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계절출판사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개인이 모여 이룬 집합체인 사회에게는 그 구성원들에 대한 자유와 평등, 권리와 안전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현대 대한민국 사회에서 개인은, 특히나 이제 막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청년 세대의 생활과 생존은 체계적인 사회의 보장보다는 자신의 노동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책 <청춘의 가격>은 청년 세대가 오로지 살아 있음 그 자체일 뿐인 ‘생존’만을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쌓아놓은 자산이 부족한 청년 세대가 자신의 임금만으로 미래를 준비하기란 벅차기만 하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다고 한들 소득의 28퍼센트를 주거비로, 굶고 살 수는 없으니 소득의 25퍼센트는 식대로 지출해야만 하는 것이 이들의 현실이다.

청년 세대는 낮은 취업률(그나마도 비정규직), 낮은 임금, 더 낮은 임금 상승률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은 노동 시장 밖에 놓인 청년들을 노동 시장 안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로 반복된다. 설령 경제가 살아나고 고용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청년기를 이런 악순환 속에서 보낸 세대는 나이가 들어서도 직업적으로 저숙련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즉 이런 상황이 굳어질수록 청년 세대는 저임금·빈곤의 고리를 끊기 어려워질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눈에 띄게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인 가구 수는 2배가량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가장 보편화된 가족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가치관의 변화와 같은 개인적인 이유도 있지만 늦은 취업과 높은 실업률 등 불안한 사회·경제적 환경이 개인의 결혼 및 출산을 늦추는 경우도 많다. 어쩌면 1인 가구의 증가는 현재의 청년 세대가 겪는 어려움이 우리 사회의 미래와 성장에 대한 불신이 낳은 결과 일지도 모른다.

청년 세대에게 현실에서 희망을 찾고 더 큰 꿈을 꾸라는 격려는 공허할 뿐이다. 생존이라는 지독한 현실 속에 꿈이 차지할 자리는 눈을 씻고 찾아 볼 수 없다. 대한민국 임금 구조의 가장 밑바닥에 서 있는 청년 세대를 더욱 막막하게 하는 것은 현재가 미래에도 반복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라진 청춘, 이것이 청년 세대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현주소다.

<청춘의 가격>을 통해 2017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자화상을 간접적으로나 경험해보고 그들에게 닥친 현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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