탁됐다.

이는 윤석열 검사장의 임명으로 인한 검찰의 동요를 일단 진정시키겠다는 의도가 분명히 보인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검찰의 인선이 다른 내각의 인선보다 눈에 띄게 빠르게 그리고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다른 내각의 인선은 속도를 내고 있지 않다. 이날 외교부 장관 인선만 발표하는 등 다른 내각의 인선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검찰 인선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과거 검찰 인선은 법무부 장관이 주로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다. 하지만 이번 검찰 인선은 청와대가 직접 공개 발표했다. 이는 검찰의 반발을 최대한 무마하면서 국민적 여론을 형성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검찰 인선을 공개함으로써 보다 투명하게 인선이 이뤄졌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검찰 내 동요를 국민적 여론으로 제압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다.

그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의 개혁에 대해 상당히 신경 쓰는 모습이다. 그리고 전광석화처럼 이뤄지고 있다. 검찰의 인적 쇄신을 통해 검찰 개혁의 절반을 성공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 후에 검찰 제도 개혁을 국회를 통해 완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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