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여대 ‘새랑’ ⓒ투데이신문

‘새랑’, 새와 사람이 함께 한다는 의미 담아
새에 대한 편견 아쉽…비둘기가 전부는 아냐

일주일에 한 번 새와 관련한 학습 시간 가져
교내·서울 근교·수도권으로 탐조활동도 나가

새를 좋아하는 것, 평범한 취미활동일 뿐
새의 아름다움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찌르르르 찌르르르’, ‘짹짹’, ‘삐요삐요’

무더운 여름을 앞두고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울음소리가 우리의 귓가를 맴돈다. 각자 생김새도 소리도, 이름도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그들을 모두 이렇게 부른다.

‘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새’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대부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둘기나 참새, 까치, 까마귀를 떠올렸을 것이다. 앵무와 같은 애완용 새를 기르는 사람이 아니라면 새 종류를 나열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지 않을까. 그만큼 늘 우리 가까이 있지만 막상 아는 종류는 손에 꼽는 멀고도 가까운 존재가 바로 새다.

기자가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새는 동화 속에 많이 등장하는 박씨를 물어다 주는 행복의 상징이자 파란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자유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도심 곳곳에서 주객이 전도된 채 길거리를 장악한 잿빛의 빨간 눈을 가진 비둘기 탓인지 새에 대한 인식이 점점 나쁘게 변해갔다. 이는 비단 기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 <사진 제공 = 새랑>

기자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NO! 세상에 새가 비둘기가 전부는 아니다’라고 외친 여인들이 있다. 바로 이화여자대학교 야생조류연구회 ‘새랑’이다. 새에 대한 애정은 그들을 따라올 자는 대한민국에서 찾기 어려울 듯하다. <투데이신문>은 지난달 29일 창문 너머로 직박구리가 울어대는 이화여대의 어느 한 강의실에서 특별한 사랑에 빠진 새랑의 러브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새와 사람이 함께한다는 의미의 ‘너랑 나랑 새랑’을 짦게 줄여 이름 붙인 새랑은 대학연합야생조류연구회에 속한 교내 중앙동아리다.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새를 관찰하고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80년대 초중반 출범한 새랑은 현재 약 4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자율적인 분위기 탓에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그보다 적은 편이다. 가입은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가능하며 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새를 사랑하는 이화여대 학생이라면 누구든 얼마든지 새랑의 가족이 될 수 있다.

▲ (왼쪽부터) 회장 송지현(생명과학과·21)씨, 부회장 강보미(지리교육전공·21), 총무 윤경은(경영학과·20)씨

류혜빈(심리학과·21)씨는 기숙사 근처에서 목격한 새를 계기로 새랑에 발을 디뎠다.

“보면 아시겠지만 새랑의 홍보 포스터가 굉장히 재밌고 매력적이에요. 그걸 접했을 시기에 때마침 학교 기숙사 근처에서 이상하게 우는 새를 목격했어요. 그 새가 뭔지 궁금했던 찰나 학습에 참여하게 됐고요. 그렇게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총무를 맡고 있는 혹부리오리 윤경은(경영학과·20)씨는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새 박제를 든 새랑의 부원들을 만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신입생 때 여러 동아리를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그래서 동아리방도 많이 찾아다녔는데 당시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새 박제를 든 사람들하고 마주쳤어요. ‘새랑 이세요’라고 물으니까 ‘그렇다’고 하길래 그분들을 따라 동아리방으로 갔어요. 보니까 어느새 가입 신청서에 이름을 쓰고 있더라고요”

부회장인 노랑부리백로 강보미(지리교육전공·21)씨는 다른 학교 친구들의 강력한 추전으로 새랑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새랑을 선택한 이유는 동물을 좋아해서가 가장 크지만 이화여대에 입학하고 고향 친구들이 ‘너네 학교에 특이한 동아리가 있다. 너랑 굉장히 잘 맞을 것 같다’고 추천해서 홍보부스를 찾아갔어요. 거기가 바로 새랑이었어요. 홍보지를 받으러 갔는데 입부 신청서를 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 부회장까지 맡고 있네요(웃음)”

▲ ⓒ투데이신문

새랑의 부원들은 각자 자신만의 새명을 갖고 있다. 물론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새명이 있는 선배들과 함께 최소 8번 이상 탐조(새를 탐색하는 활동)에 동행해야 하고 겨울철 철새 개체수 조사에도 4번 중 2번 이상 참석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사진을 보고 새 이름을 맞추는 테스트를 실시하는데 60점 이상만 맞으면 통과할 수 있다.

새명은 이미 새명을 가지고 있는 선배들이 2~3달 정도 회의를 거친 후 부여한다. 조사활동 당시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몰래 관찰하고 유도질문을 해서 정보를 캐낸다. 또 질문 카드를 통해 성격을 분석한다. 이를 종합해 외모나 성격, 행동 등의 측면에서 가장 비슷한 성향의 새 이름을 주는 것이다.

새명은 겹치기도 하지만 학번이 10년 이상 터울이 진다. 또한 원래 그 새명을 가진 선배의 허락을 받아야만 사용 가능하다. 비교적 쉬운 가입 조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새명을 부여받는 일은 까다롭기 때문에 그만큼 그들에게 새명은 중요한 의미로 여겨진다.

새명을 부여받을 때도 이들만의 특별한 이벤트가 치러진다. 이름하여 ‘새명식’. 자신이 어떤 새명을 받을지 미리 예측해보고 스무고개 형식으로 맞추는 것이다. ‘나는 무슨 새일까’ 고민하며 자기 탐색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강보미씨의 설명이다.

“새명이 있는 사람들은 본명을 어색해할 정도에요. 자주 보는 사람들은 새명이랑 본명을 섞어가며 부르지만 오랜만에 참석한 부원이나 고학번 선배들의 경우에는 새명만 기억날 때도 많아요. 본인들은 오히려 그걸 더 반가워하시더라고요”

▲ (왼쪽부터) 박재은(수학과·19)씨, 이현주(식품영양학과·20), 류혜빈(심리학과·21)

이들이 꿀맛 같은 휴일까지 반납하면서까지 새를 쫓아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많은 동물 가운데 하필이면 왜 새를 택한 것일까.

류혜빈씨는 야생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을 새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걷는 모습이나 하늘을 나는 모습이 예쁘기도 하지만 야생동물임에도 관찰하기 쉽다는 점이 저한테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 같아요. 제가 물고기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야생 물고기를 관찰하는 거는 쉽지 않잖아요. 또 포유류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새는 시간을 내서 탐조만 나가면 여기저기서 다양한 종류를 관찰할 수 있어요”

반대로 윤경은씨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면서도 특정 장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것이 새의 매력이라고 했다.

“새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는 게 어렵긴 한데 특정 시기에 특정 장소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큰 매력인 거 같아요. 물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기도 하지만 굳이 내가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새들이 있잖아요”

많은 종류의 새만큼 각자가 좋아하는 새의 종류도 천차만별이었다.

이현주(식품영양학과·20)씨는 이화여대의 교정에서도 볼 수 있는 ‘박새’를 최애새(최고로 애정하는 새)로 꼽았다.

“지금까지는 박새를 가장 좋아해요. 처음 탐조 갔을 때 우리가 흔히 아는 새를 빼고는 처음 이름을 외운 새이기도 하고요 이후에 학교에서 나는 새 울음소리를 듣고 최초로 동정(생물의 분류학상의 소속이나 명칭을 바르게 정하는 것)한 새이기도 해서 저한테는 의미가 있어요”

류혜빈씨는 최근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나무발바리를 짝사랑하고 있다고 했다.

“제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라서 탐조가서 다른 새를 만날 때마다 가장 좋아하는 새가 바뀌거든요. 얼마 전까지는 ‘윈도우 스크라이크’(유리창에 부딪혀 맞이하는 죽음)로 죽은 파랑새를 보고 파랑새한테 애착을 가졌었는데 최근에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나무발바리한테 마음을 빼앗겼어요. 이후에 새명을 받게 된다면 그 새를 가장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요”

장비를 담당하고 있는 정수진(경영학과·21)씨는 자신의 새명인 되솔새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제 새명인 되솔새가 가장 좋아요. 되솔새는 크기가 굉장히 작고 우는 소리가 정말 예뻐요. 깃털도 올리브색과 갈색이 섞인 미묘한 빛깔이에요. 새명식을 받기 전에 자기가 어떤 새명을 받을까 리스트를 작성해가는데 맞췄거든요.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탐조활동을 많이 가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조하은(생명과학과·22)씨는 최근 다녀온 탐조지에서 가장 많이 봤다는 민물도요새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민물도요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탐조활동을 많이 다니지 못해서 다양한 새를 보진 못했지만 최근에 가장 많이 본 민물도요새가 가장 좋아요. 민물도요는 크기가 큰 하얀새에요. 작아서 확대하고 확대해도 잘 안 보이는 새들이 많은데 민물도요새는 멀리서 봐도 매우 잘 보여요. 크기는 큰데 갯벌 위를 폴짝폴짝 뛰는 모습은 누가 봐도 반할 거예요. 꼭 실제로 보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귀여워요”

새내기 박재은(수학과·19)씨는 아직까지는 다양한 새들을 접하며 가장 좋아하는 새를 찾아가는 단계라고 했다.

“아직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는 새가 정해지진 않았어요. 굳이 꼽자면 얼마 전 탐조활동에서 소리만 듣고 보지는 못했던 꾀꼬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꾀꼬리는 새랑의 상징이기도 하거든요”

▲ <사진 제공 = 새랑>

주중에는 하루 날을 잡아 새와 관련된 학습을 한다. 주로 학습을 하는 시기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새들을 위주로 생김새나 동정 방법 등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함께 공유한다. 처음부터 듣도 보도 못한 새를 학습하면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교내에서 볼 수 있는 새 위주로 학습의 첫 걸음마를 뗀다. 학습을 마친 후에는 다 함께 치킨을 먹는다고 했다. 야조회에서 치킨을 먹냐며 놀라는 기자에게 강보미씨는 웃으며 야조회의 취지에 대해 다시금 일깨워줬다.

“저희의 목적은 멀리서 새를 관찰하고 생활 반경, 행동 등을 방해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이지 새를 잡아다가 예쁘게 키우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저희는 야조회이지만 닭은 가금류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웃음)”

"어떤 사람은 ‘우리는 새를 너무 사랑해서 배도 새로 채워야 한다’고 말하더라고요(웃음)”

새랑은 시험기간을 제외한 주말마다 시간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새를 관찰하는 탐조 활동을 나간다. 교내 학적이라고 해서 학교 근처나 서울 근교, 수도권 지역을 주로 찾아다니며 가끔씩 지방이나 섬을 방문하고 오기도 한다. 보기 드문 새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접하면 갑작스럽게 탐조 일정을 잡아 떠나기도 한다. 마치 포켓몬고 게임을 하듯 자신이 목격한 새를 도감에 하나씩 색칠하다보면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단다.

현재 국내에서 관찰 가능한 야생조류의 가짓수는 21목 80과 541종.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봤을 때 200종 이상을 관찰했다면 한국에서는 못 본 새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단다. 그나마도 남들은 보지 못한 희귀한 새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봄과 가을에 외딴섬에 찾아다녀야 한단다. 새랑에서는 송지현씨가 회장답게 대략 230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 이화여대 교내 옹달샘 <사진 제공 = 새랑>

새랑은 ‘옹달샘 모니터링’이라고 해서 교내에 샘을 만들어 도심 속 새들에게 휴식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산사태 이후로 복구 중에 있으며 2학기부터 다시 모니터링을 시작할 계획이란다.

“위험에 노출된 새들에게 물을 마시고 목욕할 수 있는 편안한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저희 옹달샘의 목적이에요. 옹달샘에서 어떤 새가 관찰되는지 종과 개채수를 기록해 학습자료로 사용하기도 해요. 종합과학관과 교육관 근처에 있는데 지금은 산사태 이후로 복구 중에 있어요. 아마 다음 학기 때부터는 다시 사용 가능할 것 같아요”

새랑은 유리를 인식하지 못하고 창문 등에 부딪히는 이른바 ‘윈도우 스트라이크’로 다친 새를 위한 구조활동도 한다. 다친 새가 있다고 연락이 오면 간단한 응급조치 후 환경단체나 구조센터 측에 연계한다고 송지현씨는 설명했다.

“교내에서 윈도우 스트라이크로 다친 새가 있으면 저희 쪽에 연락이 오기도 하고요 커뮤니티에 이와 관련된 글이 올라오면 저희가 구조하러 가요. 응급조치 후에 환경단체나 구조센터에 보내고 치료가 필요 없다고 판단되거나 아기 새가 발견됐을 때는 제자리에 두는 편이에요”

▲ ‘새랑’ 동아리방에 진열된 새 박제 ⓒ투데이신문

죽은 새가 발견됐을 때는 동아리방 냉장고에 냉동 보관을 해뒀다가 박물관으로 가져가 직접 박제를 하기도 한단다. 보통 소형 산새류의 경우 6시간가량 소요되며 박제한 새는 박물관에 기증하거나 동아리방으로 가져온다.

아무래도 야생조류를 연구하다 보니 새랑의 부원들은 자연스럽게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야생조류 개체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새랑은 야생조류 멸종의 가장 큰 원인을 인간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라고 지적했다.

▲ (왼쪽부터) 장비 정수진(경영학과·21)씨, 박지윤(환경공학과·20)씨, 조하은(생명과학과·22)

류혜빈씨는 이전보다는 확실히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특히나 환경공학을 전공하는 갈색제비 박지윤(환경공학과·20)씨는 아무래도 더욱 환경문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단다.

“탐조지에 가면 주변에 널브러진 쓰레기도 신경 쓰여요. 간혹 신문기사를 통해 사람들이 하늘에 날리는 풍선 때문에 새들이 죽는다는 소식을 접하잖아요, 꼭 들어가서 확인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환경공학이라는 게 인간이 환경을 오염시켜놓고 오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주로 다루는 학문이다 보니 배우면서도 화가 나요. 인간들 때문에 죄 없는 동물들도 고통을 받는데 왜 그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하지는 모르겠어요”

새랑은 서식지 개선까지는 역부족이지만 모니터링 정도의 역할은 하고 있다고 했다.

“봄이나 가을, 겨울 등에 오는 새들의 개체 수를 기록해서 매해 증감 수치를 계산하고 이유에 대해 추측을 해요. 그렇게 모은 자료를 어떤 기관 등에 직접 피드백을 주진 않지만 환경단체에서 저희의 조사자료를 사용하기도 해요”

새랑은 대학연합 야생조류연구회로서 연세대, 서울대, 삼육대학교 등 7개교와 함께 대외활동도 겸하고 있다. 연합회원들과는 탐조 활동을 위주로 하고 있다. 매년 각 학교마다 조사 구역이 배분되는데 품앗이처럼 서로의 탐조활동을 돕기도 한단다. 이렇게 모은 자료는 매년 정기조사보고서로 기록된다.

“교내에서는 학교 인근에 서식하는 새를 위한 활동을 한다면 연합 활동은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새를 관찰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만약에 이화여대에서 한강 조사를 맡으면 이화여대 사람들로만 구성해서 하루 내에 해당 구역 내에 모든 새를 세는 것이 목적이에요. 사실상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요. 때문에 연합회원들끼리 일을 돕는 거죠”

전국적으로 다양한 대학교 야생조류연구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화여대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새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특히나 새랑의 전시회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매년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다. 새탈부터 시작해 새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 패러디물 등 사람들이 새에 대해 좀 더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또 학교 축제 때마다 새와 관련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한다.

▲ <사진 제공 = 새랑>

현재 새랑은 9월에 있을 전시회를 위한 준비 활동을 가장 우선으로 하고 있다. 동시에 여름방학 때 연합회원들과 함께 특정 섬을 선정해 탐조활동을 나갈 계획 중이다.

가장 아름다운 20대 초반을 새랑에서 보내는 시간으로 채우고 있는 이들에게 야생조류는 어떤 의미일까.

“캠퍼스를 거닐면 직박구리나 박새 소리를 항상 들을 수 있어요. 늘 제 주위에 있는 이웃 같아요.”

“야생조류에 관심을 가지고 나서부터는 이어폰을 멀리하게 되더라구요. 어떤 새 소린지는 잘 모르지만 귓가에 맴도는 좋은 음악 같아요”

“즐거움의 대상이랄까요. 얼마 전에 학과 수업에서 답사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저는 새만 봤어요. 같이 간 친구들이 내내 ‘너는 새를 참 좋아하니까 그런 게 보이나 봐’라고 하더라고요. 알면 알수록 보인다는 게 어떤 의민지 깨달았어요”

“인생의 활력소에요. 시험기간에 새를 못 보면 기운이 없어요. 다 함께 동아리방에 모여 공부를 하다 보면 누군가 한 사람은 꼭 새를 보고 싶다는 말을 해요.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비밀 친구가 생긴 것 같아요. 남들은 잘 모르잖아요. 저도 처음에는 그랬고요. 또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새로운 친구들도 알게 됐고요. 3학년이 돼서야 동아리활동을 처음 시작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요새 얼굴이 폈다고 하네요(웃음)”

▲ <사진 제공 = 새랑>

인터뷰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즈음 박지윤씨는 자신이 새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남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람들마다 각자 좋아하는 분야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아이돌이라던가 만화, 스포츠처럼요. 제가 새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것과 마찬가진데 유독 저를 이상하게 보더라고요. ‘네가 스포츠를 좋아하듯 나는 새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거야’라고 설명하면 그제야 이해해요. 독특하게 안보고 그냥 취미나 관심사로 인정해줬으면 좋겠어요”

반대로 강보미씨는 새 덕분에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늘어난 것 같아 좋다고 했다.

“새랑에 들어오고 저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이 하나 늘었다고 생각해요. ‘나 새 좋아해’라고 말하면 다들 신기한 사람으로 봐요. 그러면 ‘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저만의 아이덴티티가 생긴 거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새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새랑.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새랑의 힘찬 날개 짓은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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