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탐방기

   
▲ ⓒ투데이신문

현금이나 카드 없어도 OK
무인 편의점 만능키 ‘정맥인증’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사회 전반에 걸쳐 ‘4차 산업혁명’이 핫 토픽인 가운데 지문도, 홍채인식도 아닌 손바닥만으로 출입문부터 상품결제까지 한 방에 해결하는 편의점이 등장했다. 세븐일레븐 무인 편의점이 바로 그것이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손바닥 정맥 인증을 통해 결제까지 할 수 있는 ‘핸드페이(Hand-Pay)’를 설치한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지난달 16일 개점했다.

핸드페이를 도입하면서 세븐일레븐은 판매원이 하는 일이 대폭 줄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상품진열이나 신분증 확인 외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매장 출입부터 상품결제까지 핸드페이(바이오 인증)만 있으면 되는 데다가 계산을 하는 업무도 ‘무인 POS’가 하기 때문.

<투데이신문>은 지난 1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매장을 오후 2시경 방문해 미래형 편의점을 직접 체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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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페이 등록

편의점에 도착했으나 예상보다 사람이 많진 않았다. 이는 해당 점포가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한 고객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시각 입주자로 추정되는 성인 대여섯 명이 점포를 이용하기 위해 핸드페이를 등록하고 있었다.

우선 매장을 이용하기 위해선 핸드페이 인증을 거쳐야 했다. 핸드페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정맥 혈관의 굵기나 모양 등의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판별하는 시스템으로, 현재는 본인 명의로 발급된 롯데카드가 있는 이용자만 등록할 수 있었다. 신한카드나 현대카드 등의 이용자는 해당 점포를 이용할 수 없는 것. 이에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일반 고객보다는 롯데 임직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매장이기에 우선 롯데카드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카드사와도 연동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입구 오른편에 마련된 부스에서 신분증을 보여주면 담당자가 롯데카드 발급내역을 확인한다. 카드를 어딘가에 놓고 왔더라도 롯데카드 회원이라면 핸드페이 인증을 할 수 있는 셈. 롯데카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휴대폰 번호를 통해 인증과정을 추가로 거친 뒤 기기에 손을 얹어 개인의 정맥정보를 등록한다. 이에 기자가 신체정보가 노출되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하자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정맥 고유의 난수 번호는 암호화된다. 롯데카드가 그 일부분을 가지고 있고 금융결제원에서 나머지 정보를 가지고 있다. 두 개의 정보가 합쳐져야 정보를 알 수 있다”고 기자를 안심시켰다.

5분가량을 들여 핸드페이를 등록하고 나서야 비로소 매장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지하철 개찰구가 연상되는 출입문에 정맥정보를 입력한 손바닥을 올려야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미래형 편의점

1500여개의 상품이 구비된 넒은 점포 속에서 가장 돋보였던 3가지가 있었다. ‘디지털 담배 자판기’, ‘자동 개폐 쇼케이스’, ‘무인 POS'가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매장 좌측 벽면에 설치된 ‘디지털 담배 자판기’는 미성년자는 아예 접근조차 못 한다는 장점이 있었다. 기호에 따라 담배를 고르는 과정부터 구매까지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의 신분증으로 성인인증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맥 인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는 보건복지부의 인증을 받지 못해 사용할 수 없었다. 관계자는 곧 상용화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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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담배 자판기 우측에 있는 ‘자동 개폐 쇼케이스’는 단어 그대로 소비자가 음료 진열대로 다가서면 유리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소비자가 쇼케이스를 직접 열 필요가 없는 셈이다. 고객의 움직임에 따라 작동하는 쇼케이스는 에너지 효율도 30%가량 상승시킨다고.

이렇게 음료 진열대나 매대 등에서 상품을 고른 후에는 ‘무인 POS’ 옆에 설치된 컨베이어 벨트에 제품을 하나씩 올려놓으면 됐다. 제품이 올라가면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이면서 360도 스캔을 통해 자동으로 상품이 포스에 찍힌다. 사람이 일일이 바코드스캐너로 상품을 찍는 단순 업무를 기계가 대신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 POS는 객체 인식 솔루션이 탑재돼 나날이 스마트해진다. 스캔하면서 상품의 부피 등을 스스로 학습한다.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더 똑똑해지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교해지는 POS가 제품 스캔을 마쳐 고객이 결제 위치로 이동하면 컨베이어 벨트는 자동으로 멈춘다. 고객은 결제창이 뜨면 설치된 핸드페이 기기에 손바닥을 올린 후 본인의 휴대폰 번호를 눌러 추가인증을 한다. 모든 인증 과정이 끝나면 결제가 완료된다.

기계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편의점. 이에 기자가 일자리가 감소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자 관계자는 “기계는 사람들의 수고를 덜어준다는 개념”이라며 “편의점 일이 단순노동인 경우가 많다. 그 시간을 기계가 대신해주는 것이며, 점원은 청결이나 유통기한 확인 및 상품진열 등 서비스품질 향상을 할 수 있게 그 시간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 <사진 제공 = 코리아세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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