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엄마가 한숨을 쉬며 다음과 같이 하소연을 했다. “코치님, 글쎄 어제 밤에는 완전히 멘붕이었어요. 한잠도 잠을 못 잤어요. 글쎄 새벽 1시쯤 물을 마시러 가다가 아이 방에서 불빛이 새어나와 들어가 봤더니 글쎄 아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지 뭐에요.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허구한 날 이렇게 핸드폰 게임만 하니 제가 정말 미처 버리겠어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심심치 않게 경험하는 일이다. 요즘 디지털 문화가 일상화되고 개인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하는 휴대폰이 아이들의 삶을 흔들어놓고 있다. 꼭 휴대폰 게임이 아니더라도 카톡 메시지 주고 받느라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충분히 말로 해도 될 이야기를 굳이 문자로 주고받다보니 수시로 카톡을 확인하거나 카톡을 보냈는데도 답장이 없으면 불안해하거나 괜한 오해로 속앓이 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공부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휴대폰은 컴퓨터 게임과는 달리 이동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중독이라는 개념 없이 중독 수준으로 빠져든다. 특별히 관계적인 안정감이 중요한 안정형 아이들이라면 주변에서 다 하는 휴대폰을 무작정 못하게 막을 수도 없다. 왜냐하면 안정형 아이는 휴대폰으로 무엇을 크게 하지 않아도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남들이 다 하는 카톡을 하는 것만으로도 관계적인 안정감을 누리기 때문이다. 사교형 아이들은 남들보다 독특하게 휴대폰을 꾸미고, 남들이 미처 모르는 동영상이나 사이트를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주도형 아이들은 카톡방을 개설하고 친구들을 초대하고 대화를 주도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 그러니 아직 자신의 삶을 책임 있게 꾸려갈 만큼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휴대폰은 기질에 상관없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무작정 휴대폰에 빠져 살게 할 수도 없고, 휴대폰을 없앨 수도 없고... 공부는 해야 하겠는데, 휴대폰을 가지고 노는 것이 중독 수준이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휴대폰이 휴대폰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휴대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공부할 때는 거실의 일정한 장소에 휴대폰을 놓아두고 자기 방에 들어가 공부하게 하는 것이다. 또 학교 갈 때는 휴대폰을 아예 집에 놓고 가져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만일 가족회의에서 의견을 모을 수 있다면 일주일 중 하루는, 아니 하루가 힘들면 하루 중 오후나 저녁 시간만이라도 가족 모두 휴대폰을 끄고 함께 가족활동을 하는 것이다. 물론 자녀들의 요금을 무한제 요금으로 하는 것은 금물이다. 반드시 데이터를 일정량만 쓸 수 있는 요금제로 해야 한다. 

한마디로 휴대폰이 언제나 휴대할 수 있는 폰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이 인식할 수만 있다면 아이들은 휴대폰을 일정 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래야 공부를 하던 운동을 하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자신의 시간을 통제하고 생활하는 삶의 자율성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시간 통제와 자율성은 리더의 기본 자질이다. 만일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을 리더로 키우고 싶다면 휴대폰을 통제하는 것부터 배우게 하라. 그러면 통제하는 만큼 학창시절은 리더십을 키우는 훈련기간이 될 것이다. 

 

 

【프로필】 이영우

코칭블루대표

동화세상에듀코 코칭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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