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장 ⓒpakutaso / 프리큐레이션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조림이나 탕, 국 등 다양한 조리에 사용돼 떼려야 뗄 수 없는 ‘양조간장’. 그런 양조간장에서 발암 추정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조간장에서 검출된 발암 추정물질은 ‘에틸카바메이트(Ethyl carbamate)’로 식품 저장 및 숙성과정에서 화학적인 원인으로 자연 발생하며, 알코올음료와 발효식품에 함유됐다. 에틸카바메이트는 간이나 유선 등에 종양을 유발해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 추정물질로 규정한 성분이다.

1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고은미 교수팀은 전국 14곳에서 수집한 재래간장과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양조간장 6종의 조리법에 따른 에틸카바메이트 함량을 분석한 결과를 한국식품조리과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재래간장 전 제품에서는 에틸카바메이트가 검출되지 않은 반면 양조간장은 6종 모두에서 최대 14.6㎍/㎏의 에틸카바메이트가 검출됐다. 매실주를 비롯한 과실주의 에틸카바메이트 국내 허용 기준 400㎍/㎏보다는 적은 양이다.

양조간장은 열을 가열해 끓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에틸카바메이트 함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교수팀이 양조간장을 40분 끓인 결과 기존보다 함량이 1.7배 증가한 약 25㎍/㎏의 에틸카바메이트가 검출됐다. 이는 간장을 넣고 오랜 시간 가열하는 조림 등의 요리법을 사용하면 에틸카바메이트 함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양조간장은 알코올음료와 달리 어린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데다가 간장이 들어간 요리가 많아 섭취빈도 수가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간장의 경우 에틸카바메이트 허용기준이 없다. 함량이 미미해 인체에 위해 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고 교수팀은 논문에서 “비록 미량일지라도 간장은 음식을 통해 일생동안 섭취하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간장에서 검출된 에틸카바메이트가 시판되는 주류에 비해 함량이 낮고, 대부분 배출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간장 업계 1위인 샘표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양조간장에서 나오는 에틸카바메이트는 미량이며, 대부분은 섭취 후 24시간 이내에 이산화탄소나 물(소변) 등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안다”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아틸카바메이트 위해성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장류는 7ppm 정도로 시판 주류보다는 굉장히 낮은 수치다. 발암 가능성이 굉장히 희박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고 교수팀의 논문은) 알코올이 휘발되는 일상적인 조리법이 아니라 밀봉된 상태에서 (실험을) 진행한 부분은 신뢰성이 떨어진다”라고 반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도 간장 업계와 비슷한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간장의 경우 ‘우리 국민이 식품섭취를 통해서 얼마나 (에틸카바메이트에) 노출 영향이 크냐’라고 했을 때 위해 영향도가 높다고 보이지 않았다”라면서도 “매일 섭취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는 앞으로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관리는 필요하다 느껴져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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