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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봉 “신세계·롯데 등 대기업 때문에 동네슈퍼 다 죽어”[인터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
윤혜경 기자  |  hk@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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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7  1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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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신세계 등 SSM 때문에 동네 슈퍼 망해가
대기업‧자영업자 더불어 사는 세상 돼야

미스터피자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갑질’
가맹점영업자 대기업의 하수인 되는 듯해

편의점, 동네 상권 임대료 올리는 주범
목 좋은 곳 차지하려 기존 영업자 쫓아내기도

SSM 등과 차별화된 동네 슈퍼의 장점 ‘정’
점주들이 이익을 최대로 가질 수 있게 할 것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구멍가게’, ‘OO 슈퍼마켙’ 이름만 들어도 추억에 잠기는 슈퍼마켓 이름들이다. 현재 나이가 20대 중·후반 이상이라면 동네 슈퍼와 얽힌 어린 시절 추억이 한두 개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 동네 슈퍼가 최근 들어 사라지고 있다. 부모님 혹은 친구와 손을 마주잡고 사탕 하나, 과자 한 봉지를 사서 나눠 먹은 추억이 깃든 장소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 신세계 이마트의 에브리데이리테일 등 유통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이하 SSM)이 동네 슈퍼 영역에 들어섰기 때문.

저렴한 PB상품, 서비스, 유통망 등을 내세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패배한 동네 슈퍼들은 결국 터줏대감처럼 골목을 지키던 가게 문을 닫고 역사 속으로, 누군가의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 같은 SSM의 골목상권 침투 때문에 슈퍼마켓을 비롯한 동네 상권이 죽는다고 목소리를 내는 이가 있다. 바로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의 강갑봉 회장이다. 강 회장은 지난 5월에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규탄 대회’를 열고 SSM의 골목상권 침투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강 회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와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도 SSM이 골목상권을 얼마나 침해하는지에 대해 결과를 밝혔다고.

<투데이신문>은 지난달 26일 강 회장을 만나 신세계 등 대기업의 SSM이 골목상권을 비롯한 동네 슈퍼마켓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이에 따라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어떤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Q.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서울에서 무역회사에 다니다 40대가 넘어서 고향인 거제로 내려와 슈퍼마켓을 운영하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까지 맡은 강갑봉이다.

Q.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어떤 조직인가.

전국에 52개 수퍼마켓협동조합이 있으며, 그 연합체가 한국수퍼마켓조합연합회다. 지역별로 동네 슈퍼 점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그 조합의 이사장들이 “거제 지역의 조합도 잘 운영했으니,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을 해 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했다. 그렇게 주변 권유를 받고 회장 선거에 출마한 뒤 당선돼 연합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현재는 동네 슈퍼를 활성화하는데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Q.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운영하는 마트도 있나.

‘코사마트’가 우리 조합이 운영하는 마트다. 예전에는 코사마트가 1만2000개 정도의 점포가 있었는데, 지금은 간판을 다른 것으로 바꾼 곳도 있다. 정확하진 않지만, 조합별로 작게는 30개에서 많게는 600개까지 있다. 그렇게 약 1만5000명 정도의 회원이 코사마트를 운영한다.

   
▲ 지난 5월 23일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이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를 열고 규탄하는 모습 ⓒ뉴시스

Q. 대기업 계열 유통사를 비판하는 이유는.

전체적으로 유통 대기업들이 너무 많은 유통 채널을 장악하려고 하는 게 문제다. 신세계 같은 경우에는 이마트, 스타필드, 노브랜드, 위드미 등 채널만 7~8개다. 모든 것들을 자신들이 다 하는 셈이다. 대기업이면 대기업답게 부지가 몇만 평에 달하는 이마트나 하남스타필드처럼 동네슈퍼가 도전할 수 없는 것만 해야 한다. 편의점 위드미가 있는 골목은 자영업자들이 영업할 수 있는 곳이다. 위드미 같은 편의점 자금은 철수해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시장을 개척하길 바란다. 바다에서 고래를 잡는 사람은 고래만, 고등어를 잡는 사람은 고등어만 잡는 게 서로 더불어 살아갈 방법이자 역할분담이다. 그런데 배 하나가 멸치부터 참치, 갈치, 고래까지 다 잡고 있다. 대기업이 싹쓸이해 서울로 돈을 다 가져가 버리면 지방에 사는 자영업자들은 살아갈 수 없다.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

Q. 지난달 20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 이개호 위원장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SSM의 규제를 강화할 방침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이를 어떻게 보나 .

그날 기자들을 다 내보내고 난 뒤 이 위원장과 편하게 얘기를 나눴다. 그때 이 위원장에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 나라가 못 살 땐 정부가 대기업을 밀어주면서 수출하곤 했지만, 유통은 수출이 아니다. 골목상권은 동네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런 얘기가 끝난 뒤 이 위원장이 기자들에게 “SSM의 품목도 규제하겠다”고 했으니 기대를 걸어본다.

Q. SSM과 편의점 등 유통 채널만 해도 여러 개다. 동네 슈퍼마켓의 현황은 어떤가.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들어서기 전인 2006년에는 15만개 정도였는데, 2017년에는 3만개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중에서도 장사가 잘되는 점포는 CU나 GS25 같은 기업형 편의점에 다 넘어갔다. 기업형 편의점이 문제인 게 그들은 10년가량 영업을 잘 하고 있는 점포에 찾아가서 대뜸 편의점 운영을 하라고 한다. 그럼 슈퍼를 운영하는 점주들이 하겠나. 절대 안 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건물주를 찾아가 “우리에게 점포를 넘기면 지금의 세 2~3배를 주겠다”라고 한다. 그럼 건물주 입장에서는 건물도 훤해지고, 건물 가치도 높아지니 슈퍼를 운영하는 점주에게 찾아가 “자리를 뺄래 아니면 기업형 편의점을 운영할래?”라고 묻는다. 그럼 할 수 없이 기업형 편의점으로 바꾼다. 이렇게 바뀌면 물론 괜찮은 곳도 있지만, 점주 인건비도 안 나오는 곳이 있다. 개인 슈퍼를 운영했을 때에는 점주 본인이 수익을 가져간다. 그런데 10년가량 운영한 그 자리에서 상호와 가게 인테리어만 바꿨을 뿐인데 기업형 편의점이 이익을 가져간다. 나쁜 말로 하면 기업형 편의점이 이익을 갈취하는 셈이다.

물론 기업형 편의점의 장점도 있다. 동네 슈퍼들이 (생산)하기 힘든 김밥이나 도시락 등을 판매한다. 그러나 점주 입장에서는 팔아도 크게 이익이 안 된다. 본사에서 제품을 10개 샀다고 가정했을 때 손님에게 10개 다 팔리는 게 아니다. 그래서 남는 폐기 등을 아르바이트생이나 점주들이 먹곤 했는데 이젠 문제가 돼 그마저도 안 된다. 기업형 편의점이 겉으로 봤을 때는 번지르르하지만 대기업이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대기업의 하수인이 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우리는 아래에서 위로 가는 조합형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Q. 그렇다면 코사마트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어떻게 폐기 처리하나.

과거 우유의 경우에는 해당 업체에서 전량 수거했다. 근데 그것도 다 비용이다. 예를 들어 우유 10개 중에서 2개가 안 팔렸으면 그 2개를 유통기한이 긴 것으로 교환해준다. 정이었다(웃음). 근데 지금은 기업에서도 수거 등이 비용이니까 회수를 안 하고 싸게 주는 대신 관리는 우리에게 하라고 한다. 때문에 슈퍼 자체적으로 반품이나 폐기 등이 안 나오게 한다. 이게 바로 친환경이다. 우리 연합회에서는 회원들에게 선입선출, 정리 등의 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업체가 아닌 점주들이 책임을 지는 게 바르다고 본다.

Q. 가장 위협적인 SSM이나 기업형 편의점을 꼽는다면.

신세계이마트다. 지금 롯데슈퍼도 있고 GS슈퍼마켓도 있지만, 그쪽은 일부 제조업도 있다. 롯데는 롯데칠성음료 등의 제조업도 있는데 신세계이마트 등은 거의 유통만 하다 보니 시장이 정체된다. 신세계이마트는 노브랜드, 에브리데이 등 모든 것을 자신들이 하므로 문제다.

Q.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사례는 연간 몇 건 정도 되나.

골목상권 침해는 대기업에서 신규점포를 출점하다 보니 피해가 크다. 그런데 막상 피해를 본 동네 슈퍼를 찾기도 힘들다. 이미 피해를 입은 슈퍼는 폐점했기 때문이다. 웬만한 동네 슈퍼들도 이미 망해서 별로 없다. 얼마 전 수원에서 진행된 한 행사에서 수원시장님이 인사말로 “나도 어렸을 때 집에서 동네 슈퍼를 했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다음 축사였던 제가 “조금 전 시장님께서 동네 구멍가게를 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셨는데, 그때는 공부시켜 시장까지 만들었지만, 이제는 살기가 힘들다”고 발언했다. 예전에는 동네에서 ‘슈퍼’를 한다고 하면 잘 사는 축에 속했다. 슈퍼를 해서 번 돈으로 자녀교육까지 했지만, 요즘은 월 200만원 벌기도 힘들다.

더구나 기업형 편의점들이 너무 많이 생긴 데다 그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제품을 싸게 판매하다 보니 경쟁에서 밀린다. 제품의 가격이 계속 내려가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싸니까 좋지 않으냐”고들 하시는데, 그게 적당한 이윤이 보장돼야 중간유통자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이마트 노브랜드 같은 대기업들은 제조업자들을 쥐어짜서 싸게 판매하고 있다. 때문에 제조업자들은 오래 못 버티고 망해버린다. 그런 점이 너무 문제다.

   
▲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Q. 그런데 정치권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SSM의 출점규제를 강화하면서 SSM의 매출이 주춤하고 있는데.

매출이 주춤하고 있는 것은 규제라기보다는 국가적 불황에 이어 자기들 경쟁 심화로 인해 그런 것이다. 물론 규제로 인한 월 2회 휴무도 (매출에) 영향이 있다. 이에 대기업은 “괜히 소비자만 불편하다”며 월 2회 휴무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우리가 조사해본 결과 소비자들 65%는 “월 2회 휴무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우리가 약간의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고 답했다. SSM에 근무하는 종업원들도 우리 이웃이다. 그 사람들도 남들 쉬는 날 일 하고 싶겠나. (월 2회 휴무는) SSM 내부적인 복지 차원에서도 좋은 시스템이다.

Q. 일각에서는 대기업에서 내는 ‘상생 자금’을 목적으로 골목상권 보호를 외치는 게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가 골목상권 보호를 외치니까 대기업들이 입을 막으려고 몇몇 사람들한테 가서 돈으로 회유한 것이다. 골목상권들이 돈 몇 푼 받으려고 보호를 외치는 건 아니다. 우리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

Q. 1인 가구가 늘면서 편의점도 위협 요소인가. 

편의점이 더 그렇다. 특히 편의점은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건물주에게 세를 더 주겠다고 회유하는 등 동네 상권의 임대료를 올리는 주범이다. 목 좋은데 차지하려고 기존에 영업하던 사람을 쫓아내고 건물 주인이 영업하는 곳도 있다. 결국, 건물주만 좋은 일 시킨다. 가령 (동네 슈퍼 점주가) 편의점으로 영업을 이어가더라도 경비를 누가 부담하겠나. 거기에 들어가는 가맹점주가 다 부담한다. 본사는 안 한다. 무조건 숫자를 늘리기만 할 뿐이다.

   
▲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Q. SSM에 대한 대응책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나.

기업형 편의점, SSM과 동네 슈퍼의 차이점은 ‘정’이다. 편의점 등은 아르바이트생이나 점주가 매장을 보기 때문에 갈 때마다 카운터에 있는 사람이 바뀌지만 현재 살아남은 동네 슈퍼의 70%는 50대 부부가 오랜 기간 운영한 곳이다. 때문에 점주가 동네 상황을 거의 다 알고 이른바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그게 동네 슈퍼의 장점이다. 그 장점을 살려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정과 함께 마음을 팔 수 있는 슈퍼를 만들고자 한다. 또 자체적으로 독립슈퍼의 경쟁력을 세우기 위해 정부에 SSM 등을 규제해달라고 하고 있으며,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교육을 해달라는 내용도 요구하고 있다.

Q. 가격이나 서비스 등의 이유로 SSM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런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가격은 SSM보다 동네 슈퍼가 더 싼 경우가 많다. 다만 미끼상품 등의 착시 효과로 대형마트가 더 싸게 느껴지는 것이다. 동네 슈퍼는 인정은 기본이고 가격도 SSM과 견줄 때 더 경쟁력 있게 하기 위해 동네 슈퍼들을 단위로 묶어 한꺼번에 구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자체적인 PB상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항상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친절, 청결은 기본이고 소비자의 이웃으로서 할 수 있는 서비스는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부부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들이 주인의 얼굴을 다 알지 않나. 때문에 우체국과 제휴해 이웃의 물건은 맡아주기도 하고, 주문하면 맡아주면서 결제도 해주고, 아이들도 잠깐씩 돌봐준다. 전국적으로 조합형 동네 슈퍼 가맹화가 시행되면 편의점이 할 수 없는 그런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Q. SSM을 규제하기 위해서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규제가 능사는 아니다. 우선 대기업 오너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대기업의 임원들도 월급쟁이다 보니까 실적을 내기 위해 무리수를 둔다. 대기업들은 정부가 규제하기 전 소시민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 골목, 동네 상권은 슈퍼뿐만이 아니고 다 동네에 돌려줘야 한다. 대기업은 신세계 스타필드처럼 대기업만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해야 한다. 만약 대기업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때 정부가 나서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라도.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의 카리스마를 믿겠다. 앞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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