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사 10명중 6명은 학교에서 여성혐오표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여성위원회는 5월 15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사 636명을 대상으로 학교에서의 여성 혐오 현상과 성희롱 예방 교육 실태 조사를 위해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 중 여성혐오표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답한 교사는 59.2%인 375명이었다.

여성혐오표현을 하는 집단(중복응답)은 남교사(48.5%), 관리자(45.0%), 남학생(45.0%) 등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혐오표현의 대상은 여성 일반인 경우가 76.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비혼여교사(24.2%), 기혼여교사(21.4%), 여학생(19.1%) 순으로 조사됐다.

여성혐오표현 경험이 가장 많은 집단은 연령대별로는 20대 교사(70.0%),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 교사(73.6%)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공·사립 중에는 사립학교 교사가 71.1%로 나타났다.

여성혐오표현을 접한 교사 중 42.6%는 무시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49.6%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상급자나 공공기관 등에 신고한 교사는 0.9%에 그쳤다.

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도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를 유형별로 분류했을 때 직접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외모 평가나 몸매 품평’이 22.3%, ‘성적 욕설 및 음담패설·농담’ 10.0%, ‘회식 자리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자리 착석 강요’ 5.1%, ‘포옹 등 신체적 접촉’ 4.9%, ‘몰래카메라 사진·동영상 인터넷 게시 0.5% 등으로 집계됐다.

성희롱 가해자는 동료교사 71.9%,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 55.4%로 조사됐으며 학생이 가해자인 경우도 26.6%나 됐다.

그러나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학교 내 기구를 통해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처리한 경우는 5.3%에 그쳤으며 외부 기관에 신고한 경우는 0.9%에 불과했다. 반면 대응하지 않은 채 참고 넘어가는 경우는 63.8%로 높게 나타났다.

▲ <자료 제공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답한 교사가 절반 이상인 51.4%로 집계됐다.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20.7%) ‘소문·평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20.2%, ‘보복 등 불이익을 받을까봐’(17.8)라고 답한 응답자가 뒤를 이었다. ‘대처 방법을 잘 몰라서’라고 답한 비율도 16.3%로 조사됐다.

한편 성소수자와 동성애 내용이 빠진 교육부의 ‘학생성교육표준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3.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전교조 여성위원회는 “학교에서의 성평등 실현은 사회의 성평등을 실현하는 길”이라며 “학교와 교육에서의 성평등 실현을 주요한 과제로 삼고 변화를 위한 실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상곤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성평등은 모든 인간의 기본권”이라며 “학교에서부터 차별과 혐오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들은 ▲교육부 내 ‘성정책담당관’ 배치 ▲학교 성평등교육 예산 배정 ▲‘학교성교육표준안’ 폐지 ▲교원노조, 여성단체, 성소수자 단체 등과의 협치를 통한 포괄적 성평등 교육 전략 마련 등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